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장.
지하철 열차 안 의자엔 어둠이 쌓여 있다. 곧 어둠 속을 헤집는 실루엣이 보인다. 실루엣은 무언가를 찾다 곧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켠다.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들고 이곳저곳을 비추는 성동. 그러다 인기척을 느끼곤 뒤돈다. 손전등이 가리키는 쪽엔 가방을 품에 안은 다정이 의자에 앉아 있다.
성동 : (놀라며) 뭐야!
손전등을 떨어뜨리며 엉덩방아를 찧는 성동.
다정 : (비명에 가까운) 꺅!
다정, 또한 소스라치게 놀란다. 둘은 서로를 쳐다본다.
긴 사이.
성동은 손전등을 주우면서도 다정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다정 : ……누구세요?
성동은 다정을 향해 빛을 밝힌다.
다정 : (팔로 빛을 가리며) 누구냐고요!
성동 : 박, 성동입니다
다정 : 아니, 이름을 물어본 거겠어요?
성동 : 2, 26살이고요, 어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성동을 날카롭게 보는 다정.
다정 : 아! 그만 좀 쏴요!
손전등을 바닥으로 향하게 만드는 성동, 어정쩡한 자세로 여전히 서 있다.
다정은 열차를 둘러본다.
다정 : 갇힌 거예요?
성동 : (침착하게) 그런 것 같습니다.
사이.
다정 : ……이상한 사람은 아니죠?
성동 :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정과 성동은 서로를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