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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성 Jun 06. 2022

May day M’aider

쉬지 않고 쉼을 쫒다.

쉬지 않고 쉼을 쫒다.

글 · 사진 · 편집 김용성


오늘날 우리는 총성 없는 전쟁터와 다름없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노력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만 처한 환경과 상황은 모두 달라, 공평함과 공정함은 어느새 저 멀리 뒤처지고 갈등만이 남는다. 이런 갈등은 우리를 더 경쟁사회에 내몰며 잠깐의 쉼은 남들에게 뒤처질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키워낸다.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목숨을 연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마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절대적인 쉼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절대적인 쉼은 돈과 명예 같은 것들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쉬지 않고 쉼을 쫒는다.


그럼 올바른 쉼을 찾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올바른 쉼을 위한 첫걸음은 바로 '멈춤'이다. 쉼을 향해 쫓아가는 우리의 뜀박질부터 멈춰야 한다. 멈춰서  자리에 서서 숨을 골라야 한다. 쉬지 않고 달리면서 비틀거리며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채 내딛는 걸음은 쉼으로 향하지 않는다. 힘들면 멈춰서 잠시 쉬었다가 앞을 정확히 보며 내딛는 걸음이 올바른 쉼을 향하는 작은 도약이 되는 것이다.


잠깐의 쉼이라도 그 쉬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추억이 스며든 장소를 향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취향이 담긴 곳을 향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그 그 다양한 요구를 해결하는 것은 건축이고 공간이다.


오늘은 그 쉼을 위한 공간, 카페 May day를 소개하려 한다.


ⓒKim yongseong


Mayday


오늘은 장소부터 공간까지 오로지 쉼을 위해 태어난 카페 'Mayday'를 소개하려 한다. 이곳 메이데이에 이름의 뜻은 Mayday 노동절, 즉 쉼을 위한 날이라는 뜻과, 프랑스어로 M’aider로 살려달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Kim yongseong


태평리


메이데이가 위치한 ‘태평리’는 예부터 한양에서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이 고된 초행길과 학문으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태평하고 평화롭다.”하여 태평리라 불린 마을이다. 오래전부터 쉼을 위해 모였던 장소에 어느 한 건축주로부터 쉼을 집중시키는 공간을 더했다. 터부터 공간, 그리고 그 속에 의미까지 오로지 쉼을 위한 공간인 것이다.


ⓒKim yongseong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도로는 계속해서 오르막길이다. 쭉쭉 도로를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잘 다져진 땅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건물을 올라가는 계단을 마주한다. 또다시 올라가는 것이다.


ⓒKim yongseong


가는 내내 올라가는 길만 계속되길래 나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되게 높은 곳이 있구나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 풍경이다. 왜 굳이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자리를 잡았는지 자연스럽게 납득되었다.


시원하게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았을 때 좋은 점은 그 순간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고 살며시 눈을 감을 뿐이다.


ⓒKim yongseong


이곳은 주문을 받는 곳과,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 두 동으로 구분되어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카페에 마스코트를 담당하는 '오월이'라고 불리는 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단순히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두동으로 나눈 것은 아니다. 이 지형을 최대한 이용하려 한 흔적이다. 서로 비스듬하게 붙어있는 공간은 끝이 벌어지는 형태로 그 앞에 풍경을 조금 더 넓고 와이드 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Kim yongseong


건물들은 수평적인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끝이 벌어진 배치와 수평적으로 일치하여 자연스럽게 기다란 선들이 일치하게 되기 때문에 보여주고자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Kim yongseong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외부에서 본 수평적인 요소와는 달리 높은 천장 고를 통해서 개방감을 확보했다. 그리고 통창으로 마감을 하여 그 속에 주변 풍경을 집어넣어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들을 안에서도 쾌적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늘 멈출 수 없는 삶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잠깐의 쉼을 가뭄 든 밭에 단비가 되기도 하며, 사막을 걷다 발견한 오아시스가 되기도 한다. 단비던, 오아시스던 그것들이 특별한 이유는 극적인 순간에 다가온다는 것이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잠깐의 쉼이 특별하게만 느껴진다면 그것은 이미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극에 달해 살려달라며 M’aider를 외치고 있던 것이다.


우리에게 쉼이 특별하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일상 속에서 쉼을 자주 찾아야 한다. 우리가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당연한 만큼 쉼도 당연한 것이다. 때로는 그늘에 앉아 햇빛을 피하고, 비가 오는 날엔 건물에 들어가 창가를 바라보며 숨을 돌리는 것이 명예와 돈이 아닌, 진정으로 온전한 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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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경기 여주시 가남읍 태평리 351-24     

이용안내

-11:00 ~ 20:30 / 15:00~16:00 브레이크 타임 / 20:00 라스트 오더

-주차 가능 / 반려동물 동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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