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가 눌리는 순간, 공기마저 움츠러들었다.
사진은 숨 쉬지 못한 얼굴의 침묵을 담고 있었다.
외과의사의 눈동자는 깨진 유리창처럼 금이 가 있었고,
청록색 수술복엔 희미한 핏물이 말라붙어 있었다.
사진 속엔 두 개의 생명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피가 스민 천 위에 나란히 놓인 아이와 의식 없는 여인.
수술 등의 빛은 희뿌연 안개처럼 퍼져 있었고, 그 안에서 남자는 입을 열었다.
"차트를……. 바꿨습니다."
그 말이 인화지 위에 맺히자마자, 사진관의 공기가 바뀌었다.
소독약과 피비린내, 오래된 멸균 포의 비릿한 냄새가 퍼졌다.
그건 진실이 썩어 갈 때 나는 냄새였다.
벽지에서 습기처럼 배어 나왔고, 천장의 전등이 미세하게 깜빡였다.
이안은 소매를 걷었다. 손등엔 차가운 땀이 맺혀 있었다.
그가 말없이 사진을 내려다보자, 왼쪽 눈 밑이 미세하게 떨렸다.
턱을 올리고, 낮게 읊조렸다.
“둘 중 하나를 살릴 수 있었지.
하지만 그는……. 선택했지.”
“아니에요.”
하루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맑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감정의 결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 사람은 살리기 위해 선택한 게 아니에요.
그냥……. 살 수 있는 사람을 포기한 거예요.”
이안은 하루를 바라봤다.
오늘따라 그녀의 눈동자는 짙은 잿빛을 띠었다.
겨울 하늘 아래 갇힌 달빛처럼 마치 겨울 하늘 아래 갇힌 달빛처럼,
그 안에는 슬픔도, 분노도, 용서도 흐릿하게 응고되어 있었다.
계단 위에서 삼신할머니가 내려왔다.
그녀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조용히, 천천히.
손에는 찻잔 하나가 들려 있었지만, 찻잔은 비어 있었다.
그녀가 내뱉은 말은 공기보다 무거웠다.
“심장은 끝까지 숨는다.”
목소리는 낮고 깊었으며, 뼛속을 긁는 바람처럼 울렸다.
“하지만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죄는 언제나, 셔터 소리에 찍히거든.”
그녀는 사진 옆에 찻잔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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