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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Sung Feb 25. 2023

유머는 아니고 인턴 때 일화...

아뻬:맹장염,  EOD:이틀에 한번, Exudate:진물

인턴 둘씩 짝을 지어서 한 달에 한과를 돌면서 EOD로 당직을 섰어.  여자애와 한 팀으로 외과를 돌았어.  하루는 밤새고 하루는 저녁 오프.


저녁 오프면 다들 맥주 한잔하고 들어와서 자곤 했지.


여자애가 월초부터  당직날만 자기 아랫배가 너무 아프다는 거야. 진찰 좀 해달래.  자기 대신에 당직 좀 서 달라고 하면서.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길래, 그냥 요것 봐라 하고 꽉 르고 도망가고 그랬어.  "아이고 누르니까 또 아프다고 쇼도 잘하네" 그러고.   대신 그날 당직은 서주고. 그럼 걔는 방에서 쉬고.   그런데 얘가 오프날은 또 안 아프다고 나가서 맥주 마시고 오는 거야?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그렇게 한 열흘이 지나고....


수술방에 어시스트 서다가 정규 수술 다 끝났는데 외래에서 아뻬 하나 올라온다고 나가서 환자 데리고 와서 준비하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환자 대기하는데 갔더니 그 여자애가 누워있다...  나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서 앉아 날 붙잡고 엉엉 우는 거야.  울다가 "아이고 배 아파" 막 그러면서. " 내가 배 아프다고 했잖아 왜 아무것도 아니라고 놀렸어. 엉엉....  "   배가 너무 아파서 외과 외래 가서 진료 봤더니  교수님이 얼른 수술하자고 했다고...   수술하면서 봤더니 터지지는 않았고..  exudate 가 흥건.  "교수님이 얘가 참 참을성이 대단하네. 많이 아팠을 텐데. 거 얼른 내려와서 진료를 보지.......  "        그 덕에 당직 남은 건 내가 다 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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