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언제 어디서 태어났을까
전쟁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질병도 끊이지 않고 창궐하죠. 그런데 왜 중세를 유독 암흑시대라 표현할까요?
오늘은 코스모스의 내용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과학은 어디에서 탄생했을까요? 칼 세이건은 과학이 이오니아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했습니다.
1) 이 세상 물질은 원자로 이뤄져 있다
- 데모크리토스
2) 질병은 신이나 악마가 만든 게 아니다
- 히포크라테스
3)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이다
- 아리스타르고스
무려, 기원전 6세기 경에 그들이 발견한 내용입니다. 이오니아는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 중 하나였습니다. 에게해 주변에 수많은 섬들로 이뤄진 고대 국가였죠. 섬으로 이뤄진 도시 국가였기 때문에 무역이 중요했습니다
다른 신을 섬긴 다양한 사람들이 교류했던 거죠. 누구나 신을 섬기고 있었고 그 신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역으로 신이라는 존재를 의심할 수 있었어요. 무역과 상업이 생존의 주된 무기였기 때문에 손을 많이 사용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실험과 개발이 중요했죠. 이런 실험 정신이 과학 정신으로 이어진 겁니다.
데모크리토스는 바닥부터 잘라낸 원 조각을 쭉 쌓아 올리면 원기둥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작은 원의 넓이를 높이만큼 더하면 원기둥의 넓이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적분의 원리입니다. 하지만 그의 연구는 모두 폐기 됐어요. 그의 연구를 모두 폐기한 사람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입니다. 칼세이 건은 그의 책 코스모스에서 그의 엄청난 업적에 가려진 어두운 부분을 드러냅니다.
이오니아에겐 무역이 중요했기 때문에 그만큼 노예를 많이 모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학은 이오니아에서 태어났지만 거기서 성행한 노예제도가 과학의 태동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손을 많이 사용해서, 실험정신이 발달되었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노예 제도가 성행하면서 손으로 하는 일은 노예들이 하는 일로 그 지위가 격하됩니다. 실험 또한 육체노동이었고 육체노동은 노예가 하는 거라고 단정지은 것이죠. 이러한 풍토는
피타고라스 -> 플라톤으로 가는 과정에서 더욱더 심해집니다. 과학의 근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가설(논리)과 실험에서 실험이 사라지기 시작한 겁니다. 플라톤은 노예 제도 속에서 편하게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런 플라톤이 실험 정신을 추구하던 데모크리토스의 책을 모두 불태웠던 것은 필연이었던 것이죠. 그런 일이 없었다면
예수의 시대에 이미 미적분학이 발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지식 전체를 73권의 책에 집대성했다는
데모크리토스의 저작물 중에 제대로 남아있는 게 없다고 하죠.
과학의 정신인 가설과 실험에서 오로지 가설만 살아남았고 정신세계에만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당대 철학자들은 신과 강하게 연결되어야만 했어요. 이후 천문학은 점성술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천문학이 '우주의 중심은 신이 존재하는 지구다'는 점성술로 격하된 것이죠 이러한 풍토 속에서 신비주의는 과학을 몰아냈습니다. 그 뒤, 과학정신은 자취를 감추었고 중세는 암흑으로 덮였던 것이죠.
이러한 암흑의 중세에 빛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이오니아의 정신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으로 이어졌고 이 도서관이 회교도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몇몇의 책들이 살아남아 동로마 제국에 보관되었죠. 이 동로마 제국이 이슬람 세력에 의해 무너질 때 살아남았던 책들은 다시 이탈리아로 넘어갑니다. 이탈리아로 넘어간 수많은 학자와 책들은 과학혁명의 토대인 르네상스를 불러오죠. 죽어가던 과학의 불씨가 어떻게든 살아남아, 다시 커진 것입니다. 르네상스의 어원이 재생인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온 것입니다.
신비주의에 졌던 과학이 다시 돌아온 순간의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케플러는 행성의 궤도를 연구한 과학자입니다. 하지만 철저히 신을 따랐던 신도이기도 했죠. 그는 행성의 궤도가 반드시 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이 만들어낸 우주이기에 완벽한 원일 것이라고 단언했죠. 하지만 아무리 계산을 해도 원으로 가정하니 계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그는 고통스러운 생각 끝에 결국 타원의 공식을 사용했고 계산은 완벽하게 맞아 들었습니다. 그는 원에 대한 동경이 하나의 환상이었던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시점이, 신 중심이었던 암흑의 중세에서 과학이라는 광명이 다시 돌아온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