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백호 Aug 14. 2015

세상의 좌표

은하 집단의 규모에 관하여

도대체 지구가 어디야!

오늘은 같이 상상해 보는 것으로 작해 봅시다.

나는 우연히 한 외계인이랑 친해졌다. 그리고 내 생일이 되었고, 외계인은 내 생일선물도 줄 겸 지구에 놀러 온다고 한다. 외계인이 나에게 물어보길" 지구는 어디에 있어?"

우리가 외계인에게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선 우리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오늘은 지구부터 우주 거대 구조까지 긴 여정을 같이 떠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Where Am I?

1. 지구

지구는 푸르다.-유리 가가린-
정의: 태양계에서 3번째로 가까운 행성. 인류가 살며 달을 위성으로 가짐.

지구는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모든 역사와 추억을 담은 공간입니다. 과거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도. 그렇다 보니 지구라는 행성이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지 모르겠습니다.

하얀점이 지구입니다.

 보이저 1호가 발사된 후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지구로부터 61억 Km를 비행하였을 때 지구 사진 하나를 촬영했습니다. 그 사진을 본 '칼 세이건(COSMOS저자, 보이저 프로젝트에 큰 공헌을 함)'은 지구를 보고 ' 푸른 점'이라고 칭하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천문학을 공부하면 사람이  겸손해진다고 합니다. 태양 빛 속에서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인류... 우린 그 티끌 위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 태양계

지구의 형제자매, 그리고 부모
정의:태양과 그것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천체의 집합

초등학교 시절, 우리가 많이 외우던 단어(?)가 있습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

각 행성들의 순서대로 첫 글자를 따서 외웠던 것인데요. 그래서 저가 한창 어렸을 때는 태양계라는 것이 태양과 행성들 뿐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태양계는 과거에 알았던 것 보다 훨씬 복잡하고 경이로웠습니다. 밤하늘에 꼬리를 다는 혜성, 그 혜성들의 제작소인 오르트 구름, 카이퍼 벨트, 위성 등 이런 천체들은 저를 더욱 놀라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는 무엇일까요? 태양계의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로 '태양'입니다.

왼쪽 그래프는 태양계내의 천체들의 질량 차지율, 오른쪽은 태양계의 행성들의 질량 차지율.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태양의 질량이 압도적으로 큽니다(약 99.86%,1.9891 ×10^30Kg).  그리고 목성과 토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말은 지구형 행성(수성, 금성, 지구, 화성)보다 목성형행성(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더 질량을 많이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행성들의 이름은 어떻게 유래된 것 일까요? 행성 하나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양(sun)
태양의 신,  헬리오스(로마식'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수성(Mercury)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로마식'머큐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깝다 보니  심부름하기가 좋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전령: 명령이나 고시 따위를 전하여 보냄)
금성(Venus)
'샛별'이라고 불리는 금성은 그리스인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행성이라 생각하여 미의 여신인 '비너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구(Earth)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이름을 따서 지은 영어식 이름입니다.
화성(Mars)
화성은 산화철이 풍부하다 보니 붉게 보입니다. 이 붉은색이 피로 묽든 전장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전쟁의 신인 '마르스'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목성(Jupiter)
목성은 행성 중에서 가장 큰 행성인데, 신들의 왕인 제우스(로마식'주피터')의 이름을  따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당시 그리스인들이 목성이 어떻게 가장 큰  행성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수수깨끼라고 합니다.(댓글을 보시면 linelite님께서 수수깨끼의 실마리를 잘 정리해 놓으셨네요ㅎ.)
토성(Saturn)
행성 중에서 가장 느리다고 해서(원래대로라면 태양에서 멀수록 공전속도가 느려지므로 해왕성이 가장 느린 행성이 됩니다. 하지만 이 당시까지 관측되었던 범위가 토성까지였고 따라서 토성이 가장 느리게 가는 행성이었습니다.) 시간의 신 크로노스(로마식:'새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천완성(Uranus)
하늘의 신 우라누스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아들인 크로노스에게 쫓겨나 토성보다 멀리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해왕성(Neptune)
푸른 행성으로서 바다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로마식'넵튠')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명왕성(Pluto)
지옥의 신, 하데스(로마식:플루토). 하데스는 음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데 그것처럼 명왕성도 너무 멀다 보니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렇다면 태양계에는 행성들만 태양 주위를 돌고 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소행성, 카이퍼 벨트, 오르트 구름 등 다양한 천체들이 태양 주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소행성대(흰색)와 트로이 소행성군(초록색)

소행성은 태양계 행성들 보다 작은 천체들입니다. 주로 소행성대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하는데 그 이유는 태양계 초기, 먼저  형성된 목성의 중력 때문에 서로 합쳐지지 못하고 남은 천체들입니다. 이때 행성 궤도에 걸치는 소행성들의 모임을 '소행성군'이라고 합니다.

카이퍼 벨트, 태양으로 부터30~ 50AU정도 떨어져 있습니다.(초록색)

카이퍼 벨트는 소행성대와 성질이 비슷한데 주요 물질이 얼음입니다. 여기 있는 천체들은 왜 행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명왕성이 퇴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르트 구름 상상도.

오르트 구름은 무수한 얼음 천체로 이루어진 이론적인 구역으로 구형의 구름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오르트 구름은 '혜성제작소'인데 여기서 많은 혜성들이 태어납니다. 또한 오르트 구름을 통하여 태양의 중력이 아주 멀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우리 은하

 우리은하. 막대나선구조.
*은하의 중심과 태양계의 거리는 약 260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우주 속에는 수많은 별들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별들은 홀로 고립되는 것을 싫어 하기에 별들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구성하였습니다. 바로 '은하'입니다.

은하의 구조와 관측가능한 천체들

섀플리(1917년)라는 과학자가 세상에 등장하기 전까지 우리 은하의 중심은 '태양'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섀플리가 관측 결과를 토대로 우리 은하의 중심이 태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그 후, 허블(1923년)이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 은하 밖의 외부 은하임을 밝혀 냄으로서 우리의 시야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는 우리 은하의 구조가 정상 나선 은하가 아닌 막대 나선 은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관측한 우리 은하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요?

빛이 은하의 한쪽 끝에서 반대편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10만 광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빛의 속도는 약 30만 Km/h인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어떤 것도 빛보다 빠른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빠른 속도로 10만 광년을 가야 한다니! 상상하기 힘든 규모입니다. 이렇게 큰 은하는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은하의 구조는 크게 은하핵, 은하원반, 헤일로(Halo)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은하핵: 은하의 중심부로, 별들이 모여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팽대부가 있고, 팽대부를 막대 모양의 구조가 가로지르고 있습니다.(주로 붉은색의 늙은 별들이 분포)
은하 원반: 막대 구조의 양끝에서 나선팔이 하나씩 뻗어있고, 나선팔 중간쯤에서 가지가 갈라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주로 젊은 별들과 성간 물질이 분포)
헤일로(Halo): 우리 은하를 둘러싸고 있는 공 모양의 공간(주로 붉은색의 늙은 별들로 이루어진 구상성단 분포)

현재 과학의 급진적인 발달로 항공우주영역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우주여행도 계획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의 기술로는 은하 밖으로 나가 은하의 사진을 찍어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은하가 회전하고 나선 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B)가 (A)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의 원반 부분에 어둡게 보이는 성운은 대부분 중성 수소 가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성 수소가 다른 원자와 충돌을 하여 약간의 에너지를 얻게 되면 전자가 양성자와 같은 방향으로 돌게 됩니다. 그러나 곧 다시 원래의 바닥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때 두 에너지 상태의 차이에 의해 파장이 21cm인 전자기파가  방출됩니다.  이 전자기파를 은하면을 따라 관측함으로써 21cm파의 복사 세기가 불연속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과(우리 은하가 나선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음) 도플러 이동(적색 편이와 적색 편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나선팔이 회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값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탐구하는 자세. 이런 자세들이 과학의 발전을 이끌어 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 국부 은하군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속해있는 국부은하군
은하군:수십 개의 은하들이 모인 집단

거리가 가까운 은하들은 묶어놓은 단위를 '은하군'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현재 포함되어 있는 국부 은하군을 보면 주요하게 안드로메다 은하, 우리 은하, 삼각형 자리 은하가 존재합니다. 그 이외에 대부분의 은하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왜소 은하 이거나 불규칙 은하, 또는 안드로메다와 우리 은하에 묶여있는  위성은하입니다. 크기는 상대적으로 안드로 메다 은하가 우리 은하보다 크지만 우리 은하가 상대적으로 암흑물질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질량은 우리 은하가 더욱 무겁습니다. 국부 은하군에는 54개의 은하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유동적이어서 54개라는 것도 지구에서  관측되는 것만을 말한 숫자입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은 은하까지 포함한다면 54개보다 더 많은 은하가 국부은하군을 구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4.5. 은하단

우주 탄생 6억년 후 서로 무리를 이른 은하들.

은하단은 서로 중력의 영향으로 인해 서로서로 속박된 수백 개~수천 개의 은하 집단을 말합니다. 은하단은 은하군을 내포하는 개념이 아니라 은하군보다 훨씬 규모가 큰 은하들의 모임입니다. 은하단의 큰 특징 중 하나는 'ICM'이라고 불리는 은하단내부 물질입니다. ICM은 은하 사이에 분포하며 가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 국부 초은하단

국부 초은하단
초은하단: 은하군과 은하단이 수백 개가 모인 집단

우리 국부 은하군이 포함되어 있는 초은하단으로, 처녀자리 은하단을 포함하여 100여 개의 은하군과 은하단이 모여 있으며, 규모는 대략 1억 광년 접도입니다. 국부 초은하단을 보면 밝은 은하단들의 약 70%가 원반 모양의 구조에 분포하고 있고, 나머지는 원반을 둥글게 둘러싸며 분포하고 있습니다.


6. 우주 거대 구조

현재까지 관측된 우주의 가장 큰 구조

1989년, 은하들이 연결되어 분포해 있는 그레이트 월이 발견되면서 초은하단보다 더 큰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구조를 보면 은하단과 초은하단들이 암흑물질의 영향을 받아 거품 모양으로 얽혀 거대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은하들이 많이 몰려있어 서로 길게 연결된 곳을 '거대가락(필라멘트)' 은하가 존재하지 않는 빈 공간을 '거대 공동(보이드)'라고 칭합니다.


앞으로 우주 거대 구조보다 더 큰 구조가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발견된 더 큰 구조를 뛰어넘은 구조가 나오고...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과연 얼마큼 일까요? 아마 정말 적은 부분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주의 신비를 어느 정도 알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상상력을 넓히세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보일 것입니다.-천문학자소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