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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3일 차

야경과 훠거-상하이의 마지막밤

by 정은애

혼자서 호텔 조식뷔페에 간다. 어제저녁 늦게 까지 먹은 야식 탓인지 모두 식사를 거부한다.
아침과일을 먹기 위해서 혼자서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어제 먹은 맥주와 기름진 식사들이 뱃속을 불편하게 했나 보다.

과일을 먹다 말고 화장실이 급해서 얼른 방으로 올라온 것이다.

맛있는 과일을 다 먹지도 못하고 눈으로만 실컷 먹었다.

호텔을 나와서 딸들과 남편은 예원거리에서 만두로 아침식사를 했다.

미슐랭 맛집이라는 라이라이샤오롱에 갔는데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그냥 다른 만두가게로 갔다.

만두에 빨대를 꽂아서 먹는 광경이 우스꽝스러웠지만, 다들 그렇게 먹으니....


원래 가기로 했던 만두가게가 웨이팅이 걸려서 포기하고 다른 가게로 들어가 게살수프와 메뉴 3개를 더 시켜서 우리는 아침을 먹었다. 게살이라기보다는 참치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빨대를 꽂아 먹는 만두는 마라향이 강하게 느껴지고! 남편은 믹스커피와 김치생각이 간절하다고 한다.
난 먹을 만 한데.. 간단하게 이른 아침을 먹고 이른 아침 예약한 발마사지 가게에 왔다.
4명이 나란히 앉아서 발마사지 중이다. 각질제거까지.

아무래도 이건 60분 시간을 채우기 위한 상술이 아닐까!

직원들끼리 주고받는 말들이 무슨 대화인지 알 수 없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누가 동물원에 있는 원숭이 인지 모르겠다. 4명이 나란히 누워서 누리는 이런 호사가 낯설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오후에 주가각 일정이 있는데 어떤 느낌일지^^

상하이의 베네치아라고 하는데, 딸이 잡은 일정에 무리해서 넣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이다.

부모님을 위해 1800년 전에 지어진 수상마을 이라고도 들었다.
잘 모르겠지만 암튼 전통 있는 곳이라고 하니 꼭 한번 들러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가보자고 제안을 했었다.
숙소에서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니 목포에서 전주 가는 느낌이랄까!
2시에 예약된 차 시간에 맞추기가 힘들어서 점심은 대충 샌드위치와 햄버거로 먹었다.

대륙의 샌드위치 맛은 뭐가 다른가? 그렇다. 역시 달랐다. 이곳 특유의 향이 있었다.

딸들과 나는 맛있게 먹었는데 남편은 먹지 않았다.


조상샤오빙 간식을 사고 스노차카페에 와서 망고주스와 포도주스를 마셨다.
주가각의 동편과 서편은 분위가 확실하게 다르다.

한국과 비교한다면 인사동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는 느낌이랄까.

돌다리와 전통가옥과 의상들이 꼭 중국 영화촬영장 같은 느낌이다. 골목길을 지날 때는 순간순간 코끝을 스치는 향이 차향이라고 하는데, 꼭 화장실 냄새처럼 나기도 했다.

나는 이제 익숙해졌는데 남편은 힘든 듯..

ㅎㅎ 중국식 피자라는 샤오빙과 주스를 마신 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기사님을 향해 출발했다.

주가각의 야경과 나룻배를 타보지 않고 나온 것이 아쉽긴 하지만, 숙소까지의 시간이 만만치 않아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냥 출발했다.
저녁은 훠거를 먹기로 했다. 다음 주가 막내 생일인데 미리서 오늘 저녁에 축하파티를 하기로 했다. 상하이에서 마지막 밤을 생일 파티로 마무리 한다.

예원의 밤거리를 거닐며 낮보다는 밤에 더 활기를 찾는 도시가 상하이라는 생각을 한다. 와이탄의 밤풍경이 잊힐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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