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
그러나 문제는 '갓생'과 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는 유행어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열정과 성취감을 상실하는 현상인 '번아웃'인데, 이는 우울증, 무기력함, 불안감을 동반한다. 여기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풍조인 능력주의가 한몫 했다. 개인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우선시하는 능력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실패는 오로지 내 탓'이라는 생각이 청년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잠을 줄여가며 자기계발에 열중하고, 잠깐 쉬는 것에도 죄책감을 느낀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다 보니 번아웃을 경험하는 사람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살다 보면 힘든 순간들은 계속 찾아온다. 아무리 고민하고 발버둥 쳐도 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심연으로 빠지는 것 같은 그런 순간들이. 그럴 땐 잠시 멈추자. 당면한 문제에서 주의를 분산시킬 다른 것들을 찾아 나서자. 산책, 낮잠, 독서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기계에도 꺼두는 시간이 필요하고 충전이 필요한데,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결국 붉은색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열정은 멈춤이 있어야만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