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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월바람 Oct 20. 2024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손가락 혹은 무릎 위를 어루만진다.

장난스럽게 엉덩이를 토닥인다.


서로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한다.

함께할 때 메꿔지는 서로의 결핍이 자랑스럽다.

영원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간이 흘러 종종 다른 곳을 바라본다.

완벽해 보였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곪아가는 내면을 자각한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불확실한 미래를 억지스럽게 그려본다.


원인불명의 분노가 솟구친다.

어르고 달래 보기도 하고

화를 내보기도 하고

울어도 본다.


돌아오는 무관심에 입을 닫는다.

영혼적 소통대신 건조한 말들만 주고받는다.

서로의 존재가 무의미하다.


결국 각자의 길을 택한다.

서로를 향한 고마움이라곤 눈곱만큼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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