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존경합니다.
종종 사람들은 나에게 묻곤 합니다.
너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야?
그럴 때마다 저는 대답하죠. "명왕성의 친구, 클라이드 톰보." 오늘은 저가 가장 존경하는 '클라이드 톰보'에 관하여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2006년 8월 24일, 국제 천문연맹(IAU)에서 행성에 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렸습니다. 그 결과 명왕성은 행성에서 왜소 행성으로 분류되었고 더 이상 명왕성은 행성이 아닌 식별번호 '134340'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초등학교 3학년 이었던 저는 그 사건이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지 잘 몰랐습니다. 그 후, 저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저는 계속 가지고 있던 꿈인 '천문학자'라는 꿈이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계속되는 만류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천문학자를 한다고 하면 나오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대답들.
왜?
단지 돈을 못 번다는 이유로. 어렵다는 이유로.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저에게 '천문학자'가 아닌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중1 때부터 들어왔습니다. 그런 저는 이미 지쳐 있었고 정말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천문학 관련 책을 읽던 중 명왕성이 퇴출된 사건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클라이드 톰보'. 그렇게 저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오게 되었습니다.
클라이드 톰보는 1906년 2월 4일, 미국의 일리노이주에서 태어 났습니다. 그의 가족은 비록 가난하였지만 클라이드 톰보는 별과 하늘을 사랑했습니다. 그는 삼촌의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며 자신의 상상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캔자스로 이사를 간 그는 대학마저 포기 하고 열심히 월급을 모아 혼자의 힘으로 반사 망원경을 만듭니다. 자신이 만든 밤하늘의 창을 통하여 매일 별의 움직임을 조금 씩 관찰하며 자신이 정성스럽게 그린 목성과 화성의 그림을 로웰 천문대에 보내게 됩니다. "몇 달 동안, 로웰 천문대에서 함께 일해봅시다." 그 당시 로웰 천문대 관장 이었던 베스토 슬리퍼가 승인을 내려 주었습니다. 그렇게 톰보와 명왕성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23살, 가난한 농장 출신이었던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임무. 매일 같은 밤하늘을 찍은 사진을 관찰할 것. 그 사진 속, 수많은 별 중 위치를 바꾸는 티끌 만한 별 찾기. 그는 불평했습니다. 하지만 불평하면서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고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1930년 2월 18일에 클라이드 톰보와 명왕성은 서로 조우하게 됩니다.
마치 그 별이 나에게 윙크하는 것처럼 보였다.
-클라이드 톰보-
그는 그렇게 9번째 별인 행성 X를 발견합니다. 자신이 찾은 행성 X는 로웰 천문대를 세운 행성 X를 찾지 못하고 죽게 된 '퍼서벌 로웰'이 그토록 찾던 행성이었습니다.(19세기까지 8번째 행성인 해왕성이 발견되고 9번째 행성도 존재할 것이라 예견되었는데 로웰은 이 행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후 '행성 X'에는 명왕성(Pluto)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고 자신이 일하던 로웰 천문대에서 1945년까지 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 하자면 1992년. 나사에서 톰보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게 됩니다.
"명왕성 탐사선에 탑승해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2006년, 마침내 뉴 허라이즌스호는 명왕성으로 향하게 됩니다. 탐사선에 유일하게 탑승한 클라이드 톰보. 지난 2015년 7월. 그의 재를 담은 상자가 명왕성에 도착하였습니다. 그의 영혼은 명왕성에 뿌려졌습니다. 그렇게 명왕성과 명왕성을 세상에 알려 주었던 톰보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의 재를 담은 상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합니다.
“미국인 클라이드 톰보 여기에 눕다. 그는 명왕성과 태양계의 세 번째 영역을 발견했다. 아델과 무론의 자식이었으며, 패트리샤의 남편이었고, 안네트와 앨든의 아버지였다. 천문학자이자 선생이자 익살꾼이자 우리의 친구, 클라이드 W. 톰보(1906~1997).”
영영 우리의 마음속에는 식별번호'134340'이 아닌 명왕성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는 클라이드 톰보를 만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저가 했던 생각들이 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그도 저처럼 단지 하늘과 별을 좋아하기 때문에 천문학자를 꿈꾸게 되었고 자신의 상상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그러나 저는 클라이드 톰보 보다 더 좋은 시대, 더 좋은 환경 속에 살아갑니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와 돈 때문에 저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천문학을 그만 둔다는 것은 너무 어리석었고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흔들렸던 저의 마음을 굳건히 세울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현재, 저는 천문학과를 진학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저는 물리 천문학자가 된다면 현실과 돈 때문에 천문학을 포기하려는 친구들에게 저가 얻었던 감동을 그들에게 나눠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닐 타이슨(대표작:COSMOS)과 같은 대중과학자가 되어 세상에 소리치고 싶습니다. '더 이상 천문학은 남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오늘도 밤하늘을 올려다 볼 것입니다. 클라이드 톰보와 같은 천문학자가 되기 위해...-천문학자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