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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부어 그대로 쭉 들이키다_인생 정수기 BRITA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물을 돈 주고 사 마신다는 것은 꽤 사치스러운 일에 속하는 일이었다. 

학교 갔다 집에 오면 식탁 위에는 델몬트 주스병에 엄마가 담아놓은 시원한 보리차, 눈 좀 나쁘다 싶은 어린이의 가정에서는 결명자차, 겨울이면 교실 난로 위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던 따끈한 물도 기억난다.


그러나 지금은 카페에 가서도 커피 대신 에비앙이니 피지니 하는 해외 생수나, 페리에 같은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고, 심지어 생수 페트병만을 따로 모아 배출하라는 분리수거 권고안이 있을 정도로 사 먹는 생수는 이제 우리 생활에 정말 밀접하게 스며들었다.




생수를 사 먹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어떤 사람들은 브리타 정수기를 쓰면서 수돗물을 다시 먹고자 한다. 하루에도 두어 개씩 나오는 플라스틱 생수병에 대해 분리수거의 귀찮음은 물론, 환경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브리타 정수기를 쓰기 시작하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 내가 있다.

 

처음에는 생수병 쓰레기를 따로 분리해 버리는 것이 부담스럽고 꽤 번거로운 데다, 무거운 생수병 꾸러미를 나르다 몇 차례 허리를 삐끗한 이후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물병에 수돗물만 부으면 바로 걸러져 마실 수 있다는 이 브리타 정수기를 써보기로 한 것이었지만, 써볼수록 이 정수기는 꽤 쓸만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리타 정수기는 지정된 병 안에 수돗물을 부어 넣으면 특수 필터를 통과하면서 물속의 중금속, 미세 플라스틱, 염소, 석회 등이 사라져 마시기 좋은 상태가 되는 구조이다. 

브리타 생수병은 필터를 갈아 끼우면 계속 사용할 수 있고, 주먹만 한 필터는 한 달에 한번 정도  교체해주면 되는지라, 획기적으로 생수 페트병 쓰레기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그 외에도 내가 이 제품을 만족스러워하는 데는, 물맛의 변화에 있다. 

브리타 정수기에 사용되는 맥스트라 필터는 천연 코코넛 숯으로 만든 친환경 필터 기술을 기반으로, 물맛이 부드러워지고 달아지는 효과가 있다. 

한국형으로 출시된 제품은 염소 냄새를 제거해주어 수돗물 냄새를 잡아준다는데, 한국형과 유럽형 모두 사용해 본 결과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수돗물에 포함된 미네랄을 걸러주어, 전기 주전자나 가습기 등에 물을 붓고 가열한 뒤 하얀 석회 물때가 끼지 않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든다.

 

매니저가 와서 관리해주는 대여형 정수기도 사용해본 적 있는데, 비용도 비싸거니와 내가 원할 때 물병 열어 깨끗이 씻으면 관리가 끝나버리는 편의성 때문에 브리타 정수기가 압승해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브리타 정수기는 얼음이 나오거나, 온수 냉수 번갈아 나오는 편의성은 없으니까 그 점이 아쉽긴 하지만.

 



최근 들어 브리타는 ‘그린 리프 멤버십’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한 달에 한번 교체하고 버려지는 브리타 필터를 본사에서 무료로 수거해 가서 분리하여 재활용하는 것으로, 모아진 필터의 수를 포인트로 환산, 환경 재단에 기부한다.

 

이렇게 페트병 안 쓴다고 얼마나 재활용 쓰레기가 안 나오나 싶지만, 하루에 1.5L짜리의 물 2병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1년간 배출하는 생수병 플라스틱 양만 무려 17kg에 이른다. 

그저 생수 대신 정수기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런 실천을 할 수 있다면 한 번쯤 사서 써볼 만하지 않을까.




[쇼핑가의 구매 팁]

브리타는 공식 홈을 통해서 일목 요연하게 상품 구조를 파악하고 여러 종류를 비교해서 볼 수 있다.

필터의 경우 직구로도 구매할 수 있는데, 유럽형과 한국형의 표기를 해놓은 곳들도 있으니 둘 다 구매하여 물맛을 비교해 사용해 볼 수도 있는 재미도 경험해 보시길.

일부 환경 단체에서는 브리타 해킹이라고 해서,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뜯어 그 안의 원료를 교체하여 재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판매하기도 한다.

브리타 공홈 : www.brit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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