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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Dec 31. 2023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까지...

학창 시절 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던 이유는, 여러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 태어나 사는 하나의 삶에서는 제약이 너무 많으니, 연극을 하면서 다양한 삶의 형태를 겪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 글을 쓰고 싶었다. 추리소설, 공포소설, 로맨스 할 것 없이 소설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나는 당연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될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겠니?'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나는 문과대신 이과로 서슴없이 진로를 바꿨고 수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아주 다행히도 나는 내일을 좋아한다. 


미국에 와서 한국보다 일의 강도는 더 세지만, 더 많은 여유시간과 더 나은 금전적인 대가를 받는다. 하지만, 돈을 더 번다고 해서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처럼은 돈을 벌지 못하기에 엄청난 부를 이루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냥 먹고살 수는 있지만, 당장 무슨 일이 생긴다면, 예를 들어 아파서 갑자기 일을 못하게 된다던지 집에 큰 돈일 들어가야 하는 경우의 수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안정적인 부를 이룰 수 있는 것일까?'


가장 간단한 대답은 아마도 내가 하는 일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고 저축하여 투자하는 것일 것이다. 올해 나름의 목표를 채워 수익을 올리는 것을 극대화했고, 최선의 저축을 했다. 그럼 이제 투자가 남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부채가 있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생각해서 일단을 부채를 해결하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물론 부채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면서도 미국에서의 기본 연금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돈을 불리는 데 있어서, 세금만큼 큰 적은 없다. 월급을 받기 전에 30프로 이상은 국세, 지방세, 의료비, 그리고 사회보장비나 노년의 의료비를 위한 메디케어 비용으로 빠져나간다. 그 당장의 세금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 직장 연금 제도인 401k가 있다. 당장은 세금혜택을 받아 월급의 일정 부분을 적립한다. 또한 좋은 점은 대부분의 직장들이 연봉의 일정 부분에 대한 비율로 '매칭'을 해본다. 내가 월급의 어느 정도를 적립하면 그에 대해 50프로 정도 더 보태주는 것이니, 그 매칭비율까지는 반드시 적립을 해야 한다. 그리고 특정 의료보험을 선택하면 세금을 내지 않고 적립, 사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 저축 계좌(HSA)가 있다. 나에겐 무조건적인 선택지이다. 물론 가족 중에 지속적으로 병원을 가야 하는 만성 질환이 있다면 자기 부담금이 큰 보험을 들어야 하는 이 건강보험이 꼭 적당하지 않을 수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개인연금으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로스 ira(Roth ira)가 있다. 월급을 받을 때는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그 계좌에서 불어난 원금과 투자 수익은 전액 면세이다. 현재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이 원금을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미래에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저축으로 여유자금을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에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생활비에 해당하는 여유자금을 만들어 놓으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부채를 갚거나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최근에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이 그의 저서 'A briefer history of time'를 딸의 대학 학비라도 마련하고자 저술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 '밀레니엄'의 저자, 스웨덴의 언론인이었던 스티그 라슨도 이 유명한 시리즈를 본인의 은퇴자금을 위해 시작했다. 그는 10권으로 시리즈를 완성하고자 했지만, 3권을 집필하고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이 시리즈를 너무 좋아하기에 그가 조금 더 생존해 글을 완성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랬다면 아마 그는 그 책의 유명세로 아주 여유로운 노후를 보냈음에 틀림없을 테니 말이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하지만, 월급을 처축해서만은 충분한 부를 이룰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내가 이십 대부터 지속적으로 직장연금과 개인연금에 40년 이상 적립을 하고, 집을 사서 이십 년 내에 모기지를 전부 납부했다면, 지금의 나이에 부자는 아니어도 살면서 생길 수 있는 뜻하지 않은 리스크를 충분히 감당할 만한 자금이 있었을 수도 있다. 


배우가 되어 다른 사람을 인생을 살 수 없다면, 내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보는 것은 내가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상상의 세계에서 여러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자는 동안 나를 위해 일해주고 수동소득을 만들어 준다면 아마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발명은 누군가의 필요와 상상 속에서 출발한 것처럼  말이다. 





며칠 전 한국에서는 최정상급 배우가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다.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검찰과 언론의 조리돌림을 당한 후 벌어진 일이다. 그가 사후에서라도 더 이상의 억울함이 없기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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