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아니고 인턴 때 일화...
아뻬:맹장염, EOD:이틀에 한번, Exudate:진물
인턴 둘씩 짝을 지어서 한 달에 한과를 돌면서 EOD로 당직을 섰어. 여자애와 한 팀으로 외과를 돌았어. 하루는 밤새고 하루는 저녁 오프.
저녁 오프면 다들 맥주 한잔하고 들어와서 자곤 했지.
여자애가 월초부터 당직날만 자기 아랫배가 너무 아프다는 거야. 진찰 좀 해달래. 자기 대신에 당직 좀 서 달라고 하면서.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길래, 그냥 요것 봐라 하고 꽉 누르고 도망가고 그랬어. "아이고 누르니까 또 아프다고 쇼도 잘하네" 그러고. 대신 그날 당직은 서주고. 그럼 걔는 방에서 쉬고. 그런데 얘가 오프날은 또 안 아프다고 나가서 맥주 마시고 오는 거야?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그렇게 한 열흘이 지나고....
수술방에 어시스트 서다가 정규 수술 다 끝났는데 외래에서 아뻬 하나 올라온다고 나가서 환자 데리고 와서 준비하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환자 대기하는데 갔더니 그 여자애가 누워있다... 나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서 앉아 날 붙잡고 엉엉 우는 거야. 울다가 "아이고 배 아파" 막 그러면서. " 내가 배 아프다고 했잖아 왜 아무것도 아니라고 놀렸어. 엉엉.... " 배가 너무 아파서 외과 외래 가서 진료 봤더니 교수님이 얼른 수술하자고 했다고... 수술하면서 봤더니 터지지는 않았고.. exudate 가 흥건. "교수님이 얘가 참 참을성이 대단하네. 많이 아팠을 텐데. 거 얼른 내려와서 진료를 보지....... " 그 덕에 당직 남은 건 내가 다 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