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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엄마 Jan 18. 2023

지난했던 2022년, 안녕!

  분명 처음은 아니었다. 이렇게 한 해가 빨리 지나가길 기다린 적도, 가는 한 해가 아쉽지 않았던 해가 분명 전에도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 가까운 사람들과의 이별, 진로, 일이나 인간관계 등으로 유달리 힘들게 느껴지던 해가 있었다. 그중 최악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2022년은 훗날 나에게 특별히 기억될 해임에는 틀림없다. 유달리 가혹했던 한 해로...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했던가. 작년 이맘때만 해도 2022년이 그렇게 힘들게 지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연초부터 업무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쉽진 않았지만 그게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점점 힘들어져서 생각지 못한 병에, 의도치 않았던 휴직까지 이어질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원래 큰 일을 겪고 나면 그 당시의 일들이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가까운 사람이 죽었을 때도, 첫째를 출산했을 때도 어렴풋이 당시의 기억이 나긴 하지만 그 무렵의 일들이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떠올려지는데, 올해 후반도 나에게 그렇게 기억된다. 아이들의 여름방학 때부터 나의 휴직이 시작되었는데 어느새 한 학기가 지나고 벌써 겨울방학이 돌아온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어른이라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고 자만하며 세상 다 아는 것 같이 굴던 내게 벌이라도 주듯 너무나도 연약한 내가 부끄러웠던 한 해였다. 누구보다 나약했고, 비겁했다. 참 많이 울었고, 나를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어찌 됐든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시간은 흐르고, 2022년은 저물었다. 새해가 밝았다. 내 앞에 작년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훨씬 큰 시련이 닥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그저 주어진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수밖에. 나에겐 내 목숨보다 귀한, 내가 지켜줘야 할  두 명의 보석이 있기에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는 수밖에...



지난했던 2022년, 이젠 정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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