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자의 IR 정의’
경영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인생을 살면서 광고를 통해서라도 '마케팅', '홍보(PR)' 같은 내용은 많이 들어보지만 주식에 정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IR'이 무엇인지 살펴볼 일은 크게 없다. 실무자로서 IR 업무를 해오면서 언젠가 IR에 대한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인터넷에 'IR'을 검색해보면...
두산백과에서는 다음과 같이 IR을 정의하고 있다.
IR(Investor Relations)이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얻기 위하여 주식 및 사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홍보활동이다.
이런 와닿지 않는 정의로는 IR이 정확하게 어떤 활동인지 알기가 어렵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검색해보는 나무 위키를 살펴본다.
나무 위키에 따르면 'PR이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IR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PR은 나쁜 정보는 제외하고 좋은 정보만 전달하지만 IR은 나쁜 정보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사실 저 위의 정의들은 둘 다 크게 보면 맞고, 자세히 보면 틀렸다고 생각한다.
감히 나만의 정의를 다시 해보자면 'IR(Investor Relations)이란 증권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기업의 주식이 시장의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 주식 투자자들과 내부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내외 소통 활동을 펼치는 일'이다.
나만의 정의를 놓고 보면 또 여기서 생기는 여러가지 질문들이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누구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그리고 회사가 평가를 받는데 왜 내부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 필요할까?
여기서 주식 투자자들이란 내 주변 사람들이 될 수 있는 개인주주(흔히 증권 시장에서 부르는 '개미'들), 기관투자자(국민연금과 같은 큰 규모의 기관을 포함한 국내 및 해외 투자 기관)이고, 내부 회사 임직원들이란 갑과 을의 관계 그리고 조직의 구조에 따라 회사의 탑 경영진 그리고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IR팀의 '고객'이다.
IR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누구를 위해서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시작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IR 담당 (소위 시장에서 말하는 '주담' 즉, 주식 담당)을 한다고 하면 회사 내부 임직원이 아닌 회사 밖에 있는 사람들만 생각한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대기업,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며 느낀 것은 경영 직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객'은 내부 임직원이다.
처음 입사하고 장시간 나의 20대를 쏟아부었던 대기업에서는 처음 신입사원 교육에서 '고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었다. 지금 몸 담고 있는 화장품 회사에서도 늘 '고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지만 정말 그 말이 피부로 와닿기 시작한 것은 IR이라는 업무를 하면서다.
IR이 관리하는 주식의 주가는 시장에서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준의 주가이지만, 사실 IR을 하면서 회사들의 내부 사정을 알고보니 회사의 경영진이 정말 주가를 부양할 의도가 있는지, 이런 시장 상황에서 회사 내부 임직원들만 알고 있는 호재를 밖에 이야기해도 되는 시점인지 등이 사실 정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럼 IR이 상대하는 '고객'이 누구인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어떤 사람들이 IR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