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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다정 씨 Nov 17. 2023

여긴 커튼도 없어

선입견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드라마를 한 편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 직성이 풀린다.

잠을 못 자면 제 기능을 못하는 탓에 드라마는 잘 시작하지 않는데

얼마 전부터 엄청 고민되는 드라마가 있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박보영을 좋아하는 팬이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 참고 참다가

퇴근길에 한 편을 보기 시작했다.



“여기는 커튼도 없어. 그래서 다른 병동보다는 아침이 제일 빨리 와.”

이 대사 한마디에 마음이 울컥였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면

그 사람에게 가장 빠른 치유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 담긴 것 같았다.


감기 걸리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듯,

누구나 마음에 감기가 찾아오면 그에 맞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께 자주 전해드리는 비유이기도 하다.


여러 TV프로그램 등으로 마음치료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타인의 시각 또는 내 안의 어떤 불안과 두려움에 선 듯 방문을 꺼려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

커튼을 쳐 가리고, 분리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의 선입견이

이러한 불안과 두려움을 만들어내지는 않았을까?

타인의 시선에 많은 관심을 지닌 청소년들은 상담실 방문이 어른들보다 더 힘들 수 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방문이 더 반갑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드라마에서는 환자를 하나의 소중한 존재로 만나

스스로의 힘으로 삶이 변화되는 스토리를 보여준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순간이 있고, 소진되는 순간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내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다.

이것이 밑바탕이 될 때, 우리에게 변화가 시작된다고 믿는다.

커튼이 사라지는 순간일까?


참 감사한 드라마.

대신 하루에 한 편 이상은 보지 말자 다짐하며

일상에 어려움을 주지 않는 시간 안에서 소소한 정주행을 해보고자 한다.


* 수능이 끝났다. 결과를 떠나 길고 긴 시간 동안 애써온 수험생들의 마음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모두들 고생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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