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담
어느 날 문득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초로의 나이인데도 일랙 기타를 능숙하게 다루었다. 난 그 모습을 지켜보며 내 지난날을 떠 올렸다. 학창 시절 통기타가 휴행했던 적이 있었다. 나도 그 분위기에 취해 한 번 쳐보려고 노력했다. 돈이 없어 통기타 교본이라는 책을 보며 혼자 끙끙댔지만 실력은 늘지 않았다. 예능계에는 딱히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 독학을 했다는 대 수준급의 실력을 보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을 생각했을 때 난 악기에 재능이 없음이 분명했다. 손가락도 뭉툭해 기타나 건반 같은 것에는 신체적으로도 맞지 않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딱 기본 까지만이다. 그 이상으론 실력이 잘 늘지 않았다. 상체가 길고 하체가 짧은 편이라 신체적인 조건 상 여러 종목의 운동에서도 별 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죽으라고 운동해도 신체적으로 또 선천적으로 타고난 아이들에게는 한 없이 모자란 실력이었다. 대회에 나가도 1등은 어림없고 간간리 어쩌다 입상정도나 할 실력. 딱 거기까지다. 글도 내 나름대로는 노력하지만 내가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평가해 볼 때 별 친통치도 않고 말이다. 공부도 그렇고 사업적인 재능도 없고 가난하게 태어나, 여러 재능을 가진 사람과 달리 별다른 재능도 없는, 직장도 이거 떼고 저거 떼고 나면 그저 간신히 벌어먹고 살아갈 수 있는 곳. 이 법에 채에고 저 법에 채이고 정규직도 또 비정규직도 아닌 어정쩡한 곳. 그렇다보니 이렇게 돈도 없고 특출난 재능도 없는 비주류로 인생을 살아 간다는게 요즘은 참 힘들다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