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좋아한다. 도시의 소음이 차단되고 배경음악이 깔리면 그 때부턴 나의 무대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크고 작은 자연의 움직임은 무대장치가 되고 번잡한 거리와 쿰쿰한 냄새조차 내 상상력의 밑거름이 될 뿐이다. 절제를 모르는 상상 속 무대는 도무지 절정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상상에 잠겨 그 극대화된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는 것이 좋다.
아마도 사랑에 빠지기 쉬운, 혹은 사랑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상태일 것이다. 술 한잔 없이도 취기가 오른 것처럼 조금은 흐트러진 상태. 자칫하면 나와 이어폰을 나누어 끼고 이 상상을 공유하는 상대에게 내 감정마저도 공유하고 싶어지는 그런 상태. 밤새도록 이어폰 줄 길이만큼 아슬아슬하게 떨어져 뉴욕의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두 주인공이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 한마디 없이 알아챌만큼.
음악 및 문화 예술 전반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았건만 그 결핍을 티내기라도 하듯 음악이 흐르는 영화를 볼때면 울림이 있었다. 사랑에 배신당한 주인공이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평범한 시놉시스가 가난한 뉴욕의 음악가라는 설정 탓에 지독히도 낭만적인 영화로 탄생했듯이.
“음악이 이래서 좋아. 가장 따분한 순간에도 의미를 준다는 것. 이런 평범한 순간도 아름다운 진주처럼 변하게 하는 마법.”
<비긴어게인>
https://youtu.be/bWgmcTEWv7w?si=i_6eYYT4n9_BbL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