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냥이와 길냥이
집사들에게 행복한 겨울이 되었다.
여름에 거실에 있으면 나는 소파, 카루는 안락의자.
잠을 잘 때는 나는 침대 카루는 침대 옆 캣폴 꼭대기가 지정 자리이다.
그러나 겨울만큼은 다르다.
언제나 전기장판 위에 누운 내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는다.
추워서 그런 건지 거리를 두던 여름과는 다르게 꼭 본인 몸을 내 몸에 붙이고 싶어 한다.
특히 카루는 내 발목을 베고 자는 것을 좋아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물을 마시고 싶어도,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카루가 잠에서 깰까 봐 움직일 수가 없다.
심지어 밤에 내가 잠을 안 자면 어딘가에 누울 때까지 소리를 지르면서 온 집안을 배회한다.
집사가 자기 누울 자리를 만들어줘야만 사이렌을 멈추는 고양이...
나를 필요로 하는 카루를 보면 겨울이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바깥의 상황은 다르다.
겨울에는 고양이들이 싸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들 어디로 꽁꽁 숨은 것일까? 안전하고 따뜻한 곳에 있다고 믿고 싶다.
가끔 보이는 집 주변에 고양이들도 겨울에는 아주 느리게 걸어 다닌다.
따뜻한 집도 없고 꽁꽁 얼어서 갈증을 해소할 물도 없는 겨울이 야속하기만 하다.
카루가 길에서 일 년도 채 안 살고 우리 집으로 오긴 했지만 아주 덥거나 추운 날씨에는 밖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카루를 상상하게 된다.
보통은 차에만 사료를 두고, 보일 때마다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지만, 이런 날씨에는 가방에도 한팩 챙겨 다니게 된다. 사람들이 길거리의 작은 생명에게도 작은 관심을 주길, 길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덜 혹독한 겨울을 날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