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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gan Lee Nov 24. 2022

영어 못해도 해외 취업할 수 있을까?

토익 점수 너 뭐 돼?

많은 사람들이 해외취업을 준비할 때 가장 궁금한 점은 아마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하는가?'일 것이다.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명쾌한 답을 내보려고 한다.


우선 질문에 답하기 전에 두 번의 해외취업 경험이 있는 나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 나는 대학 입학 전까지 단기 여행 외에 해외에 나가본 경험이 없다. 유학이나 어학연수는 물론이고 요즘 성행하는 영어유치원 같은 시설은 그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왜 5살짜리 아기가 한국어도 배우기 전에 영어부터 배워야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나는 여러분들과 전혀 다를 것 없는 교육과정을 밟아온 '토종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영어를 베이스로 하는 두바이, 심지어는 중국령인 마카오에도 취업해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환경에서 일을 했다. 내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절대 특별할 것 없는 교육을 받아왔고 여러분도 나 정도의 교육만 받았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해외취업이라는 말이다. 이쯤 되면 궁금할 것이다. '토종 한국인이 얼마나 영어를 잘하기에 해외 취업을 한 거지?'라고 말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내 영어, 중국어 실력을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 나라에서 먹고사는데 지장 없는 정도로 합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렇게 답하면 누군가는 '아니, 그래서 얼마나 잘하는데?'라고 되물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왜일까? 한국에서 누군가의 언어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어학자격 점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회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토익 900점대라고 말하는 것이 그 사람의 영어능력을 파악하기에 간편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내 점수를 숨기기도 애매하니 여러분의 의문을 풀기 위해 공개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토익 910점
HSK 6급 225점

어떤가 이제 내 어학 수준이 감이 오는가? 분명 이 점수를 본 사람들은 또 생각할 것이다. '뭐야 나보다 점수 낮네' 또는 '역시 잘하니까 저런 소리를 하지'라고 말이다. 참고로 여기서 한마디 하자면 나는 이 점수를 절대 신봉하지 않는다. 곧, 시험 점수가 높다고 해서 그 언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낮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못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건 허풍이 아닌 실제 내 생각이다. 그래서 이런 무의미한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해 몇 개월씩 투자하지 않을뿐더러 5~10만 원이나 하는 응시료를 몇 번씩 지불할 생각도 없다.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해당 시험도 코로나 이후 한국에 돌아와 취업을 하려다 보니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응시하게 된 케이스다.




그럼 왜 한국에서는 시험 점수에 그리도 집착을 하는 걸까? 막상 외국에서는 그 누구도 신경 쓰지도 않는데도 말이다. 앞서서 쓴 글 '내가 해외 취업을 결심한 이유'에서 나오듯이 천편일률적인 국내 대기업의 취업 프로세스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이 자격요건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항상 궁금했던 '이 사람의 영어실력이 궁금하면 직접 테스트(영어 인터뷰 등) 해보면 될 일이지 왜 시험 점수에 집착하는 거지?'에 대한 답변은 바로 우리의 실력을 분별할 실력이 그들에게도 없을뿐더러 각각의 지원자에게 그렇게까지 투자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해외취업은 다르다. 각각의 지원자에게 최적의 포지션을 제안할 뿐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이력서와 CV를 작성하고 회사에 지원한 (물론 이 조차도 국내 취업에 비하면 매우 짧고 간단하다) 이들에게 본인들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합격하면 합격한 대로,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고 납득이 가능하다. 바로 그 점이 내가 해외취업이 국내 취업보다 쉽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이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 '영어를 못해도 해외 취업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해보자면 이렇다. 당신 스스로가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단순히 시험 점수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증빙서류는 해외취업을 할 때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을 먼저 알아 두어야 한다. 토익점수가 700점 대니, 800점 대니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 점수를 올리느라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을 외국인 친구를 한 명이라도 더 사귀고 만나는데 투자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으로 여러분의 외국어 실력을 향상하는 방법일 것이다.


또한 여러분이 기본적으로 그 언어와 문화를 좋아하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면 언제든지 해외취업을 도전해도 좋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언어에 대한 센스가 있다면 그 역량은 배가 된다. 예를 들어, 외국인 친구나 선생님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처음 듣는 단어나 문장이 나왔을 때 문맥상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거나 대화중에 자주 등장하는 어미, 감탄사 등을 직접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해외취업을 했을 때 단기간에 외국어 실력이 향상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한 가지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주자면 사실 해외취업을 위한 인터뷰 준비는 절대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직무 혹은 직급별로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 전부 정리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하는 질문 리스트를 뽑아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만 잘 정리해 놓아도 인터뷰는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내 주변에 이렇게 준비해서 중국어를 정말 잘 못하는데도 마카오에 취업한 동료가 있었다. (당시 그녀는 HSK 4급 보유자였고 업무상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 격차가 너무 심할 경우에는 취업 후에 정말 힘들어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은 미리 염두해 주면 좋겠다.




지금까지 내 글을 읽으며 여러분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니면 '아니야 나는 아무래도 안 되겠어' 어느 쪽을 선택하던 그건 여러분의 몫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후자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해외취업을 결심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그들의 영어실력이 아닌 형체 없는 막연한 두려움일 것이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하지 않던 선택을 해야 한다.
낯선 선택이 낯선 기회를 만든다.
<나를 바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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