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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제 May 26. 2024

사이드 허슬

공무원이라는 제약 때문에 부가수익은 내지 못하는 현실이지만, 본업 외에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회사가 나를 표현하는 유일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퇴근한 후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내가 하는 일은 다음의 7가지 정도다. 


1. 독서

2. OTT 시청

3. 블로그 글쓰기

4. 심즈

5. 유튜브 시청

6. 인터넷 쇼핑

7. 어학 공부


꼭 수익을 내는 건 아니더라도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뭘 할 수 있을까? 정김경숙 님의 책에서 쓴 용어로는 '사이드 허슬'이라고도 하던데. 문제는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를 잘 모르겠다. 


낮에 버킷리스트를 쓰다가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욕망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여행이나 물건 구매 같은 새로운 경험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예컨대 물질적 자원을 아주 많이 획득할 수 있는 직업을 구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은 원초적인 운동 같은 것일진대. 거기에는 또 큰 관심이 없다. 


물론 몸을 움직이는 일의 중요성 정도는 아는 나이가 되었다. 20대 중반에 일본 유학 갔을 때,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 살기 시작한 나는 적절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없이 사람의 몸과 마음이 얼마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하는지를 경험한 바 있다. 심심함과 외로움,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중독성 약물들에 의존하면 삶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바뀌는지를 봤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취미와 관심사를 만들어줘야겠다, 적어도 좋아하는 운동 한 가지는 있게끔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원래 주제로 돌아오자면, 사이드 허슬러로 살려면 재능과 열정의 교집합을 찾으라는데... 재능도 열정도 도무지 모르겠는 요즘이다. 사실 요즘 나는 삶에서 '더하기'가 아닌 '덜어내기'에 집중하고 있던 터라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조금은 번잡스럽다. 뭘 선택하고 뭘 선택하지 않을지 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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