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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학 바리스타 Jan 25. 2024

경제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경로로 경제를 접하게 된다. 매일 신문과 소셜 미디어에 경제와 관련된 기사와 글이 끝없이 도배되고,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일하고 노력한다.


경제 공부는 진입장벽이 굉장히 낮다. 앞서 말했듯이 경제는 모든 사람들의 경험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매일 하는 일속에서 자신의 노동과 돈의 거래가 이루어 지고 매일 먹는 밥상에서 물가의 변동을 확인한다. 삶의 많은 경험속에서 경제를 관찰하고, 일상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우리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론들을 구체화 하게 된다. 경제만큼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고 학습하려고 하는 학문이 또 있을까?


많은것들을 피부로 느끼다 보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기 마련이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다 보니 공부하는 접근법도 제각각이다. 일전에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동안 미용사분과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했다. 자연스레 나는 경제학 연구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고, 미용사분은 흥미로워 하며 자신이 최근에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경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국부론을 읽는다 말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에 시사/경제를 다루는 채널을 구독하고, 그런 전문가들이 하는 말에 귀기울이고 학습한다. 대부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대변하는 인물, 미국의 유명한 금융 기관 등에서 섭외 된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실시 하게 된다. 특히나 요즘에는 유튜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두가지 접근법은 왜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첫번째로 애덤 스미스를 읽은 사람을 보자. 애덤 스미스가 근대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아주 중요하고 훌륭한 인물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의 아이디어나 생각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적용이 될까? 애덤 스미스가 살던 1700년대에는 아직 산업화를 이제 막 시작한, 시장 경제의 경험이 아주 부족한 시대이다. 그런 만큼 경제학에 중요한 많은 측량값을 구할 수 없었고, 그런 만큼 그의 이론이 지금만큼 정확하지 않았을 것이다.


두번째로, 경제학의 논리가 오남용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대중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경제 전문가들을 보면 주로 어떠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관에 속해 기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들이다. 예를 들면 대선 주자들이 내세우는 경제 분석을 국내 정치에 편향되지 않은 IMF 소속 경제학자들이 낸 리포트 보다 더 관심있게 들여다 본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 당시의 최저임금 상승이 미친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최저임금 상승이 미치는 효과에 대한 리서치는 너무나도 많다. 어떻게 보면 최저임금 연구는 응용 미시경제학 연구의 전형적인 예시이다. 오랫동안 여러 경제학자들이 많은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와 토론을 해 왔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합치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미디어에 비쳐지는 최저임금 상승이 미친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다수의 미디어 "전문가"들이 2017년부터 2022년 문재인 대통령 정권 사이에 일어난 엄청난 양의 인플레이션을 최저 임금 정책 실패의 예로 들었다. 실제로 문대통령 재임기 동안 한국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경험 한 것이 사실이다. 자영업 비중이 높고, 대부분의 인구가 중소기업에 재직 해 있는 한국의 현실을 볼때 이는 정말 공감 갈 만한 논리이다.

- 사설 예시 1 2


이 주장의 타당성을 이야기 하기 전에 나의 주장의 범위를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최저임금의 변화가 제조업과 자영업에 경기 침체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의 논점은 최저임금 상승이 좋은 정책이거나 나쁜 정책이라는 말을 하려는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섹터들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최저임금 상승을 2018-2022년 사이에 발생한 기하급수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유로 드는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경제학적인 입장에서 이는 부분만 맞는 논리이다. 먼저 이 클레임이 적합 할 만한 이유를 보자. 이 내용은 경제학 이론과 데이터를 통한 실증을 통해 밝혀진 바이다.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은 단기적인 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

    최저임금 변화는 저임금 산업에 더 많은 물가상승을 불러오고, 한국도 음식 가격에 큰 변화가 있었다.

    한국의 최근 최저 임금의 상승은 고용률의 감소와 제조업 경기침체를 동반했다.   

   (참조: 이 Federal Reserve working paper에서 한국 최저임금 상승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이 제조업 회사 내 해고와 제조업 회사들의 폐업을 야기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이 논리만을 가지고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기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있다.  

    가파른 최저임금 변화는 2018년도에 시작 된 일이다.  

    가파른 소비자 물가 상승은 2021년에 시작된 일이다. 앞서말한 단기 물가 상승은 크게 보았을때 일어나지 않은 것 같은 양상이다.  

    2021년은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기조가 있었고, 그에따른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이 동반되었다. 즉, 최저 임금을 올리지 않은 나라들 중 한국보다 훨씬 더 큰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나라들도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독일 예시, 기준금리 참조).


대한민국 인플레이션.


프랑스 인플레이션


독일 인플레이션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 인덱스

대한민국 10년 기준금리

이 차트들을 보면 근 몇년동안 생긴 인플레이션을 최저임금과 연관시키는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보다는 코로나로 인한 금리인하가 가격 변동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여진다. (참고: 금리가 낮으면 많은 개인과 회사들이 돈을 빌리기 쉬워 짐으로, 사회 전체적인 수요가 상승하고 이는 가격 인상을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이 가진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런 (최저임금 -> 2021 인플레이션) 틀린 주장에 공감하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가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경험을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엄청나게 존중 되어야 한다는 것은 맞다. 개인의 경험들은 무수한 인사이트를 제공 해 준다. 사회의 어느 한 코너에서 생겨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인생을 드러나게 하는 엄청나게 가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말로는 “개인의 경험”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면 세상의 패턴들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어려워 진다.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가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사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느끼는 이들에겐, 모든 가격 상승을 최저임금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하급수적이었던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잘못되게 분석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경제학에서는 어떠한 개인이 느끼고 있는 인과관계들이 (예를들어 최저임금 -> 2021 인플레이션) 사회 전반적인 현상인지를 데이터, 수학적 모델과 통계적인 툴로 풀어내는 것을 한다. 때로는 아주 큰 국가 전반적인 데이터를 관찰하고 또 때로는 하위 10퍼센트의 인구를 관찰하며, 어떻게 이 개개인이 느끼는 현상들이 일어나며 어떻게 그 현상들을 조율할 수 있는지 연구한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경제학계가 자격이 부족한 소위 '미디어 경제학자'들로 인한 위험에 처해 있고, 경제학계는 경제학의 오용을 막는 일을 도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경제학자들은 항상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제학을 오용 할 것이다. 아니면 그들은 실제로 자신들의 주장들이 정답이며, 데이터는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거 없는 정치적 결정과 시장 왜곡을 초래한다.


그와 동시에 편향되지 않은 실제 경제학자들은 세상에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는것을 꺼려한다. 자기 개인의 견해가 비록 편향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편향된 사람들에게 잘 수용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학계는 사회적 갈등과 질문에 대해 편견 없고 실질적인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학계가 정치인, 이익단체들과 대중의 사이에서 옳고 그름을 지적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면 개인으로써가 아닌 하나의 권위있는 단체로써 행동 해야 한다. 어느 누구의 변호인도 되어서는 안되고 대중들이 어느것이 정답인지 헷갈려 하는것에 권위있는 답들을 내놓는 역할을 해야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는 아직 공부할 것이 많은 사람이고 불과 개인이다. 나 자신이 이런 권위있는 기관을 형성 하려면 아직 엄청나게 많은 내공을 쌓아햐 할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부 해 온 내용을 통해서 어떤것들이 타당한 주장이고 어떤것들이 틀린 주장인지, 그리고 어떤 내용들이 토론의 여지가 있는지 구별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이런저런 경제 이야기를 끄적여 보려 한다. 내가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선에서 사회에 생겨나는 오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는것이 내 이 블로그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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