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레이스정 Mar 24. 2024

잠자리는 편안하신가

동의보감을 읽으며 나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꿈이 없이 푹 잘 수 있을까? 『동의보감』에선 그 방법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잘 때 모로 누워 무릎을 굽히고 자면 심기를 도울 수 있다. 일어날 때 기지개를 켜면 정신이 흩어지지 않는다. 반듯하게 누워 자면 마귀와 귀신을 부르게 된다. 공자가 시체처럼 반듯하게 누워 자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낮잠을 자면 안 되는 것은 기가 빠지기 때문이다.... 사람이 잘 때는 하룻밤에 늘 5번씩 돌아누워야 한다." 결국 침대 광고에 나오듯 똑바로 누워 자는 것은 오히려 몸에 해로운 셈이다. 하긴 아이들의 경우 자면서도 얼마나 왕성하게 움직이는가? 그런 맥락에서 "손을 가슴 위에 얹으면 가위에 눌릴 수 있다" 내경 편, '몽', 159쪽 고 한다. -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p. 199


고미숙 님의 동의보감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다.  <내경>은 인체의 내부란 뜻인데 동의보감의 첫 편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내경 편>이 나와서 무슨 책 이름인가 하고 궁금해서 검색을 했더니 동의보감에 나오는 첫 편으로 인체의 내부에 대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무식한지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잠을 어떻게 자고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반드시 누워 자지는 않고 옆으로 누워서 잠을 잔다. 허리가 아파서 반듯하게 눕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돌아 누워서 자는 것이 좋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남편이 항상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것을 보고 부럽기도 했는데 이젠 부러워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남편에게 옆으로 누워서 자라고 말을 해 줘야  할 것 같다.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건 맑은 정신으로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잠을 들 수도 깨어서 뭔가를 할 수도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비몽사몽. 그런 상태로 밤을 보내고 나면 몸은 한없이 무거워진다. 잃은 것은 활기요 남은 건 다크서클뿐! 그래서 잠이 오지 않으면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밤에 편안하게 자지 못하는 것은 이불이 두터워 열이 나가 지 못하기 때문이다. 빨리 이불을 치우고 땀구멍을 닦아야 한다. "내경 편 159쪽 그러니 부디 명심할 일이다. 배는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

-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p. 200


아이들 키울 때 어른들께 듣던 말이다. 

"아이들 배는 따뜻하게 해 주고 머리는  시원하게 해 줘라." 하는 말은  잔소리처럼 들었던 이야기다.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사람의 목소리로 장기의 건강을 알 수 있고 자면서 꾸는 꿈을 통해서도 사람의 건강을 알 수 있다는 긴 이야기 글이 있다. 글을 다 옮길 수는 없지만 꿈을 꾸지 않고 자는 것이 건강하다는 이야기는 분명 기억한다. 


꿈을 자주 꾼다는 것은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는 의미고, 수면 부족은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면서 꿈을 꾼다는 것은 쉬지 못하고 계속 깨어 있는 상태와 마찬가지라고 한다. 의식이 활동하고 있으므로 우리 몸은 피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잠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 또한 근거가 있는 말이라는 것을 동의보감을 통해 알게 되었다. 


결국 좋은 꿈과 나쁜 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꿈은 그 자체로 몸과 마음의 병리적 표현인 셈이다. 따라서 건강하고 청정한 삶을 위해서 꿈은 사라져야 한다.

-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p. 198


새벽이면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는 나를 보고 남편이 하는 말이다.

"그렇게 잠이 부족하면 나중에 치매 걸리네. 다른 병간호는 해도 치매 간병은 나는 못하니 알아서 건강 챙기소!" 나를 생각해 주는 말인지 협박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만약 나에게 치매가 온다면 병원으로 보내라고 공증서라도 작성해 놓아야 하나!


작가의 이전글 빌어 먹을 책임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