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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사진 모음집 Nov 18. 2022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

연고대 전직 비대위원장들이 바라본 학생사회 4. - 고려대 정유리

고려대학교 2021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전 간호대학 학생회장 정유리

<학생사회 lab>은 학생사회의 문제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다양한 학우들의 의견을 기고받는 '청사진 모음집'의 칼럼 시리즈다. 11월 선거를 앞둔 지금, 창간 기념으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전직 비상대책위원장들이 함께 모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사회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간호대학 정유리입니다. 학교생활과 자치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제가 경험한 학생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말부터 4학년 초반까지 약 3년 정도 되는 기간을 간호대학 대표자로 활동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고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 1년 전,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면서 19년 만에 중앙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그때부터 임시 중앙집행위원회로 처음 총학생회 업무를 맡아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간 활동한 후 다시 비대위원장을 선출해야 했고, 그 당시 간호대학 학생회장이었던 저는 총학생회 일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유로 고려대학교 중앙비상대책위원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대표자를 맡았던 그 이후로도 많은 비대위원장이 나왔고, 지금까지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대표자가 부재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에서도 비대위 체제의 운영이 많아지고 있고, 이러한 상황을 학생사회의 위기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위기의 원인은 학생회와 대표자의 자리가 ‘목적을 찾지 못한 자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회의 존재 이유를 찾지 못하고, 결국 학생회의 활동 목적을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학생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와 고민들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는다는 점이 공통점일 것입니다. 어떠한 것이라도 활동의 목적이 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이 부족하고, 그 결과 학생회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갖지 못하게 되어 학생자치활동 자체를 멀리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정유리 (고려대 간호학과 19)

저 역시도 긴 시간 동안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이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이유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고민하며 찾았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문제점들을 모아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얻은 성취감, 행사들을 기획하면서 얻는 즐거움과 만족감, 그 안에서 성장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처럼 그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꼭 이러한 이유가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활동들을 되돌아봤을 때, 그 안에서 내가 생각한 어떠한 것 하나라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학생회 활동을 하는 목적이 되어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활동들은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활동이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결론은 학생회 활동의 목적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누군가를 대표한다는 것이 불편할 수 있고, 해보기 전까지는 내가 정말 이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몰라 고민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도전해 보기를 바랍니다. 학생회 활동은 함께 어떤 것을 할지 정하고, 실제로 행하면서 같이 만들어 가는 활동이라는 점을 알아주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표자가 되고자 하는 누군가에게 저의 경험을 담은 이야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저에게 대표자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물어본다면 내가 어떤 리더가 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대표자는 조직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력을 펼칠 것이고, 어떻게 배려해 줄 것인지 결정하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실행하기에 가장 힘든 점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을 스스로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다음으로는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이 어떤 비전과 사명을 가지고 나아갈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학생회라는 단체는 학교 안에도 수십 개가 될 만큼 많이 있고, 그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차별화된 활동을 통해서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제시할 수 있다면 이후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를 잘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직에서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리더가 갖춘 리더십이 있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학생사회가 위기를 끝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 갈 학생회가 모여 학생사회 내에 있는 다양한 관심사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기회를 함께 할 수 있게 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앞으로도 학생사회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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