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상채 한의사 Sep 26. 2022

면역항암제와 면역치료는 다르다

진화하는 항암 화학요법 원리와 부작용

면역항암제와 면역치료를 혼돈하는 환우들을 보게 되는데 이에 대한 질문도 자주 있어 정리해 보고자 한다. 


면역항암제와 면역치료 모두 면역을 이용한 항암치료라는 점에선 결이 같지만 그 원리는 다르다.


세대별 진화한 항암제

표준치료(양방치료)에는 항암 화학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보통 항암치료라고 부르는데 1~3세대 항암제가 나온 상황이다.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이러한 점에서 착안하여 성장 속도가 빠른 암세포를 대상으로 작용하도록 개발된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요법을 시행했다.


하지만 골수, 머리카락, 점막 등의 정상 기관도 성장이 빨라 함께 공격받는데 이로 인해 골수억제, 탈모, 점막염(구내염, 설사, 복통)등 환자를 고통에 몰아넣는 부작용이 있었다.


2세대 '표적항암제'

암세포는 유전자 변형으로 인해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생성되는 등 정상세포와는 차이를 보인다. 표적항암제는 이러한 암세포의 특징을 감지하여 암세포만 골라 작용하도록 개발된 항암제다.


정상세포까지 무분별하게 공격하던 1세대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만 골라 공격한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여겨졌다.


확실히 골수독성 및 탈모 등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지만 표적항암제 역시 간염, 간효소 수치 상승, 설사, 피부 부작용, 고혈압, 출혈, 상처 회복 지연 등 다른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모든 암에 적용되지도 않는다는 한계도 있다. 


3세대 '면역항암제'

면역계를 이용한 방법인데 정상인의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찾아내 제거한다. 하지만 암환자의 암세포는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감시망을 피해 다니며 전이를 계속한다.


T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찾아내 직접 공격하기도 하고 B세포에게 암세포 추적정보를 전달해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암세포를 잡는 T면역세포


T세포 표면에 면역 체크포인트 단백질이 존재하는데 T세포를 활성화하는 레이더망이자 스위치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교묘하게도 자신의 표면에 특정 단백질을 분비해 T세포의 레이더망을 피해 다닌다.


면역항암제는 면역 체크포인트에 결합하여 T세포가 비활성화되는 것을 막고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원리이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기에 1, 2세대 항암제의 부작용은 적지만 면역체계가 활발해지다 보니 면역세포들이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만화영화 '드래곤 볼'에 비유하자면 초사이어인이 되었지만 이성을 잃고 아군까지 공격하는 것과 같다. 이로 인해 갑상샘 질환, 간염, 폐렴, 장염, 뇌하수체염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면역치료

면역항암제와는 원리가 조금 다르다. 면역치료는 암환자의 몸속에 있는 면역세포를 인공 배양하여 개체수를 늘린 다음 다시 환자의 몸 안으로 넣어주는 방식이다.



즉 면역항암제가 면역세포를 강화하는 것이라면 면역치료는 개체수를 늘리는 방식인데 면역치료에도 단점은 있다.


코끼리 1마리와 토끼 100마리가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길까?


압도적인 질적 차이에서 개체수는 무의미하다. 더구나 이미 암세포에 패배했던 암환자의 몸속에 있던 면역세포를 증식시킨 것이다.


황폐한 땅에서 말라버린 채로 겨우자란 사과나무 씨앗을 다시 황폐한 땅에 심으면 사과나무가 온전히 자랄 수 있을까.


면역은 인공적인 것이 아닌 본연의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본연의 면역은 한의학이 가장 잘하는 영역이다.

한 번 더 말하지만 표준치료와 한방치료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암투병은 면역력과 암세포의 싸움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