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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4일 차

내 인생에 또 이런 날이

by 정은애

지난밤의 긴 대화와 음주도 아랑곳 않고 아침부터 분주하다.

8시에 공항픽업차량이 오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푸동공항에서 11시 비행기를 탄다.

벌써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 반, 홀가분한 마음 반이다.

음식 때문에 고생한 남편을 생각하면 얼른 가야 하는데....

상하이빌딩을 유람선 관람으로만 보고 간다는 것이 아쉽다.

하루 더 있다가도 좋을 것 같은데!

새벽에 4번의 화장실로 잠을 설치기도 했고, 오는 비행기에서도 계속 잠을 잤다.


어제 먹은 훠거가 아무래도 자극이 되었나 보다.

식단으로 관리하던 몸이라 갑작스러운 일탈 음식에 몸도 깜짝 놀란 것 같다.

유럽보다는 화장실도 너무 편했고, 먹는 것도 나름 괜찮았는데 남편은 계속 볼 일을 편하게 보지 못해서 힘들어했다.

숙소 화장실은 변기가 알아서 뚜껑도 덮였다가 열리고, 물도 알아서 내려간다. 문명의 새로움을 접하는 순간이었다.

공항 게이트입구에 오밀스베이커리 디저트카페가 보였다. 내적 갈등! 먹을까 말까! 그렇지만 이겨내고 그냥 비행기에 올랐다.


2시간 30여분을 지나 익숙한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귀가 먹먹해지고 쨍한 느낌으로 몸이 반응한다.

무사귀국이다는 생각도 잠시, 별 일이 생겼다. 짐 찾는 곳에서 딸의 캐리어가 분실물 센터로 간 것이다.

우리 캐리어가 나오고도 딸의 캐리어가 한참 동안이나 안 나오는 것을 보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혹시 캐리어가 다른 사람과 바뀐 건 아닐까!

불길한 예감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누군가 가져갔다가 분실물센터에 두고 간 것을 큰딸이 찾은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무안공항에서 내 캐리어를 바꿔 간 그 여인이 생각나면서 그때의 황당함이 생각났다.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 모른다.

이런 해프닝을 뒤로하고 우리는 헤어져서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상하이의 야경이 다시 생각난다.
주가각에서 저녁까지 하루를 잡고 관광해도 좋았을 듯 싶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너무 다양햐다.

3박 4일의 일정동안 성인이 된 딸들과 함께 자고, 먹고, 웃으며 지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고 행복했다.

내 인생에 또 이런 시간이 다시 올까?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우리 아들 딸!

쿨패치 붙이고 먹었던 양꼬치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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