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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bby Nov 14. 2022

개발자가 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내가 이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잠들기 전  눈을 감고 공상을 할 때가 있다.

시간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한 번씩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를 골랐을 때의 결과는 상상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


블랙미러(벤더스내치)를 볼 때처럼 선택을 바꿔가며 여러 번 돌려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의 선택에 대해 ‘아~ 이렇게 할 걸’이라고 이야기하며 후회를 하곤 한다.(a.k.a 껄무새)

밴더스내치의 한 장면, 시청자가 직접 드라마의 흐름을 결정할 수 있다.


개발자가 되기를 결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 역시나 이런 ‘껄’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영어 공부 잘 해놓을걸

대표적인 후회다.


이건 대학생 때도 분명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과거의 나는 개발을 공부용으로만 사용하다 보니 그다지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걸까? 알고 있던 걸 실천으로 옮기진 않았다. 어리석은 놈.


개발자는 절대적으로 영어를 잘하는 게 유리하다. 물론 한국말로 된 좋은 자료들도 많이 있지만 너무 한정적이기도 하고, 거의 모든 공식 문서와 블로그 등은 영어를 기본 언어로 하고 있다. 영어를 열심히 해놓았더라면 개발을 하며 마주친 많은 문제들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단 만들어 볼걸

아직 개발자가 되기 전, 너무 신중했던 것 같다.


‘일단 이론을 먼저 공부하자… 그 뒤에 익힌 걸 바탕으로 멋지게 만들어보자!’


현실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얼렁뚱땅 취업까지 해버렸다.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말랑말랑한 머리로 좀 더 참신하고 재미있는 무언가를 많이 만들어 봤으면 어땠을까라는 후회를 한다. 물론 이론을 익히는 것도 좋지만 우선 부딪혀 보고 모르겠는 부분을 공부하는 방식이 훨씬 머리에 남는 것 같다. 작더라도 끝까지 성공한 경험을 하나라도 더 해보는 게 유익했을 것이다.


실압근(실전 압축 근육)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책 좀 덜 살걸

아직도 이런 버릇을 잘 못 버리긴 했는데, 뭐든 시작해 보려고 하면 냅다 책부터 사고 본다.


책… 물론 좋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책이라는 게 각 잡고 공부하지 않는 이상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책을 샀다는 의무감 때문인지 키보드보단 우선 책부터 펴보려는 마음가짐이 생기곤 한다. 그렇게 끝까지 읽지 않은 개발 서적들이 책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필요한 책들을 필요할 때만 적절히 구매하여 읽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잊지말자 실압근.


더 많은 개발자를 만나볼걸

좀 더 많은 개발자 혹은 개발자 지망생들을 만나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개발 전공이 아니기도 했고, 성격적인 것도 한몫 거들어 주변에 개발자인 친구들이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개발 바닥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 얼렁뚱땅 대기업의 개발자가 돼버렸고 아직 한 기업에서만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환경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어떤 이벤트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게 되버렸다.


여전히 인맥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다양한 환경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웹툰이나 웹 소설을 보면, 현재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오버 스펙의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골자로 전개되는 스토리의 회귀물들이 유행이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여러 후회들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괴물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NOPE! 분명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10번 실수할 걸 5번으로 줄인 개발자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회귀물이 현실에서 가능하진 않으니 미래의 나라도 바꾸어보자. 지금부터라도 바꿀 수 있는 것들,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보자. 2022년 5년 차 개발자로서 남긴 이 회고성 글이 2030년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으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 정도는 될 수 있길!


2030년의 나 : ‘ 아…씨 여기 적은 거 하나라도 해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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