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 로지 Nov 06. 2022

내가 하는 행동의 의미가 다르게 닿을 때

사람들이 무언가를 해주면 고맙다 말하고 끝내는  아쉬웠다. 나는 되게 고마운데,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좋아하고 있는데, 텍스트로는 그게 닿지 않을까 . 나는 리액션에 약한 사람이라. 그래서 SNS 이것저것 올렸다. 네가 해준 것을 기억해. 네가 나한테 써준 마음이 나는 이만큼이나 고마워. 구구 절절.  SNS 전부터 계속 말해왔듯이 그런 용도였다. 그러면 친구들은 좋아했다. 내가 해준 것이  마음에 드는  같아 다행이야, 하고 답장이 오거나 우리 오늘  SNS 등장했다!, 하며 신나 하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누군가는 그것을 애정결핍이라 칭했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아, 내가 애정을 과시하는 걸로 보여졌구나. 나의 행동이 애정을 갈구하는 걸로 보여질 수도 있었겠구나. 또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내 행동에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남에게 그렇게 비쳤을 것이라 생각하니 술을 마시지 않아도 혀 끝이 썼다.


내가 하는 행동의 의미가 누군가에게 다르게 닿을 때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그래도 그냥 내 의미는 그게 아니니까, 하고 무시해 버리는지 아니면 결국 그 행동을 주저하게 되는지. 나는 여전히 후져서인지 후자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주저할 것 같다. 그리고 며칠 동안은 이런 내가 참 싫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노란 장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