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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ul 21. 2020

영화 반도 리뷰 쿠키영상 없음

K-좀비에 이어 K-신파에 먹혀버린 영화.

신은 우리를 버렸다.





여러분! 놀 때 꼭 명심하세요! 오늘만 사는 것 처럼 노세요~!












장르영화의 한계성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영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퍼지고 4년 뒤. 일본으로 향하던 피난선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정석(강동원)'이 돈을 위해 한국으로 다시 들어간다는 이야기.


영화 반도는 '부산행(2016)' 이후 4년 뒤를 그렸습니다. 딱 부산행 개봉연도와 반도의 개봉연도가 대한민국 현지 시간과 맞닿는 부분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도는 개연성도 별로 없고 어이없는 신파극을 영화 후반에 배치해, 관객에게 철저한 시간낭비를 안겨다주는 고딴 영화가 되었습니다.



영화 반도 줄거리



영화 부산행에서 보여준 미스터리하고 기이한 K-좀비(...) 사태가 일어나던 때,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영화 반도는 시작됩니다. 군의 대위인 주인공 정석은 친누나와 누나의 식구들(조카, 매형)과 함께 한국을 탈출하는 배를 타러 항구로 출발하는데요, 일본으로 향하는 피난선에 올라탄 정석 일행은 이내 감염자 한 명 때문에 누나와 조카를 잃고 일본 대신 홍콩으로 진로를 바꾼 배 위에서 어렵사리 생존하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4년 뒤. 홍콩에서 한국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감염자 취급을 받는 정석과 그의 매형 '철민(김도윤)'. 홍콩의 밤거리를 주물럭거리는 패거리들은 그 두 사람에게 한국으로 돌아가 트럭 하나를 빼오라는 미션을 주고, 두 사람은 트럭에 실려있는 '2천만불(우리나라 돈으로 약 240억원)'을 회수해 오면 돈의 절반을 수고비로 준다고 약속받습니다. 좀비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전에 한국에서 택시 운전을 하던 아줌마와 또 한 명의 한국인(이보영), 그리고 정석과 철민. 이렇게 네 사람은 홍콩에서 한국으로 불법입국 해 4년 만에 고국의 땅을 밟습니다.





빛과 소리가 없으면 눈뜬 장님과 다름없는 좀비들 사이에서 너무도 쉽게 달러가 들어있는 트럭을 찾은 정석 일행. 홍콩 밀수꾼들의 위성전화를 이용해 항구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연락을 취하려던 찰나, 어디선가 날아온 수많은 조명탄과 소음 덕분에 졸지에 좀비들의 먹잇감이 된 네 사람은 이윽고 뿔뿔이 흩어지게 됩니다. 주인공들을 위협하던 인물들은 한국에 남아서 4년 동안 생존한 군인들. 데스크에 앉아 부하들을 부릴줄만 아는 '서 대위(구교환)'와 실전에서 뛰면서 늘 서대위를 업신여기는 '황 중사(김민재)'는 이미 죽어버린 전 택시 아줌마와 좀비에 물린 또 다른 한국 청년을 뒤로하고 트럭을 가져갑니다. 정석은 난리통 속에 갑자기 나타난 '준이(이레)'와 '유진(이예원)'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그의 매형인 철민은 트럭 안에 숨어있다 군인들에게 발각되어 '술래잡기' 놀이에 참여하는 신세가 됩니다.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서 떠돌아다니며 생존하고 있는 일반인들을 '들개' 라고 지칭하는 서 대위와 황 중사의 군인들은 그저 여흥으로 들개들을 잡아다가 좀비들과 술래잡기를 하는 게임을 벌이며 제멋대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여자하나 없이 근근이 버티는 일상을 벗어나고픈 서 대위는 자살결심을 하지만 이상한 트럭 안에 달러돈이 엄청나게 많다는 보고를 '김 이병(김규백)'에게 듣고 곧바로 트럭에 있던 위성전화를 찾아내어 홍콩 밀수꾼들과 거래를 합니다.






한편 살아남은 정석은 왕년에 군 사단장이었다는 치매걸린 노인 '김 노인(권해효)'과 정석을 구해준 여자아이들의 엄마인 '민정(이정현)'을 만나 왜 자신이 한국에 다시 들어왔는지 상황을 설명하고 트럭을 회수해 인천 항까지 도달하려는 목표를 짭니다. 군인들이 모여있는 지역에서 매형이 살아있음을 알게된 정석은 매형을 구하러 술래잡기 스테이지에 직접 잠입하고 겨우겨우 군인 지역을 탈출하지만 4년 동안 좀비들을 피해 오직 생존에만 매달리던 서 대위와 황 중사는 마지막까지 정석과 민정의 앞길을 막습니다. 과연 홍콩으로 돌아가는 배를, 정석 일행은 무사히 탈 수 있을까요?




영화 반도 볼거리


부산행을 기억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웃기지만 속칭 'K-좀비'의 신호탄격인 영화 부산행은 영화가 개봉한지 4년이나 지난 지금도 꾸준히 언급되고 완벽한 영화는 아닐지라도 꽤 잘 만든 한국형 좀비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영화 반도는 부산행의 감독인 연상호 감독이 그대로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바 있죠. 한국형 좀비 다음엔 한국형 아포칼립스를 영화 반도에서 그대로 구현해 냈습니다. 이 점은 상당히 박수쳐줄만한 부분이에요.




정석이 배를 타고 돌아온 대한민국의 인천항부터 달러가 들어있는 트럭의 위치인 오목교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들에서 본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았습니다. 99% CG로 완성한 작업물이라고 해도 굉장히 공을 들인 티가 팍팍 나는 장면들이었으며 육교로 이어지는 사방이 꽉 막힌 곳에 갇힌 좀비들의 모습도 굉장히 섬뜩했습니다. 특히 군인들이 술래잡기를 하는 곳은 홈플러스나 이마트 같은 쇼핑몰을 개조해 거주까지 하는 디자인을 완성하여 꽤나 그럴듯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 반도였습니다.





너무도 아쉬운 스토리와 신파극


기본적으로 영화 반도는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떠올리며 극장을 찾으면 안되는 영화입니다. 전혀 결이 다른 영화이며 좀비사태 이후 4년 뒤를 그린 영화라서 전반적인 스토리나 등장인물들간의 연관성등이 거의 없는 영화입니다. 정석과 정석의 매형은 4년전에 배에서 잃은 누나와 부인, 그리고 조카와 아들 때문에 '구하려고 시도도 해보지 못한채' 라는 미련과 자책으로 홍콩에서 근근이 살고 있다가 피난민 처리도 되지 않는 자신들의 삶을 돈으로라도 바꿔보려 한국으로 다시 들어가기로 마음먹습니다. 예전에 사단장이었다가 지금은 치매가 온 노인인 김 노인은 '제인(JANE)'이라는 미군에게 답신도 없지만 수시로 무전을 날려가며 소일거리를 하는 인물이고 여자의 몸으로 4년동안 지옥도에서 살아남은 민정은 서 대위와 황 중사를 예전부터 알던 인물로 묘사됩니다. 영화에서도 짤막하게 대사로 나오지만 예전엔 민간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던 군인들이 시간이 지나 구조된다는 보장도 없는걸 깨닫고 자포자기 신세로 변해간 듯 하네요. 군인들과 좀비들에게 쫓기다 총에 맞는 김 노인은 그렇다 쳐도 마지막에 민정이 보여주는 희생정신과 그 순간 갑자기 매형과의 대화를 떠올리는 정석의 구리구리한 신파극은 부산행에서 그래도 인물들간의 내러티브를 쌓으려는 흉내라도 냈던 연상호 감독이 4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식 신파를 상당히 사랑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영화 부산행의 'K-좀비'에 이어 'K-신파'에 먹혀버린 영화 반도.                                


진짜 마지막에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텐데 민정의 턱에 댄 기관총의 모습을 보고 질질 짜는 아이들의 모습에 정말 시간 가는 줄 알고 봤습니다. 솔직히 영화 반도는 큰 맥락이 없는 영화라 마지막에 신파를 우겨넣은 티가 난달까요. 달러가 실린 트럭을 빼오려고 홍콩에서 인천으로 갔다가 여자들과 군인들을 마주쳐 결국 사단이 난다는 이야기가 전부인 영화이기에. 좀비는 거의 20%의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영화 반도 초반과 후반에 보여지는 자동차 추격씬은 한국 영화에서 본적 없는 호쾌한 액션들로 버무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좀비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밤시간에 주로 카체이싱 액션을 펼쳐서, CG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당히 절감하려는 의도가 눈에 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게다가 영화 속도를 두 배 빨리 돌린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보기 좀 힘들었답니다. 왜 '분노의 질주' 시리즈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가 위대한 카체이싱 액션을 담고있는 영화인지 영화 반도를 보면 금세 깨닫게 되는 고딴 영화입니다.





서 대위를 연기한 구교환 배우가 마지막에 뭔가 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인상이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름 할 건 하고 퇴장해서 그럭저럭 괜찮았고 좀비사태 이후 4년이 아니라 차라리 부산행2를 찍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감상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반도에서 외국 앵커들이 이야기하는 바에 따르면 부산에 뭔가 희망을 품고 떠났던 사람들 모두 소용없었다는 멘트를 하면서 영화 부산행에서 그렇게 죽자사자 생존을 위해 분투했던 사람들은 감독 손에 그냥 흐지부지 되어버렸습니다. 부산행과 비슷한 이야기로 스핀오프 작품이나 후속작을 찍기 싫었던건 상당히 잘 느껴지는데 영화 반도처럼 이도저도 아닌 영화를 만들기엔 부산행의 영광이 너무 컸다는 느낌입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 반도였지만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찍은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엉성한 작품이었습니다.









+

영화 반도의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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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UN측 여성 미군이 준이에게 너무도 쉽게 총을 뺏기는 장면에서 정말 어이가 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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