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빨간지붕 Jun 30. 2024

슬기로운 노년일기

디지털 드로잉 입문기

노령사회가 된 우리나라사람의 평균수명은 남자 86.3세, 여자 90.7세 란다.

과연 나의 수명은 몇이나 될까?

뭐든 평균은 하고 살았으니 나의 수명도 평균은 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다.

하긴, 아프지 않고 살 수 있다면 노년의 삶이 그리 서러울 것도 없을 듯하다. 오히려 늘어난 수명만큼 뭔가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닐까? 이런 긍정적인 해몽으로 불안한 예감을 추스르는 아침이다.


오늘은 조금 먼 거리로 새로운 도전을 향해 아침 일찍 운전대를 잡았다. 며칠 전 블로그를 검색하다가 늘 궁금했던 디지털드로잉 강의를 하는 곳을 알게 되었다. 몇 번의 전화통화로 오늘강의부터 수강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 왔다. 

아이패드에 앱을 깔고 ( 잘 되지 않아 남편의 도움을 받아 ) 매뉴얼을 잠깐 익혔을 뿐이니,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호기심과 설렘이 더 컸다. 

"신나는 일이 또 하나 생겼구나"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강한 나는 가끔은 내가 철딱서니가 없어서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하지만, 젊게 사는 나의 비법은 바로 이 철딱서니 없는 호기심이라고 말해준 후배의 말에 감사할 뿐이다.


처음 만나는 강사님이지만 나에겐 이미 낯설지 않다. 거의 매일 만날 수 있는 블로그 이웃이기 때문이다. 빨간 지붕이라고 소개를 하자 강사님도 단박에 알아보신다. 낯섦이 심한 성격이지만 이미 친구이니 오프라인에서도 오래 알아온 이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처음인 내가 무리 없이 그림 한 장을 완성하기까지 자상하게 설명하고 시연을 해 보여준다. 아마 강사님 마음에도 내가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

모든 수강생들의 그림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시간까지, 3시간 넘는 시간이 광속으로 지나간다.

온라인상에서 이웃인 분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신기한 경험까지 한 새로운 날.

오는 길엔 수업을 어찌했는지 궁금해하는 남편에게 폭풍수다로 현장중계 하고, 마트까지 들러 저녁장을 보아 양손 무겁게 집으로 간다. 

오늘도 감사한 나의 하루다.






                                              디지털드로잉의 나의 첫 작품













작가의 이전글 슬기로운 노년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