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즈음 개발자가 될 거라고 결심 했을 당시만 해도,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개발자는 야근도 많고, 박봉에 일도 힘들다는데…’ 라며 걱정 섞인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니지만, 교육 전쟁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초등학교에서 부터 코딩 교육을 하고있는 것을 보면 그 사이 개발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느낄 수 있다. 요즘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국비지원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에 양질의 강의들이 넘쳐나고 있어 누구나 쉽게 개발을 접하고 공부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어떤 경로로든 개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종종 그런 사람들이 ‘나 개발 시작하면 잘 할 수 있을까?’ 라고 질문하곤 하는데 나는 입버릇 처럼 ‘개발은 맞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아’ 라고 답한다.(사실 모든 일이 그렇다)
어떤 영역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새로운 영역으로 뛰어들게 될 때 누구나 불안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일단 시작은 하는데…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 나한테 안맞으면 어떡하지?'
그럼 개발이 맞는 사람은 누굴까? 개인적으로는 크게 세가지 정도 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Why 형 인간
개발을 하다보면 짤의 상황을 그대로, 아주 아주 빈번하게 겪게 된다.
왜 안되지??
왜 되지??
이 경우 일단 동작하니까 건드리지 말고 넘어가자 혹은 안되면 일단 되는 코드로 두고 넘어가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반대로 ‘why’ 를 꼭 해결하고 가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나중에 보면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비슷한 경우의 문제를 직면했을 때 남들보다 여유롭게 해쳐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테이큰 형 인간(집요한 사람)
디버깅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의심하며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과 같다. 때에 따라선 정말 긴 시간동안 검은 화면, 흰 글씨의 코드를 뚫어지게 봐라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조차 헷갈리게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개발에서 디버깅은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끈기가 필요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개발이 좋은 사람
말 그대로 개발이 좋은 사람이다. 코드와 종일 씨름하는 것도 내키지 않고, 디버깅 하는것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모든걸 이겨내고 자신의 손으로 프로덕트를 만들어 냈을때의 쾌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성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칼로 물베듯 개발과 맞는 사람, 안맞는 사람을 구분할 순 없다. 위에 언급한 유형이 아니더라도 누구보다 개발을 즐기는 자가 될 수 있다. 완전 문과형 인간으로 살아왔던 사람이라도 개발을 천직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이다.
‘나 개발 공부 해볼까?’
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그맣게라도 경험을 먼저 해보길 추천한다. 너무 많은 고민을 하거나 한참 공부한 후 ‘나 개발이랑 안맞는 것 같다…’라고 이 바닥을 떠나기 전에!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만들고 싶은 것을 정하고 끝까지 만들어 보자.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이었는지 점검해보자.
직접 경험해 보기 전 까진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