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
은퇴 후 제 삶은 한동안 멈춘 듯 보였습니다. 오랫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길 위에서, 이제는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새벽마다 notebook 앞에 앉으면서 제 안에 남아 있던 작은 불씨가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글은 저를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고, 브런치는 그 글을 세상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브런치를 처음 만난 날, 저는 글을 쓰는 일이 더 이상 혼자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랍 속에 뭍 혀 있던 글이 누군가의 눈길을 만나고, 낯선 작가님들의 댓글로 되살아 아는 경험은 제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습니다. 처음 올린 글은 서툴렀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고 위로받았습니다”, “응원합니다”는 짧은 한마디가 제 마음을 깊이 흔들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깨 달았습니다. 글은 나 혼자의 독백이 아니라, 누군가와 이어지는 대화라는 것을.
지난 이년간 저는 꾸준히 글을 써왔습니다. 어느새 백 편이 넘는 글이 모였고, 그 글은 제 삶을 정리하는 도구이자 누군가를 위로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반응 속에서 저는 글을 쓰는 책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글은 나를 드러내는 동시에, 다른 이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라톤을 달리며 배운 인내,신학을 공부하며 길어 올린 사유, 그리고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들이 글 속에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달려온 길 위의 땀방울도, 남편과 나눈 대화도, 세 마리 고양이와 함께하는 잔잔한 일상도 제 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그렇게 삶의 조각들이 문장이 되어 쌓여 갔습니다.
이제 저는 브런치를 통해 더 멀리 나아가고 싶습니다. 아직 책으로 엮이지 못한 글들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큰 성취일 필요는 없습니다. 제 글이 크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작은 위로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나이와 시대를 넘어, 한 사람의 삶이 또 다른 삶에 조용한 응원이 된다면, 그것 이야말로 제가 꿈꾸는 작가의 길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작가의 꿈은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끝까지 글을 놓지 않고 꾸준히 써 내려가는 그 길에 있다고. 그래서 오늘도 새벽의 고요 속에서 다시 글을 씁니다.
브런치를 통해 이루고 싶은 제 꿈은 단순합니다. 글로 세상과 대화하며 누군가의 하루를 비추는 작은 등불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작가는 끝내 글을 놓지 않는 사람임을, 저는 제 글로 증명해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