시작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작을 즐기는 방법
나는 일 년 정도 기타를 배우고 있다. 생각보다 섬세한 악기라서 배울 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렇게 조금 기타에 익숙해져 갈 때 쯤 주변에 다른 악기를 배우는 친구들과 합주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그 자리에 모인 모두는 합주경험 전무, 악기는 배우는 단계, 본업은 가지각색이였다. 우선 합주를 하자고 한 건 나였지만 시작하려니 너무 무서웠다. 내가 내 몫을 못하면 어쩌지? 다른 친구들에게 폐가 된다면...? 이런 고민을 안고 레슨실을 찾았을 때 강사님은 "너무 부러워요, 처음이라서 느낄 수 있는 그 설렘과 즐거움이 있거든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처음이라서 느낄 수 있는 그 설렘과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고 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바뀌면서 신나게 합주를 부수고(?)왔다.
시작이 두려운 이유 ①'처음'의 어설픔
어설픔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막상 시작 했는데 잘 못하면 어떡하지, 내가 남들보다 '특별히' 못한다면? 상관없다. 그 분야에 특별히 재능이 없을 수 있지만 처음은 '처음'이라는 명목으로 훌륭한 변명이 된다. 수영을 처음 배운다고 생각해보면 몸에 힘을 빼고 물에 뜨는 것 만으로도 박수 받을 수 있다는것이다. 물론 뜨지 못해도 상관없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다는 격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할 수록 구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수영 못하겠어요라고 하던 것이 우선 시작해보면 물에 뜨기 힘들어요가 되고 꾸준히 하다보면 왼쪽으로 숨을 쉬기가 어려워요 라던가 타이밍을 모르겠어요 같은 구체적으로 어려운 점이 설명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모호하던 두려움이 실체를 드러내고, 그 두려움은 도전과제가 된다.
시작이 두려운 이유 ② 정보가 부족함, 나에게 적합한 일인지 헷갈림
요즘처럼 정보를 찾기 쉬운 환경에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은 거의없다. 비슷한 정보를 찾더라도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인지, 혹시 내가...특이한 케이스라면...? 사람들은 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더 많이 정보를 찾는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을 때 중요하진 않지만 이런 두려움때문에 망설여진다면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된다. 물론 현재 시작하려는 자신의 상황과 모든 것이 일치하지는 않지만 통계적으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일은 드물다. 어떤 식당, 카페를 가더라도 괜히 한번 검색해 보는 것이 이런 이유이다. 음식점을 검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너무 익숙한 일이 되어버려서 검색하기 쉽다. 하지만 자신이 망설이는 일은 찾아보는 것 조차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작이 두려운 이유 ③ 투자한 만큼 얻지 못할 것 같음
시작하기 전에 아웃풋을 먼저 생각한다면 이런 두려움이 생긴다. 완벽한 연주, 완벽한 직장 이 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 때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이라는 것도 누구나 정의하는 바가 다르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시작해서 해나가는 단계는 구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선 시작을 해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더 해야하는지, 얼마나 와 있는지, 아웃풋으로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실패 경험으로 시작이 어려운 사람들은 만족할만한 아웃풋을 얻지 못했다는 좌절감을 경험했기 때문에 시작이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아웃풋을 얻을 수 있었는지에 집중하고 시작하기 전 보다 더 나아진 우리를 격려하고, 유연하게 다른 그림을 그려가야한다. 원래 원하던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기엔 디테일이 부족하지만 무엇인가를 덧붙여 추상주의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고 붓을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뭐라도 만들어냈다는 합리화가 이런 과거의 실패경험을 딛고 일어나기 좋은 마음가짐이다.
처음이라서 느낄 수 있는 그 설렘과 즐거움
앞에서 어떤 것들이 시작을 망설이게 하는지 설명했지만 결론은 '두려워 하지말고 시작하세요.'이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을 즐겨야할까? '영감'을 얻는 것이다. 10명이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10명 모두 두려운 것과 즐거운 것이 다 다를 것이다. 자신이 어떤 것에 설레는지를 천천히 둘러 보는 것이다. 여행에서도 앞만보고 목적지에 가서 사진만 찍고 다음 여행지로 가는 빠듯한 여행을 하더라도, 차 안에서 보는 평소와는 다른 풍경, 바람, 온도 모든 것이 영감으로 남는다. 아무리 과정이 힘들고 바쁘더라도 과정을 음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말도 안되는 것이 즐거움이 되는지 나의 예를 들어보면, 최근에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배우는 코딩에 정신을 차릴 수도 없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Hello world"라는 글씨를 웹 콘솔창에 띄우는걸 배웠다. 그 흔해빠진 경험에서 나는 정말인지 '설렘'을 느꼈다. 누가 만들어놓은 인터넷이나 도구 없이 내가 코딩으로 이 글자를 띄웠다니 Hello world라니, 개발자의 세계에 잘 왔다고 환영 받는 기분이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쓰면서도 창피하지만,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그 것이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은 영감으로 남는다.
도전의 무게도 다양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일이 있을 수 있고, 이 기회가 아니면 정말 물러날 곳이 없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망설여지고, 새로운 것이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은 변치않는 사실이다. 그리고 시작하기로 했다면 감수해야할 것들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낯선풍경이나 바람, 온도나, 파도소리 같은 나에게 좋은 감정을 주는 것들을 찾는 것, 그 것이 시작의 설렘과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은 살면서 딱 한번 밖에 경험하지 못한다. 그러니 모두가 두려움과 망설임보다 설렘과 즐거움으로 '처음'을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