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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gan Lee Dec 31. 2022

퇴사 후 3개월 동안 이룬 것들

2022년 겨울. 노마딩 첫걸음

올해 8월을 마지막으로 다니던 회사를 나왔다. 이미 수 차례 퇴사를 했던 나지만 이번에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이직을 위한 퇴사가 아닌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한 일종의 '독립선언'이었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매일같이 출퇴근하고 9 to 6 근무하며 주말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프롤로그. 6번 퇴사하며 깨달은 것에서도 언급했듯이 안타깝게도 나는 회사원에는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다. 남들보다 유독 스트레스에 취약한 멘탈과 체력부터 단단히 역마살이 낀 생활방식까지 회사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지금까지는 이직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를 해왔지만 이 또한 얼마가지 못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숨 막히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퇴사 후 갭이어를 가지며 내 인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3개월 정도가 지난 이 시점. 그 결과를 한번 공유해보고자 한다.



1. 브런치 작가 데뷔 및 구독자 100명 달성


퇴사 후 해보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는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었다. 네이버 블로그에 이따금씩 글을 올리기는 했었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상업적인 성격이 너무 강했다. 게다가 일일 방문자 수나 이웃 수에 신경을 쓰다 보니 내가 정말 쓰고 싶은 글보다는 사람들이 봐줄 만한 단순정보성 글을 올리는 데 급급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인들로부터 브런치에 대해 듣게 되었고 살펴본 결과 내가 원하는 글을 쓰기에 적합한 플랫폼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는 가입만 하면 글을 발행할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브런치는 다른 플랫폼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글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작가 승인이라는 것을 받아야 했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글을 쓰는 목적이 혼자 보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을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었다.


다만 어떻게(how)에 대한 답을 알지 못했기에 일단은 구글에 검색을 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도움이 될 법한 포스팅 하나를 참고해 작가의 서랍에 글을 하나 올리고, 활동 계획서를 작성하여 작가 신청을 했다. 보통은 그래도 글을 3개 정도는 쓰고 신청을 한다고 하지만 마음이 급했던 나는 일단 부딪혀 보자는 심정으로 호기롭게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정말 다행이게도 단 한 번의 시도만에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총 16개의 글(중간에 지운 글도 몇 개 있긴 하다)을 썼고, 구독자 100명을 모았다. 이제 와서 얘기하지만 5-6개 글을 올릴 때까지 구독자가 채 열명도 되지 않았다. 초반에는 별생각 없이 그 당시의 내 생각을 적은 에세이 위주의 글을 썼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글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해외취업, 재테크 분야로 주제를 바꿔 내 이야기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두 개 정도의 글이 다음 메인에 뜨면서 빠르게 구독자가 늘기 시작했다.

다음 메인에 올라간 후 하루 1.1만 뷰 달성




2. 유튜브 채널 구독자 200명 돌파


브런치와 함께 시작한 것 중 하나는 유튜브였다. 사실 유튜브는 21년 여름에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한두 개 올렸다가 회사 일이 바빠지면서 금세 잊혀버렸다. 그러다가 이번에 퇴사를 하며 일주일에 영상 한 개를 목표로 채널 활성화를 시도했다. 사실 어떤 플랫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유튜브는 영상 콘텐츠라 자주 올리는 것도 쉽지 않고 알고리즘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해서 유독 천천히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나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주제로 유튜브를 시작한 분들 중에 굉장히 빠르게 채널의 성장을 이뤄내시는 분들을 보면 조급함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포기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주 1회 1 영상을 꾸준히 해 온 결과 올해 목표했던 구독자 200명을 달성하게 되었다.


현재(2022.12.31 기준) 유튜브에는 총 17개의 영상이 올라가 있으며 구독자는 202명이다. 초기 유튜브 주제는 해외취업, 이직과 관련된 이야기였지만 현재는 재테크 관련된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한동안 채널 성장이 너무 느려서 클래스 101에서 유튜브 관련 강의를 수강했는데 초반에는 노출이 높은 상위 주제를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향을 새로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새로운 미디어 폼으로 쇼츠가 뜨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 부분도 활용해볼 예정이다.


유튜브는 구독자와 영상 조회수가 비례하지도 않고, 알고리즘을 타고 영상 한두 개가 터지면서 채널이 급성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꾸준한 업로드가 관건이다. 참고로 내 영상 중 가장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2만 뷰가 나온 인국공 최연소 입사 관련 영상이며 이 영상으로만 약 50명 정도의 구독자가 생겼다. 그리고 타 채널에서 촬영했던 인터뷰 영상을 통해 20명 정도가 늘었으니 나머지 영상들에서 각각 10명 정도의 구독자가 생긴 셈이다.




3. 커뮤니티 개설


퇴사 후 생활은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나를 소개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항상 스스로를 어느 학교 학생, 어느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으로만 소개했던지라 한마디로 나를 정의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불편했다. 솔직히 어떨 땐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나 자신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에서 벗어난 삶은 어딜 가나 환영받기 힘들다는 사실이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다 우연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삶의 모습으로 충분히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고민을 나누며 어쩌면 이 세상에 정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현재 사회의 기준은 과거로부터 고착되어온 낡은 산물일 뿐이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정답은 항상 변하기 마련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줄 커뮤니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이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 온오프라인 이벤트, 멤버 소셜링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나와 두 명의 크루원들이 열심히 기획 중이니 우리와 여정을 함께 하고 싶다면 여기로 와주시길. 학생, 직장인, N잡러, 프리랜서, 파이어족 등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쁘게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 혹시라도 현재 퇴사를 했거나 새로운 목표를 위해 잠시 쉬어가는 상황이라 커뮤니티 가입이 꺼려졌던 분들도 걱정 마시라. 프리랜서를 가장한 백수인 나와 함께 커피챗이라도 하며 인생의 여유를 마음껏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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