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일.
내일은 아기를 낳은지 365일째 되는 날이고
내일 모레는 아기의 첫 생일이다.
드디어 아들은 1년을 살았고,
나는 10년쯤 늙었다.
그 사이
아기에게 사랑의 대화를 많이 시도하겠다는 다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마음 속에서만 실행 중이고,
순간 순간의 감정을 기록하겠다던 결심은 평생의 숙제로 남을 뻔 했던 '내 집 마련'의 결승 도장을 찍느라 넋이 나가서 완전히 잊혀졌었다.
브런치는 내게 글쓰기의 공간을 마련해 줬지만
더불어 압박과 꾸며진 글쓰기의 두려움을 동시에 제공했다.
쉽게 쓰여지는 글을 쓰는게 나의 행복이었는데
겁나게 어렵게 한 글자씩 써 나가게 되었고.
작가도 아닌데 "작가의 서랍"에 소재만 끝없이 쌓이고 있다.
남편이 운전 중 무심히게 한 마디를 던졌다.
예전같이 글이 썩 재밌지 않은 건
신경써서 쓴 글이란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쉽게 읽어지던 예전으 그 글들이 아니라고 했다.
아, 난 작가도 아닌데 왜 압박을 받아야만 했을까.
초심으로 돌아가자.
아기를 처음 낳았을 때 처럼 감격스럽게 육아를 하자.
누가 보든 말든 나의 만족으로 쓰던 글을 쓰자.
그리고. . .
내가 청약한 그 집은 투자가 아닌 행복한 거주가 목적이었음을 기억하자.
아. . . 미분양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