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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용 Apr 27. 2024

산만해진 범죄도시.. 그래도 저력은 있었다

범죄도시4, 정말 형편없는 영화인가? 대답은 NO

*딱히 스포일러는 없지만 아무래도 영화를 먼저 보시길 추천합니다.


범죄도시. 제가 2편부터 브런치에 리뷰를 올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매년 봄과 여름 사이 그 어딘가 개봉하는 범죄도시. 올해 4월에는 네 번째 시리즈가 공개됐습니다.

감상평을 얘기하려면 일단 제가 전작들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부터 돌아봐야겠습니다. 그래야 흐름을 잡기가 편할 것 같거든요.


2편은 본격적으로 '마동석표 액션영화 시리즈'로 확실히 자리 잡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편은 2편의 흥행에 힘을 얻은 덕분인지 기획자를 겸한 배우 마동석이 어느 정도 부담을 덜고 '재밌는 영화'를 만드는데 집중한 결과물로 보였고요.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누아르와 액션, 코믹 요소의 비율입니다. 각 영화마다 평가한다면 조금 더 시선이 냉정해질 수 있겠지만, 시리즈의 2편과 3편으로 본다면 전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작품들입니다. (비슷한 예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저는 노량을 그나마 덜 높게 평가하지만 3부작을 마무리하는 관점으로 평가하면 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수작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범죄도시4는 '볼만한' 영화입니다. 지인에게 듣자니 어떤 기자는 매우 '볼품없는 영화'로 악랄한 비평을 했다고 들었는데요. 글쎄요. 제 눈에는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잘 만든 영화'냐고 묻는다면 대답이 달라지겠지만요. 적어도 엄청 욕먹을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시리즈물의 한 조각'으로 봤을 때는요.

범죄도시4에서 특수부대 용병 출신 범죄조직 행동대장 역할을 맡은 배우 김무열.

저는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인데 대부분 관객은 '빌런'이 어느 정도 강할지를 눈여겨보시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빌런 역할에 대해 평가하자면 전 2편과 3편에 이어 이번에도 좋았습니다.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던 3편의 주성철(배우 이준혁)도 전 나쁘지 않았어요. 이게 무슨 '스트리트파이터' 같은 대전액션게임은 아니지 않습니까. 전 그저 이야기의 흐름과 액션의 호쾌함, 적절하게 섞인 코믹적 요소를 주로 보는지라 흔히들 말하는 '빌런의 세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 않습니다.  


빌런 얘기를 했으니 범죄도시4에서 특수부대 용병출신의 범죄조직 행동대장 백창기 역할을 맡았던 배우 김무열에 대해 언급해야겠죠. 저는 '매우' 만족했습니다. 기대이상이었어요. 몰입감만 놓고 보자면 2편과 3편보다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김무열의 열연을 희석시키는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배우 이동휘입니다.

배우 이동휘는 범죄도시4에서 예능프로그램을 찍는듯한 가벼움을 보여줍니다. 그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배우 김무열이 맡은 백창기 역할과 너무 색깔이 달라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에요.

이동휘는 IT영재로 불렸고 현재 코인기업의 CEO인 장동철 역할을 맡았는데요. 장동철 자체만 보면 지적할 부분이 많지 않겠지만, 문제는 김무열이 열연한 백창기와 너무 색깔이 달라 불협화음처럼 느껴졌다는 겁니다. 백창기와 장동철이 각각 나오는 신(Scene)은 '전혀 다른 영화'로 보이는 수준이에요. 너무 과격한 표현은 자제해야겠지만 이동휘는 흡사 예능프로그램을 찍는듯한, 뭔가 촬영장에 콩트를 찍으러 왔나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개인적 시각이니 다른 관객은 어색하지 않게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가장 큰 '옥에 티'로 보였습니다.

범죄도시3에서 보이지 않아 아쉬웠던 장이수(배우 박지환)가 범죄도시4에서는 더 비중이 커진 역할로 돌아왔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편집'입니다. 범죄도시4의 메가폰을 잡은 허명행 감독이 '감독'으로서 보낸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인가 생각이 들었는데요. 신(Scene)에서 신으로, 시퀀스(sequence)에서 시퀀스로 넘어가는 구간이 뭔가 눈에 띌 정도로 어색했어요. 잘 집중해서 영화를 보다가도 '어? 이거 왜 이래?'라고 느낄 정도였는데.. 글쎄요. 이 부분도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지점인지라 다른 관객들과는 시선이 다를 수 있겠습니다. 덧붙이자면 그래도 도저히 '못 봐줄 정도'는 아닙니다.

배우 이주빈은 범죄도시4에서 사이버수사대 형사로 출연했습니다.

배우 이주빈이 사이버수사대 형사로 출연한 데다 적지 않은 분량을 맡았던 부분도 의아한 점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이해 가능합니다. 저도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의 인간관계가 영향을 많이 미칠 것으로 짐작되거든요. 지인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한자리'씩 줄 수도 있는 거고..(이건 절대 부정적인 의미로 언급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제작하는 게 8편까지 롱런하기 위해서는 편의성 측면에서 좋다고 봅니다)


앞서 '볼만한 영화'라고 해놓고 너무 아쉬운 점만 가득 나열한 것 같네요. 그래서 제가 만족하는 부분도 한 가지 언급하겠습니다. 제게는 웬만한 단점들을 모두 상쇄할 정도의 장점인데요. 바로 배우 '마동석의 액션' 그 자체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슬프게도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에는 마동석 정도의 피지컬을 가진 배우가 흡사 '탱크'같은 액션을 보여주는 영화가 거의 멸종위기 수준입니다. 멋진 외모의 남자배우가 단기간 헬스장에서 몸을 만들고 액션스쿨에서 고작 2~3개월 정도 훈련을 거친 뒤에 밀착한 카메라 앞에서 상반신만 보인채 현란한 수(手) 기술을 뽐내는 영화는 넘치지만요. 그래서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 액션' 자체만으로도 (제 기준에서는) 가산점을 받고 평가를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자, 이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영화관에 가서 봐야 할 영화인가를 묻는다면.. 요즘 날씨 너무 좋죠? 1년에 이런 시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외출하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그날 스케줄에 영화관도 포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범죄도시 시리즈 흥행에 (경쟁작이 거의 없는) 개봉시기도 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봅니다. 게다가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굳이 OTT서비스로 풀릴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죠. 일정이 맞는다면 영화관에 가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물론 만약 개봉시기가 달랐다면 추천여부는 불투명해집니다)


한 줄 소감 : 이젠 그냥 연례행사로 보는 거지. 무슨 이유까지 필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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