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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화 Jul 30. 2024

토스의 머니북

반짝 빛났다 사라지는 한시철 유행의 책인 줄 알았다. 읽고 나니 깨달았다. 토스의 <The Money Book-잘 살아가기 위한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는 우리가 '돈' 고민이 생길 때마다 꺼내보며 정독해야 할 제태크 기본서이다. 돈 고민은 평생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의 성취는 

1. 심플하면서도 '알짜배기'가 담긴 구성이다. '돈 벌기' '돈 쓰기' '투자하기' '대출받기' '내 집 마련하기' '보험 들기' '세금 납부하기' '노후 대비하기'의 8개 챕터로 '금융생활'을 세분화했다. 금융에 문외한인 독자는 모든 분야를 읽으며 기초 상식을 골고루 채울 수 있으며, 즉시 해결해야 할 고민이 있는 독자는 필요한 내용을 찾아 효율적으로 발췌독할 수 있다. 각 챕터에는 <전세, 월세, 내 상황에 뭐가 맞을까?>, <퇴직금, 퇴직연금 무엇이 다를까?> 등 독자들이 무지가 탄로날까봐 지인에게 묻기를 꺼리고,  석연찮은 답을 얻을까봐 챗 지피티에 묻기를 꺼리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 실려 있다. 질문은 중요하고, 답은 명쾌하다. 금융권의 엄선된 전문가들이 쓴 글은 2장 반을 넘어가지 않으며, 핵심 내용은 시각자료(그림, 도표), 비유와 예시, 간단한 문장을 통해 흡입력 있게 전달된다. 심지어 질문의 답이 끝난 다음에는 독자의 '복습'을 돕기 위한 중요 개념 정리 문단과, 크로스워드 퍼즐까지 실려 있다. 참고서와 백과사전을 함쳐놓은 듯한 포멧이 '금융생활 안내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2. 다양하면서도 좋은 질문을 담은 내용이다. 평이하고 단조로운 질문들만 실렸다면 그에 상응하는 뻔한 금융 지식만 나열됐을 것이며, 독자들은 이에 피로함을 느껴 중도이탈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질문들은 'hooking'(독자의 관심을 끄는)하며 동시에 스펙트럼이 넓다. (1) 지속가능한 금융생활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철학적인 질문들 (예시_나를 나답게 만드는 소비는 무엇일까? 소비를 줄이면 삶이 평온해질까?) (2) '만약'을 상상하는,호기심 가득한 이들을 위한 질문들 (예시_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집은 어떻게 되는 걸까?, 나도 공모주로 '따상' 갈 수 있을까?),  (3)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은 꼼꼼한 이들을 위한 질문들(급매로 집 살 때 주의점은? 갱신형 보험과 비갱신형 보험 중 무엇이 유리할까?) (4) 금융의 원리와 사회 흐름을 읽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질문들(국민연금은 왜 내는 걸까? 위험하다면서 사람들은 왜 주식 투자를 할까?)이 책에 마련되어 있다. 모든 수준과 유형의 독자들을 섬세하게 고려하려고 했던 집필진의 노력이 질문에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각양각색의 독자들을 포용할 수 있으며, 독자는 책을 통해 금융생활의 기초뿐 아니라 좋은 질문을 고안하는 방법까지 배워갈 수 있다.



(다음은 내가 인상깊게 읽은 부분들을 갈무리한 내용이다.)

돈이 늘 부족한데 저축을 꼭 해야 할까?

사람은 누구나 안전지대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보장되는 경제적 안전지대, 집단에 속한 일원으로서 가치를 증명할 때 안정감을 느끼는 사회적 안전지대, 마지막으로 자아 실현을 위한 안전지대까지. 모든 안전지대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경제적 안전지대가 튼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 그리고 돈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나는 왜 과소비를 멈추지 못할까?

많은 사람들이 과소비와 보복소비로 괴로움을 호소한다. 과소비는 돈이나 물품을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것을, 보복소비는 외부 요인으로 억눌려 있다가 터져나오는 소비 현상을 말한다. 과소비와 보복소비의 심리학에는 우리가 자주 놓치는, 그러나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 휴식과 외로움이다. (중략) 사람들의 뇌가 바빠지면 결국 평소보다 더 크고 자극적인 무언가를 원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과소비와 보복소비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내가 이전보다 부쩍 커다란 보상과 자극을 원하고 있다면 되돌아보자. 필요 이상으로 내 머릿속에 할 일을 밀어넣고 바쁘게 살고 있지 않은가를 말이다.


통장 쪼개기, 많이 쪼갤수록 돈을 빨리 모을 수 있을까?

통장 쪼개기는 모든 돈에 이름표를 붙여 용도를 분류하는 방법이다. (중략) 예산을 먼저 정하고 짜놓은 예산에 맞게 통장을 쪼개는 것이 중요하다.

수입은 정기적 수입과 비정기적 수입으로 나눈다. 월급은 정기적 수입, 보너스 및 특별 상여처럼 갑자기 생긴 돈은 비정기적 수입이다. 비정긱적 수입은 첫 번째 통장인 비상예비자금 통장에 입금한다. 

저기적 수입은 매월 발생하는 정기적 지출과 비정기적 지출로 나눌 수 있다. 비정기적 지출에 대비하는 통장으로 예비비 통장을 만든다. (중략) 정기적 지출은 재태크 통장과 생활비 통장으로 구분한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입하는 최소한의 보험은 무엇인가?

20세 이상 성인이면 2+1을 기억해두자. 일반 성인이면 보험 2개만 가입하는 걸로 시작하자. 바로 실비보험(실손 의료비 보험)과 3대 질병 진단비 보험이다. 실비보험은 병원 치료비를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보험이다. (중략)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걸리면 결국 휴직이나 퇴직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소득이 단절된다. 별도의 생활비 목적으로 진단비 보험에 가입해 생활비, 간병비, 요양비 등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1은 어린 자녀와 같이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에 추가로 가입해야 할 장기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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