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레터의 인생 조언을 배달합니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을 어떻게 정리하나요?
오래된 고민입니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직접적으로 의절 의사를 밝히고 관계를 마무리한 사이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이 사람이 제 '취향 도둑'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제 취향을 따라 하고 제가 겪은 일을 본인이 겪은 일이라고 말하거나, 저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제 인간관계까지 모방하려고 하는 등 소름 끼치는 행동들을 했습니다.
이 사건들은 완전히 종결되어 정리되었는데요. 다만 문제는 제게 있어 사건의 종결과 별개로, 싫어하는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신경 쓰지 않으면 될 텐데 어째서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게 돼요. 빈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 싶은 심정과 동시에 아직도 저를 따라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은 심정입니다. 여전히 사소한 부분들에서 제 취향을 따라 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명확하게 불쾌감을 표시했던 부분이라 스스로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텐데도요. 물론 이것을 본인에게 경고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시는 대화를 섞거나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요.
주로 그 사람의 SNS를 확인하면서 '얘는 아직도 나한테서 베껴간 취향을 못 버렸네', '역시나 하찮은 삶을 살고 있군', '정말 끼리끼리 놀고 있네', '한심하다' 하는 생각 등등을 합니다. 확인 후에 유쾌한 기분은 아니에요.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 나쁜 감정을 느끼는 건 유쾌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 사람에 대한 흉을 본다든지, 그 사람을 괴롭히거나 못된 행동을 한다든지 하는 미성숙한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복수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다만 마음 깊이 이 사람이 저에게 잘못한 만큼 꼭 되돌려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움'이라는 감정이 남아있다는 사실조차 싫은데, 지금의 제 행동과 마음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저를 불쾌하게 만듭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도, 흉을 보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객관적으로 그 사건을 전달할 자신이 없어 어딘가에 솔직하게 털어놓아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 상태로 시간이 꽤 오래 지나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이 많이 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정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직접적으로 그 사람과 대화를 시도해 보라'라는 조언은 삼가 주시 기를 정중히 부탁드리며, 여러분들이 지금 저의 상황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조언을 자유롭게 나눠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느림보거북이의 조언
우선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문제가 되는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잘못된 감정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본인을 따라 해서 소름이 끼치고 싫은데 계속 따라 할까 봐 신경 쓰이는 걸 어쩌겠어요. 마음이라는 것이 원래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또 그렇게 누그러지는 것이잖아요.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관조적으로 마음을 차분히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요? 싫어하는 마음이든 어떤 마음이든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마음에 휘둘릴지 말지 정도까지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해서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안 좋은 마음. 들어도 됩니다. 다만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지켜보는 거예요. 안 좋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그 사람이 계속 그렇게 하는지 알고 싶을 때는 호흡을 차분하게 그리고 또 깊게 쉬면서 '지금 내가 또 안 좋은 생각이 드는구나' 하고 알아채는 훈련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호흡에 집중을 해보는 거죠. 호흡에 집중하는 동안 계속 생각이 나도 괜찮아요. 우리는 거기에 휘둘리지 않는 훈련을 하는 거니까. 그냥 단지 또 호흡으로 돌아와서 집중하면 되는 겁니다. 사실 이러한 훈련은 명상과 관련이 깊은데 비단 이번 일 뿐만이 아닌 질문자님에게 시시각각 일어나는 감정들을 알아차리고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어요. 차분히 10~15분 정도 시간을 비울 수 있으면 충분해요 마음이 안 좋을 때 편하게 호흡하면서 호흡에 집중하고 관조적인 자세로 마음을 지켜보도록 노력해봐요. 그러다 보면 점점 사사로운 일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질문자님 본인을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질문자님을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6시내고양이의 조언
싫은 건 싫은 겁니다 인생사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이죠 예수님 부처님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싫은 마음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갖춰진 사람이며 평균 이상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사시면 언젠가 마음이 트이는 날이 옵니다 " 아 그땐 내가 그랬었지ㅎㅎ 그래도 내가 이 고민을 하고 산 덕에 극단적이거나 내인성에 나 자신이 크게 상처 내는 일은 없었단 말이야? 내 느낌 이런 마음들 ~ 참 좋다” 이렇게 느낄 날들이... 님은 빨리 오실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감정이 뭔지도 모르고 삽니다. 이게 싫은 감정인지 질투인지 괘씸함인지 분노인지 애증인지... 모르고 행동합니다 그래서 늘 크고 작은 말썽이죠^^ 싫은 사람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인간답고 예쁘고 탁월한 겁니다
익명의머루의 조언
저는 싫어하는 마음을 애써 없애려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세상에는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고통스러운 사실이어도 사실이니까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사람은 전혀 아름다운 존재가 아닙니다. 왜냐면 현재 사람들의 모습을 둘러보면 그 증거가 됩니다. 국내에서, 남에게 확실한 피해를 줘서 받는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 범죄가 매년 190만 건에 달하는 것 혹시 알고 계시나요? 질문자님은 세상에 사람들이 100명 있으면 좋은 사람이 33명, 보통 사람이 33명, 나쁜 사람이 33명 있을 것 같나요? 절대 아닙니다. 100명 중에 좋은 사람은 5명, 보통 사람은 20명, 조금 나쁜 사람은 60명, 나쁜 사람 15명입니다. 100명 중에 75명은 최소한 별로 좋지 못한 사람들이에요. 주변에 4명 있으면 그중에 정상적인 사람은 1명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적은 게 현실인데 왜 굳이 애써서 사람과 세상을 좋게 보려 하세요?? 질문자 님의 친구는 분명히 이 25% 안의 인간이 아닌 겁니다. 이제부터는 75% 사람들 때문에 질문자님의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마세요. 나머지 25%의 정상적인 사람을 내가 잘 골라 만나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 내가 보통 사람 혹은 좋은 사람이 되면 됩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귀지 마시고 사람이라고 다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지 마세요. 사람을 가려서 사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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