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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May 04. 2022

파이프라인 제작기 : 나를 부자로 만들어보자


 난 부자가 되고 싶다. 왜인지는 다들 말 안 해도 알 거다. 이걸 보는 당신들도 그럴 테니까... 원래 돈 많은 백수야말로 모든 사람들의 꿈 아니겠는가! 나도 마찬가지일 뿐이다. 유튜브엔 n잡, 부업, 주식투자, 비트코인 등등 돈 벌 수 있는 정보들이 넘쳐나고, 실제로 그렇게 해서 떼돈을 벌어들인 젊은 2~30대 부자들의 인터뷰가 하루가 머다 하고 올라오고 있다. 그 사람들과 나는 대체 뭐가 다르기에 그들은 부자가 됐고, 나는 방구석 날백수가 되어있는 걸까?


그래서 그냥 뭐라도 해보기로 했다.


 뭐 일단 내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난 20대 중반 평범한 남성 1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또래들과 아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여지껏 음악을 만들어 발매해왔다는 것 하나를 꼽을 수 있겠다만, 내가 봤을 때 요즘처럼 음악 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건 그렇게까지 특별한 것도 아니다. 그러면 저작권료가 짭짤하냐? 그랬다면 내가 여기에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겠지. 글 제목을 보시라. 나 아직 부자 아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것도 그대로 제목에 나와있다. '파이프라인 제작'. 말 그대로 돈이 들어올만한 경로를 여러 군데 파두는 거다. 음악도 그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고 오래 하고 싶은 일이긴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그렇다는 소리지.


 말했듯 음악을 통한 저작권료는 아직 나에게 큰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기에 나는 다른 일을 해야만 했다. 홀서빙부터 시작해서 바텐더, 바리스타, 패스트푸드점, 노가다까지...안해본 일이 거의 없다. 그러던 와중 어떤 회사에 들어가게 됐고, 알바만 하던 지금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인 수입원이 생기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앞으론 퇴근하고 음악만 열심히 만들면 되는 줄 알았지...


 그런데 이게 웬걸, 4개월 뒤인 현재의 나는 지금 백수 신분으로 방구석에서 글을 쓰고 있다. 짤린건 아니고 그만둔 거긴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당장 나갈 돈들은 있고, 수입은 없고... 현재 내게 수입이라곤 정말 몇 푼 안 되는 저작권료가 전부다. 그에 반해 넘쳐나는 건 딱 하나, 시간밖에 없었다. 살면서 일을 쉬어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이 많은 시간은 꽤나 큰 불안감을 안겨다 주었다. 그래서 난 닥치는 대로 일을 구해보기 시작했다 -라고 하기엔 사실 이 글을 쓰는 현재 시점 기준으로 나 관둔 지 하루밖에 안됐다. 오늘 하루 구직활동 좀 했다고... 일이 구해질 리가 없지.


 어차피 구직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들 새로고침 해봤자 전부 봤던 글들이고, 이력서 넣을만한  곳들은 다 넣어뒀다. 그러고 남은 시간에 뭘 했냐고? 당연히 대한민국 사는 평범한 20대 중반 남성 1이 유튜브나 봤지 뭘 했겠어. '방금까지 꽤나 큰 불안감이 어쩌고 하더니 유튜브를 봤다고? 너무 한심한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단연코 장담한다. 당신들이 내 상황이었어도 유튜브 봤을 거다. 왜냐? 돈 벌 수 있는 정보가 널린 곳이 유튜브니까!


니들 어차피 알려줘도 안 하잖아.


 유튜브에서 나는 말 그대로 돈 벌 수 있는 방법들을 검색해서 보기 시작했다. 정말 수많은 영상들이 지금까지 올라오고 있더라. 대부분은 이런 식이다. '퇴근 후 n분 투자로 n만 원 벌기', '퇴근 후 시작했던 부업에서 월수입 n만 원까지', '따라만 하면 무조건 돈 버는 법' 등등... 방법 소개부터 그 방법을 통해 실제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인터뷰, 시작하는 방법까지 전부 알려준다. 말 그대로 전부 다! 꽤나 많은 영상들을 시청해 본 결과, 방법들이야 다양했지만 결국 그 속에서 내가 느낀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어 : 이렇게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주셔도 괜찮으신 건가요?

인터뷰이 : 아! 물론이죠. 사실 사람들 이렇게 알려줘도 실제로 시작하시는 분들은 별로 없을 거예요'


 !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정말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과장 조금 보태서 영상의 주인공에게 민망해질 정도였다. 살면서 좌우명이라고까지   없지만 그래도 지키고자 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 해보는 것보단 해보는  낫다'인데,  말이 무색하게  너무  해본  많았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없다. 꾸준히  쓰다 보면  벌린다던데? 어차피 글쓰기라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창피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글만 꾸준히 쓰면 돈이 벌린다는데   이유가 없잖아! 물론 실제로 돈이 벌릴지는 아직 모르지만.


 나는 글쓰기에 재능도 없고 글이라곤 초등학교 때 미루고 미뤄가며 꾸역꾸역 어떻게 썼는지도 모를 일기가 전부지만, 글쓰기를 통한 돈 벌기를 첫 번째로 선택한 이유는 별거 없다. 돈도 안 들고 가장 간단해 보이더라. 물론 글만 쓰려는 건 아니고, 또 하나 선택한 컨텐츠가 있긴 한데 그건 차차 써보도록 하겠다. 과연 여러분들과 다를 거 하나 없는 내가 쓰는 이 글들이 정말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파이프라인이 될지, 아니면 그저 일기장이 될지 지켜봐 준다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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