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폭스 뉴스 회장 성희롱 스캔들.
뉴스는 배와 비슷해. 방향키에서 손을 떼버리면 좌측으로 쏠리게 되지.
로저는 이런 말을 했어요. "앞서 나가려면 앞섶을 빨아야지."
일어나서 한 번 돌아봐. 이제 치마 좀 걷어봐, 다리 좀 보게. TV는 시각 매체야 케일라. 우린 같이 일할 수 있어. 내가 자네를 휙 뽑아서 방송국 맨 앞자리에 꽂아줄 수 있다고. 그 대신 자네는 나에게 보답해야해. 충성심으로.
군인들이 왜 같은 옷을 입는지 알아요? 언제든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성희롱 당한 걸 기록으로 남긴다면 여기에서 가장 약하다는 걸 인정하는거야.
뉴욕에서 여자가 성공하려면 나하고 박아야 돼. 그리고 내가 박으라는 남자하고도 박아야돼.
넌 새 직장 구하기가 쉽겠지만 우린 아니야. 이젠 뼛속까지 폭스라고.
당신이 코너에 몰리면 쫓겨나는 사람은 우리에요.
생선은 머리부터 썩지.
- 당신도 로저에게 당했는지 궁금하네요.
- 어떻게 아셨어요?
- 피해자들 끼리는 서로 알아보거든요.
어떻게 해야 여자가 황금 시간대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까?
내가 했어. 내가 그 사람한테 해줬어. 그 사람은 나에게 "굿 걸", "네 자리를 차지해야지" 라고 말했어. 내가 너무 더러워.
내가 두 번 밀쳐내고 나가려고 하자 그가 묻더군요. "계약이 얼마나 남았지?"
직장내 성희롱이란 이런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들어요.
세상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폭스 뉴스 회장 성희롱 스캔들을 평평한 이야기로 풀어냈지만 배우들의 호연으로 상당히 볼만한 영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트럼프와 설전을 벌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 뼛속까지 보수인 폭스의 수장 '로저 에일스(존 리스고)' 회장은 방송 직후 여성 앵커에게 성희롱이 가득 담긴 트윗을 날려대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공생하고 싶어합니다. 한편 한 때 잘 나가던 폭스의 메인 앵커였던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아무도 보지 않는 대낮의 뉴스 시간대로 자리를 옮겨 '여성의 성상품화에 반대한다'며 화장기 없는 맨얼굴로 뉴스를 진행하다가 로저의 지시로 하루아침에 폭스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죠. 이윽고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폭스에 들어온 '케일라 포스피실(마고 로비)'은 당찬 성격과 멋진 몸매, 그리고 아름다운 얼굴 덕분에 로저에게 눈도장을 찍고 그레천의 뉴스팀 보조에서 기상 캐스터로 단숨에 커리어를 끌어올리게 되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레천 칼슨은 직업을 잃은 뒤, 변호사를 사서 홀로 폭스뉴스 회장인 로저 에일스를 성희롱 혐의로 고소했고 그녀의 용기 덕분에 힘을 얻은 폭스의 스물 두 명의 여성들이 마침내 로저 에일스를 폭스에서 내쫓게 된다는 이야기가 담긴 영화입니다.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은 실화 영화입니다. 한국에서도 2018년 들불처럼 번지던 '미투 운동'을 떠올려 보면, 주로 미디어나 연예계쪽 인사들 중에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힘이 없는 약한 여성들을 상대로 성희롱이나 성접대, 성추행, 성폭력등을 아무런 제재나 도덕심 없이 자행하던 사건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았죠. 현재는 많이 뜸한 느낌이지만 추악한 그네들의 실상이 세상에 밝혀지고 나서 자살을 한 사람들도 많았고 요즘에도 대한민국의 어떤 시장 하나가 비서의 성희롱 고소가 두려워 엊그제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잠깐 얘기가 밖으로 샜는데, 영화 밤쉘은 미국 보수 진영의 간판 방송국인 폭스(FOX)라는 곳에서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로저 에일스라는 인물이 그동안 폭스에서 근무하는 여성들, 그리고 여성 앵커들에게 얼마나 많은 추잡한 짓거리들을 해왔는지 낱낱이 고발하는 영화입니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의 홍보문구 처럼 '통쾌하다' 거나 '짜릿함'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는 영화지만 주요 배우들인 샤를리즈 테론, 마고로비 등의 명연기 덕분에 상당한 재미가 느껴지는 작품 되시겠습니다.
여성 앵커는 다리가 생명이다.
- 폭스 뉴스 회장 로저 에일스(다행히 2017년 고인이 되었음♥︎)
폭스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 특히 여성 앵커들은 몸에 쫙 달라붙는 드레스나 원피스 계열의 옷을 항상 착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폭스 뉴스의 회장인 로저 에일스가 여성의 다리를 좋아해서죠. 여성 앵커의 반신샷 앵글만 카메라맨이 잡고 있으면 로저 에일스가 어디선가 나타나, 그의 분부대로 여성 진행자의 다리가 나오게끔 풀샷으로 전환하는게 그동안 폭스 뉴스의 대략적인 앵글샷입니다.
젊은 시절에 폭스에 들어가 이름을 날렸던 그레천 칼슨은 이제 단물 다 빠진 자신과 젊은 영계들만 만지고 싶어하는 로저 에일스의 성적 취향에 폭스에서 짤리자마자 성희롱 소송을 준비합니다. 주변에서 그레천을 두고 하는 말은 '처음 당했을 땐 가만히 있다가 왜 회사에서 쫓겨난 지금...?' 이라는 뉘앙스로 그녀를 조롱하고 더이상 잃을게 없던 그레천 칼슨은 증거자료 하나 수집하지 못한채 자신의 오래된 기억으로만 소송 준비를 해야하는게 어렵기만 하죠. 그레천과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있던 폭스 메인 앵커인 메긴 켈리는 그녀가 여성문제로 공격했던 트럼프가 (트위터로...)공격해오는 자신에 대한 성희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늘 전전긍긍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보수 천국인 폭스와 회장인 로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를 다시 뉴스에서 만나, '응 그래, 그냥 헤프닝이었어'로 마무리하게 되는 메긴 켈리. 딸린 객식구(일 안하는 남편 포함)들 덕분에 커리어를 망가뜨릴 수 없어, 현실적인(?) 선택을 내리게 된 그녀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케일라 포스피실은 그레천 밑에 있던 뉴스 팀이었는데 자신의 야심을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로저의 오래된 비서에게 로저를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늘씬하고 아름다운 그녀가 로저의 취향인걸 단번에 알아차린 로저의 비서는 케일라를 로저와 마주하게 도와줍니다. 케일라 포스피실의 야심을 한 눈에 알아본 로저 에일스는 다리를 좋아하는 그의 취향대로 원피스의 스커트를 속옷 라인이 보이게끔 올려보라 케일라에게 주문하고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로저의 말을 따르게 됩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케일라는 그토록 바라던 여성 앵커로서의 시작점인 폭스 뉴스의 기상 캐스터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그레천 칼슨의 로저 에일스에 대한 성희롱 기소가 조금씩 지쳐가던 무렵 메긴 켈리 역시 폭스에 들어왔던 초반에 로저에게 당했던 성희롱과 성폭력을 자신의 뉴스 팀에게 고백하게 되고 현재진행형인 여성 피해자를 물색하다 분장실에서 우연하게 들은 케일라가 요즘 로저와 하고있는 일 덕분에 고소 진행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그레천이 홧김에 쏘아올린 고소장에 메긴이 힘을 보탰고 나머지 폭스 여성들 스물 한 명까지 더해져, 결국 로저의 성적 취향과 지위를 배경 삼아 여성들을 주물러댔던 변태같은 성 스캔들이 세상에 공표되게 되고 결국 로저가 폭스를 떠나게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영화 밤쉘엔 폭스에서 근무하면서 로저 에일스에게 성적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또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모티브 삼아 가공의 인물로 만들어낸 캐릭터는 마고 로비가 연기한 케일라 포스피실 딱 하나입니다. 극을 끌고가는 건 샤를리즈 테론이지만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케일라 라는 가공된 캐릭터 입니다. 앞서 줄거리에서 말한대로 '현재진행형' 으로 이뤄지고 있는 로저에 대한 성접대를 실시간으로 말해줄 수 있던 인물이 케일라이기 때문이죠. 분장실에서 메긴 켈리가 분장팀 여성들에게 우연히 들은 '로저의 집무실 뒤엔 방이 하나 더 있다. 케일라는 늘 그 곳에서 나와 분장실로 온다. 그녀의 얼굴와 입 주변의 화장은 언제나 지워져 있다.' 그 길로 메긴은 케일라에게 찾아가 증거를 확보합니다. 또한 로저에게 성공을 볼모로 성을 착취당하던 케일라는 폭스에 들어와서 첫눈에 사랑에 빠졌던 옆자리의 '레즈비언 친구(케이트 맥키넌 / 제스 역)' 에게 전화로 로저와 있었던 일을 고백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를 정말 어마어마하게 잘 합니다. 로저와 그의 집무실에서 단 둘이 나누는 대화나 로저가 지위를 이용해, 성적으로 그녀를 유린하는 장면에서도 숨막히는 긴장감과 '아무리 저 인간이 회장이지만 나한테 이래도 되나?' 싶은 감정연기를, 마고로비가 그동안 펼쳐왔던 필모그래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폭발적인 연기로 관객의 넋을 빼놓습니다.
물론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도 좋았지만 그녀의 평소 모습과는 의도적으로 살짝 다르게 만든 메이크업과 중저음의 목소리에 영화를 보는 내내 눈호강을 하는 느낌이었어서 오히려 미모 때문에 연기가 가려지는 느낌을 주는 영화였달까요.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력을 폭발시켰다면 샤를리즈 테론은 끝내주는 외모로 스크린을 그냥 잡아먹습니다. 여태까지 샤를리즈 테론의 영화를 엄청나게 많이 챙겨봤지만 비쥬얼적인 아름다움은 밤쉘을 뛰어넘는 작품이 없을 듯 하네요.
밤쉘은 실화이기 때문에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메긴 켈리와 최대한 비슷하게 분장한 샤를리즈 테론입니다. 특수분장이라 분장 시간에만 3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 있죠.
영화 밤쉘 실제 주인공인 메긴 켈리와 샤를리즈 테론 사진을 보시죠.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에서는 여성이 권력이 있는 남성에게 자신의 커리어를 담보로 성적으로 유린당하는 심리묘사를 끝내주게 잘 표현했습니다. 그레천이 영화 초반에 로저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발한다고 했을때 이미 로저에게 당할대로 당한 폭스의 다른 여성들은 그 누구도 '나도 당했다'라는 말을 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으레 관례인 것 처럼, 여성들이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당연히 회사 사장이나 회장에게 몸을 주는게 사회 통념인 것 처럼 이미 가스라이팅 되어 마치 암묵적인 룰처럼 여성들 스스로가 세뇌되어있는 장면들이 참으로 개탄스러웠습니다. 나중에 가서야 용기를 내, 자신들도 로저 에일스에게 성희롱과 성 착취를 당했다고 고백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도 아직 만연해 있는 직장내 성희롱은 수면위로 떠오른게 많이 없을 뿐이지 지금 이 순간에도 직장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유로 음흉한 직장 상사의 변태같은 성적 취향을 감내하는 여성들이 많을 것입니다. 애초에 우스갯소리를 한답시고 같잖은 성적 농담을 시작하는 남자들이 문제지만 그걸 듣고도 어쩔 수 없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는 여성들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거야 원 무서워서 회사에서 여직원들이랑 농담 따먹기 하겠냐?' 라는 남자들이 눈에 선한데 회사에선 그냥 닥치고 일이나 했으면 좋겠네요. 정 여직원들이랑 노가리를 까고 싶으면 성적인 요소 빼고 하시구요. 지들 딸한테 똑같은 농담 하는 남자가 있다면 당장 찾아가서 고소할 놈들이 정작 남의 딸들한테는 너무나 쉽고 안일하게 세치 혀를 놀리는게 다반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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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밤쉘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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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쉘의 뜻은 폭탄선언 이라는 뜻입니다. 영화 밤쉘에서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쓰인듯 하네요. 세 주연 여성 모두 금발이라서...
[bombshell]
1. 폭탄선언, 몹시 충격적인 일 2. 아주 섹시한 금발미녀
예전에 미군이 전쟁 때 적국가에게 떨어뜨렸던 폭탄에 섹시한 금발의 미녀 이미지가 그려져 있었어서 단어의 두 번째 뜻이 되었다고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