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torial 01 │ 튜토리얼을 시작하며
'大퇴사의 시대'
'MZ세대는 워라밸만 중요'
'가성비 쩌는 회사로 이직'
'Quiet Quitting'
뉴스에 넘쳐나는 취업과 직장생활에 관한 트렌드를 보면, 많은 직장인들은 회사를 공공의 '적(敵)'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회사에 바라는 것은 많은데 회사가 그것을 채워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등의 채널을 통해 다른 회사들의 문화와 보상을 바라보면서 자신들의 회사를 탓하기 바쁘다. 심지어 보상이 높고 문화가 좋다고 해도 불만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실 이 불만들은 직장생활이라는 굴레에 얽매여있는 한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퇴사를 생각하게 된다.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이다. 그러나, 분명 열심히 노력해서 들어간 회사일 텐데, 퇴사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안타깝다.
부정적인 생각의 본질에는 회사생활 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에 의한 것도 있지만, 대개는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분노와 짜증으로 말미암은 것이라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퇴사 생각이 줄어들게 되는 것도 많은 직장인들이 겪은 바이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 왜 굳이 퇴사부터 생각하면서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것일까. 퇴사를 한 후에, 자영업자이던 유튜버이던 온라인 판매자이던, 홀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다. 모든 것이 양극화되어 있는 요즘 세상에, 바깥의 환경은 너무나도 힘들고 잔인하다.
미생이라는 드라마의 에피소드처럼 회사가 전쟁터처럼 안 좋은 곳일 수도 있으나, 바깥세상은 지옥일 수도 있다. 퇴사하고 바깥세상으로 나가서 현재 회사보다 더욱 잘 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상당히 준비된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퇴사하여 1인 기업을 일군다던가, 또는 몇몇과 함께 창업을 한다던가, 아니면 이직을 통해 더 그럴싸한 회사로 갔다고 해도 어려움은 계속해서 생긴다. 특히 단순히 이직만 한정지어서 보면, 지금 회사에서 만족을 못하여 이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직을 통해 당장은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경력자 대부분이 느끼는 것일 텐데, 한 해 두 해 지나다 보면 원래 다니던 회사와 같은 면이 점점 보이기도 하고 결국 또 직장생활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옮기기가 뭐해서 그냥 다니려다 보니 왠지 기존 공채 출신보다 왠지 밀리는 느낌까지 들고,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절대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충분히 있을 법한 얘기들이다)
퇴사나 이직이 주는 베네핏이 중장기적으로는 아주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특히, 우리나라의 경제환경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에, 바깥세상에 도전하는 것은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단단한 각오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면 응원한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 봤을 때 몇 가지의 단점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좋은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면, 퇴사 말고 지금의 회사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차곡차곡 경력을 쌓는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을 쌓아나갈 수만 있다면, 회사에서 "쟤 일 진짜 잘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퇴사나 이직보다도 장점이 많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당신의 회사생활에 터닝포인트로 도움이 될지, 이런 장점을 얻어서 뭐해 라는 생각이 들지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장점을 잘 모를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5가지 정도의 장점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싶다.
1. 연말에 좋은 평가를 받아서,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회사마다 좀 다를 수도 있지만, 보통 고과(평가)가 좋으면 연봉상승률이 높고 인센티브를 더 받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최고 그룹이라고 하는 곳은, 연속 2개년만 고과를 잘 받아도 동기들과의 연봉+성과급 차이가 천만원이 훌쩍 넘어갈 수 있다. 그곳처럼 고과에 따라 연봉도 달라지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연봉의 상승효과는 눈사람처럼 복리의 마법을 부린다. 동기들보다 좋은 고과를 5년 동안 3번만 받아도 연봉은 15프로 이상 높아질 수 있다. 거기에 그 연봉 베이스로 성과급이 책정되고 심지어 퇴직금도 더 높게 쌓인다는 것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 좋은 성과를 보여서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이직을 통해 싸이닝 보너스 등의 일시적인 보상보다 장기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것이다.
2. 남들보다 빠른 승진을 할 수 있다.
남들보다 잘해서 좋은 고과를 몇 개년간 받게 되면, 흔히 말해 발탁(특진, 일반적인 진급필요년차보다 빨리 승진하는 것)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리에서 과장이 되려면 4년이 걸려야 하고, 차장이 되려면 5년이 필요한데 3~4년 만에 과장이나 차장으로 빨리 진급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반대로 어떤 동기들은 진급누락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차장 또는 부장을 동기들부터 4년 이상 먼저 진급할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승진을 하면 좋은 점은 마찬가지로 보상이다. 승진하면서 승진가급 등의 혜택으로 연봉이 또 오르게 된다. 예를 들어, 대리에서 과장이 되면 기본임금 임상 외에 승진에 따른 특별가급이 더 반영되어 임금이 추가적으로 더 상승한다. 가급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몇백만원에서 천만원대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승진이 주는 보상이라는 장점 외에 또 좋은 점은, 경험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더 넓어진다. 그것은 매번 루틴한 업무만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서둘러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게 뭐가 장점이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이 회사생활에서는 매우 중요함을 나중에 깨달을 것이다. 뭔가 더 새롭고 중요한 업무에 투입되면서 본인의 역량이 더욱 빛나게 되는 기회들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3. "쟤 일 진짜 잘해"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하면, 그 후에는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다.
많은 노력을 하여 이런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은, 업무 역량이 상당히 좋아진 상태이다. 그 역량으로 일들이 점차 수월해진다. 그러나 역량보다 더 좋은 것을 얻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상사와 동료들의 신뢰이다. 주변으로부터의 신뢰가 없다면, 일을 할 때마다 한번 더 체크를 당해야 해서 일이 더 오래 걸리게 된다. 굳이 고치지 않아도 되는 작은 실수도 쓸데없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실력이 뛰어난 직원에게는 마치 마이클조던 효과(마이클조던은 트래블링*을 해도 심판들이 호각을 좀처럼 불지 않았다)처럼 실수가 적을 것이라 믿어준다. 일을 하는데 의심을 받지 않아도 되어, 훨씬 수월하게 일을 하고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농구 관련 용어. 선수가 축이 되는 발을 유지하는 것에 실패하거나 공을 잡고 있는 도중에 허용된 것보다 더 많이 걸음을 걷는 위반 행위로, 공의 소유권을 잃게 된다.
4. 회사생활 인간관계에서 다소 자유롭고, 후배들에게 통한다.
30년 전 얘기이긴 하나, 중고등학교 시절 운동 잘하고 공부 잘하는 애들에게는 한수 접어두고 놀림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게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실력 있다는 사람들에게는 일단 접어두고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다시 말해 무시받거나 홀대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같이 일하고 싶어 한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일을 하는 곳이고 성과를 내고 싶은 사람들이 그래도 많기 때문에, 업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어떤 부서의 에이스는 타 부서에서도 회의에 꼭 참석해 주길 바라고 일을 함께 해주길 바란다. 에이스라는 부분 때문에 좀 재수 없다는 평가를 들을 수는 있으나, 인성을 평균 수준 위로만 갖춰 준다면 오히려 반전효과처럼 일도 잘하는데 인성도 좋다 는 평을 듣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실력 있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힘들어할 일이 별로 없다. (대부분 실력 있는 사람들은 인성에 있어서 중간이 없는 듯하다. 지 혼자 잘났다고 싸가지가 없는 경우도 왕왕 있으며, "아니 어쩜 저렇게 인성까지 좋냐.."라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평가라는 것은 일랑이는 작은 물결들이 큰 파도를 만드는 것과 같다. 거대한 파도가 만들어지고 나면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그 파도에 대한 소문을 다 듣는다. 이것은 후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저 선배가 얼마나 좋은 평가를 받는지 아닌지를 쉽게 안다는 것이다. 인성적으로 따르고 싶은 선배가 있지만, 인성을 증명할 기회가 마땅히 없는 것이 일반적인 회사생활이다. 그럼 우선적으로 후배들은 평가가 좋은 선배들의 말을 더 귀 기울여 듣는다. 평가가 나쁜 선배가 뭔가를 시킨다면 다소 부정적인 마음부터 가지는 못된 후배들이 있다.
5. 일을 통해 큰 성취감을 맛보고, 심지어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
자아실현을 회사에서 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듯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장점을 마지막으로 꼭 언급하고 싶다. 안타깝지만 아무래도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더 가치 있는 일들은 '일을 잘한다는 사람'이 맡게 된다. 누군가가 쉽고 루틴한 업무를 맡는다면, 실력 있는 직원들은 더 어렵지만 회사에 더 기여하는 업무를 해보게 된다.
루틴한 업무도 분명 회사에 기여하는 것이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해줘야만 회사는 공정하다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회사는 그렇게 공정하지 못하다. '소는 누가 키우냐'라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불만의 목소리가 있든 말든 상관없이 일 좀 잘한다는 직원들은, 회사의 또는 팀의 주요한 업무를 맡기 때문에 회사와 팀으로부터 많은 Resource를 할애받는다. 회사에서 그 업무 자체를 중요한 일이라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보통 그런 업무는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마무리하고 나서 뿌듯한 경우가 많다. 단순히 평가와 보상만의 이슈가 아니라, '내가 중요한 일을 했다.' , '내가 회사에 큰 기여를 했다.'라는 생각으로 성취감을 느끼기 좋은 것이다.
'에이스'라는 표현이 다소 오글거려서 최대한 그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단어만큼 그 사람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없어서 몇 번 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쓰면, '에이스'가 갖는 장점은 정말 많다.
혹여 선배들 중에 '일을 진짜 잘한다'는 사람을 보면서,
'나는 저 정도까지는 못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은 얼른 버려두길 바란다.
왜냐면, 생각보다 그런 선배가 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Z세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실제로 Z세대가 엄청난 경쟁을 해온 세대여서 장점이 많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가 많은 상황에서는, 다른 직원들보다 비교우위를 점하기가 너무나도 쉽다고 확신한다.
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엄청난 노력을 통해 선배세대보다 훨씬 훌륭한 스펙을 가진 그대여. 단지 경험이 부족할 뿐인데, 사회생활을 덜 해봤다는 이유로 옳은 말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대여.
많은 경쟁을 뚫고 힘겹게 들어간 회사인데, 기대한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퇴사만을 생각하지는 않길 바한다. 또 다른 선택지로, 진정한 실력자가 되어 많은 장점을 얻어내는 길도 있다.
나 역시 2번이나 이직을 했었다. 그 말은 즉 2번의 퇴사가 있었다는 얘기이니까, 여타의 이유로 퇴사를 하고 싶은 마음을 매우 잘 이해한다.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 떠나는 퇴사라면 나는 너무나도 응원한다.
그러나 자의던 타의던 그 어떤 이유이던 회사에 남겠다고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면, 회사에서 그저 '버티기'만을 목표로 하지 않길 바란다. 당신은 저 위에 많은 장점들을 다 얻을 수 있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버티기'를 넘어 '성장과 성공'에 초점을 맞춰보자. 앞으로 나는 이 매거진을 통해 당신에게 도움이 되도록 진심을 다해 글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