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사회는 친목단체나 동호회가 아니다. 성과는 뛰어나지만 부하직원과 인간적 관계가 소홀해서 도움을 주고도 욕을 먹는 상사가 있는가 하면, 성과는 부족해도 부하직원들에게 친절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서 인기가 많은 상사도 있다. 일은 잘하면서도 부하직원을 지독하게 부려서 사람이 따르지 않는 상사가 있는 반면 업무 능력이나 추진력은 부족하지만 부하직원들을 잘 배려해 주는 따뜻한 상사가 있다.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어떤 상사를 택해야 할 것인가? 어떤 상사를 만나야 좋은 것인가? 어떤 상사는 지독하다, 인간성도 나쁘다, 아랫사람들을 들들 볶는다, 출세만 생각하고 포용력이 없다 등등 온갖 소리를 듣곤 한다. 하지만 그런 상사들이 일 하나는 완벽하게 잘한다. 본인도 힘들고 부하도 고생시키지만 조직의 경영성과는 뛰어나다.
분명 성장할 수 있음에도 부하직원들은 이런 상사 밑에서는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피곤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일 많이 시키는 독종의 상사보다는 인간적이며 이해심 많아서 일하기가 편한 상사를 선호하고 따른다. 하지만 그런 푸근한 형님 같은 상사 밑에서는 부하직원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인간적이고 편해서 기댈 수 있는 상사는 본인도 승진이 어렵고 부하 또한 이끌어줄 능력이 없다. 사람 좋고 인기 있는 상사가 실적도 좋고 승진도 잘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조직사회 구조의 특성이다. 독종 상사 밑에서 고생하면서 일을 하는 부하는 당장은 힘들지만 성과도 내고 본인도 승진을 할 수 있다. 모시던 상사가 승진해 윗자리로 가게 되면 부하직원에게는 그것이 인맥이 되어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인간성도 좋고 일도 잘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갖고 있는 이상적인 상사도 있지만 그것은 아주 예외적인 것으로 경영학 관련 책에서나 찾을 수 있는 리더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과장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가 응답했듯이 독종 상사가 승진을 잘 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성질이 못됐더라도 업무성과가 우선이기 때문에 성격에 대한 평가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부하직원은 성장할 수 있는 상사와 함께 일하는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회사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지만 상사는 맘대로 고를 수 없다. 회사에서 만난 상하 관계의 인연은 오랫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주게 되며 한때의 상사는 오랜 기간동안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런 상사를 만나면 불평하고 벗어날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열심히 배워서 인정을 받고 상사와 함께 동반성장 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그런 경우가 많았다.
독종 상사와 동반 성장하려면 아주 사소한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
바쁜 일을 하다가 받는 전화일수록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받아야한다. 쫒기듯한 급한 말투로 받으면 빨리 끊어 주길 바라는 느낌을 상대에게 줄 수 있다. 그런 전화 통화를 한 사람은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 그 기억이 오래 남는다. 사소한 전화 매너 하나로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바쁠 때 전화 와서 못 받았으면 나중이라도 꼭 전화를 해야 한다. 콜백 해주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실한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크게 기대도 안 했는데 바쁜 시간을 쪼개 직접 전화를 해 주니 상대방은 더욱 신뢰를 하게 된다. 평판을 관리하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좋은 평판들은 뜻하지 않게 결과를 가져다 준다. 자신의 일이 잘 되어서 알아보니 그때 그 전화 한 통 때문인 경우도 있었다.
요즘같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회에서 자칫하다가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 할 수 있다. 바쁠수록 친절히 받고 필히 메모를 하고 콜백하라. 일이 많고 바쁜 사람에게 전화하는 상대방은 잠시 동안 생각하고 망설이던 끝에 한 것이다.
승진하면 겸손하자. 승진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 전의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게 된다. 과중한 업무에 바쁘거나 자리와 권력으로 이제까지 맺어 왔던 사람들과 멀어지기도 한다. 과거는 잊어버리고 싶고 그들과 어울리는 것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애송이 시절이 있는 것이다. 전화해도 잘 안 받고, 마지못해 받아도 뭔가 바쁘다는 투로 거만을 떨고, 통화하지 못했을 때 콜백이 없게 되면 사람이 변했다는 나쁜 소문들이 돌기 시작한다.
"그 친구 임원 승진 한 뒤로 눈에 뵈는 게 없는지 거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단지 전화 한 번 못 받은 거 뿐인데 그런 루머가 돌기 시작한다. 건방진 사람으로 인식되는 건 순식간이다. 그렇지 않아도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친구가 승진해서 잘 나가는 걸 보고 은근히 질투가 나던 차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너도 나도 험담하기 시작한다. 시기를 받는 자리에 오르면 잘해도 오해하고 욕먹는 일들이 생긴다. 잘 나갈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고 경청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조직사회에서는 큰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중간 보고를 잘 하자. 업무 보고서를 기다리다 참다못한 상사가 소리쳐 재촉한다. 부하는 그때까지 중간 보고도 없었다. 중간 과정을 보고하지 않고 있는 부하는 그 순간 상사의 뇌리에서 멀어지고 만다. 상사를 화나게 하면 조직생활 내내 편할 수가 없다.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이 당신의 상사다. 튀는 부하 직원이나 뒤쳐지는 부하나 상사에게서 멀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부하 때는 부하 노릇 잘 하고, 상사가 되면 상사 노릇 잘 해야 된다. 부하 시절 안 거치고 상사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성실한 부하를 거쳐야 훌륭한 상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성공한 사람들은 조직사회에서 처신을 잘했다. 조직사회에서 부하 역할이나 상사 노릇이나 어려운 것은 다 마찬가지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하고 생각 한다면 그렇게 살지 않으면 된다. 그렇게 하는 순간 승진은 물 건너 간다. 훌륭한 상사는 부여된 업무를 부하와 함께 완벽하게 수행하여 동반성장을 한다. 독종 상사가 부하를 키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