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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천 Jul 04. 2023

취업이 어려운 이유

기록의 중요성에 관하여

  최근 인턴을 하기 위해 구직 활동을 하면서, 나를 파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원인을 크게 3가지 이유로 정리해보았다.


1) 나도 나에 대해 잘 모른다.

  실제로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다. 일반적인 상품들은 용도가 정해진 채로 생산되며, 한 번 생산된 상품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헤드셋은 여전히 헤드셋이고, 가방은 여전히 가방인 것이다.


  반면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사람은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변성, 그리고 역할과 환경 등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입체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천천히 축적되다 일정 수준이 넘어가는 순간 인식되기에, 이 과정을 말이나 글로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2) 증명이 어렵다.

  나의 역량과 장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해도, 이를 증명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라는 한정된 지면과 짧은 면접시간 안에 자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펙 쌓기'가 20대들 사이에서 열풍인 것 같다. 자격증, 대외 활동, 학회, 인턴 경험, 학점 등을 통해 직관적으로 자신의 능력이 뛰어남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엔 거의 무스펙에 가까웠다. 대외 활동이나 학회, 인턴 경험도 없는 데다 학점도 썩 좋지 못해서 이력서를 동아리와 알바 경험, 브런치 및 블로그 활동 등으로 채웠다. 스펙이 있으면 한 줄로 정리되는 걸 서너 줄 이상의 문장을 써야 하니 '이래서 스펙을 쌓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3) 비교가 어렵다.

  어떤 상품이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지를 파악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타 사의 제품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상품의 디자인, 스펙, 가격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또한 어떤 부분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인력 시장은 다르다. 정말 한정된 자료만이 있고, 합격자들의 자소서나 이력서를 얻는 건 지인이 아니라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우위를 갖는 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 지 파악하기 매우 어려웠다. 마치 칠흑같은 어둠 속을 걷는 것 같은 막막함이었다.


  


  

   인턴을 어찌저찌 구하면서 느낀 건, 기록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브런치나 블로그에 썼던 글들이 나만의 이력이 되었을 뿐 아니라, 기록들을 통해 어떤 경험들이 내 생각에 변화를 불러왔는지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해야겠다. 브런치도 좀 더 자주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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