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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형민 May 17. 2023

발리에서의 열흘. 발리의 매력에 푹 빠지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떠난 퇴사 여행 Part2.

길리에서의 추억을 뒤로한 채 발리로 돌아왔다. 도보, 자전거, 마차로만 다녔던 길리와는 달리 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인 도로가 펼쳐지는 발리는 다시금 익숙했던 일상으로의 복귀를 알리는 것 같았다.


우붓. 발리에서 가장 발리 스러운 곳


우붓은 지난 1월에도 잠시 여행을 왔었던 곳이다. 내가 묵었던 리조트는 언제나 푸르른 야자수 숲이 눈에 들어왔다. 배경음악으로는 발리풍의 통통 튀는 느린 곡조의, 하지만 기분을 설레게 하는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내가 진짜 발리에 있구나"

적어도 우붓에 있는 동안은 이런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붓 왕궁을 중심으로 한 우붓 메인로드는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우붓 왕궁의 이국적인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좋고 운이 좋으면 발리 전통춤을 볼 수도 있다. 


우붓왕궁 입구를 들어서면 펼쳐지는 풍경,


연못사원 앞에 있는 우붓 스타벅스 또한 명소라면 명소. 시원한 커피 한잔을 들고 연못 사원을 둘러보거나 잠시 걸터앉아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우붓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


스미냑. 시원한 파도와 활기찬 거리


우붓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스미냑. 내륙인 우붓과는 달리 바닷가를 끼고 있는 이 지역은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비교적 젊은 세대들이 많이 보이고 현대화된 쇼핑몰과 편의시설들도 더 많은 듯한 인상이다. 바다에서 놀고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 하고, 쇼핑몰에서 옷과 기념품을 사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이 모든 일정을 소화 가능한 곳이 바로 스미냑이다.


파도가 쌔기 때문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저녁에는 비치클럽이 열려 광란의 밤을 연출한다.


스미냑비치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우리는 백사장 근처에서 거세게 밀려오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정도로 놀았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여행의 꽃은 숙소다.


지난번 길리, 그리고 이번의 발리(우붓, 스미냑)을 통틀어 총 5곳에서 묵었다. 여행이 2~3일 정도로 비교적 짧다면 신경 쓸 것이 줄어들지도 모르지만 일주일이상으로 늘어난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다.


이번에 우붓에서 묵었던 아디 비스마 인 (Adi Bisma Inn)은 작은 리조트로 우붓 메인 로드 접근성이 좋아 선택한 곳이다. 하지만 룸 컨디션은 최악. 예약 사이트에서는 분명 대리석 바닥이었는데 막상 우리에게 배정된 룸은 목조로 된 작은방. 

아디 비스마 인 B10 객실. 첫인상만 좋을 뿐이다. 


방이 전체가 눅눅했고 침대에서도 눅눅한 냄새가 가시지를 않았다. 침대를 덮고 있는 커튼 천장에도 곰팡이가 피었던 흔적이 그대로 보였다. (더운 동남아 날씨에도 빨래도 마르지 않으니...)


길리에서 체력이 많이 고갈되었던 터라 방을 또다시 옮길 체력이 없어서 그대로 지내기는 했다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반면, 스미냑(정확히는 꾸따)에서 묵었던 숙소는 에어비엔비를 통해 예약한 빌라 망고(Villa Mango). 비록 중심지와는 떨어져 있고 교통편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오토바이가 필수) 방도 넓고 리조트보다 더 리조트스럽게 관리가 되고 있었다. 

빌라 망고 룸 내부. 깔끔하고 정갈하고 환하다.


룸클린 서비스는 비롯, 주 3회 이상 수영장 청소(정화), 정원 관리, 야간 순찰 등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넓은 정원에는 귀여운 고양이 3마리 정도도 함께 살고 있었는데. 한 녀석이 매일 같이 우리 룸에 눌러와 애교를 부리고 갔다. (우리는 이 아이에게 '나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안녕 나비야! 고양이가 이리도 귀여운 존재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WIFI도 잘 되고 테이블도 널찍해서 조용히 컴퓨터 작업하기에도 최적이었다. 이곳에서 블로그 글을 매일 같이 올리기도 하고 크라우드펀딩 외주 작업도 두건이나 마무리 지었다.


다시 오고 싶은 발리


 이전 여행과 이번 여행을 포함해서 발리에서는 우붓, 스미냑, 짱구, 덴파사르, 사누르 총 다섯 지역을 돌아다녔다. (빠당바이, 길리 트라왕안까지 포함한다면 일곱 지역) 그럼에도 아직도 발리섬의 절반도 둘러보지 못했다. 


발리는 섬 전체적으로 여유가 넘치고 내륙, 해안 저마다의 매력이 있다. 그리고 발리사람들 모두 너무 친절하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매력일 수도!


음식도 대체로 맛있고 간단한 영어로도 여행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물가야 오를 만큼 오른 것인지 그다지 저렴한 느낌은 아니어서 어느 정도 지출은 각오해야 하겠지만 돈이 아깝다고 느낀 적은 손에 꼽힐 정도. 


거기다 이번 여행으로 나와 와이프는 수영하는 법을 터득했고 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도 (어느 정도) 사라졌다. 아마도 이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빌라 망고의 수영장. 앞으로 우리의 숙소 선정 기준은 수영장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발리는 앞으로도 우리 인생 최고의 휴양지로 기억될 것 같다. 내년 여름휴가 때 다시 올 수 있도록 올 한 해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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