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인터뷰 : 남의집 나만의 아이스크림 만들기 단니님
남의집 호스트 단니
낮에는 회사원이지만 퇴근 후와 주말에는 경복궁역 근처 조용한 내자동의 오래된 건물 꼭대기에 '단니'라는 아이스크림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남의집에서는 <나만의 아이스크림 만들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메이킹을 하고 있는 단니예요. 레시피 연구와 테스트 과정을 거쳐 아이스크림 픽업 행사를 하고 있어요. 작업실이자 모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이 공간에서 2월에도 나만의 아이스크림 만들기 모임을 잘 마무리했고, 3월에도 진행 예정이에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자주 먹어요. 항상 냉동실에 있고 저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 좋아해서 식사 후 디저트로 먹고 있고요. 여행을 가서도 즐겨 찾아 먹었어요. 좋아하는 것을 사업으로 확정하려는 계획은 없었
고요.
코로나 이전 시기에 심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친구와 미국에서 먹던 아이스크림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던 중 외국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집에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기계를 알아보던 중에 다행히 가격대가 높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몇 번 하다가 안 할 수도 있으니까 중고로 구입했는데요. 직접 해보니 재료를 조합하여 만드는 게 어려운 공정이 아니더라고요. 퇴근 후 집에 가서 다양한 레시피로 만들어 보고 가족, 지인들과 함께 나눠 먹으면서 맛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으니 좋더라고요.
만드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힐링이었어요. 조금 더 욕심을 내서 독립된 공간에서 여유롭게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작업실을 알아보던 시기에 적당한 크기에 예산이 괜찮은 장소를 만나게 되었죠.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만들고 있는 새로운 일상이 신기해요.
토핑이 잔뜩 더해져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매달 선보이고 있는 아이스크림 팝업
만 봐도 아실 거예요. 원재료의 맛이 느껴지는 동시에 혜자스러운 토핑을 씹어 먹는 재미, 다 아시죠? 상상하는 그 맛이에요.
운동도 좋아하지만 도자기 (핸드빌딩) 작업을 하다가 다도까지 즐기게 되었는데요. 만드는 시간은 너무 재미있지만 공간의 제약도 있고 전체를 다루는 일이 아니다 보니 조금의 아쉬움이 늘 있었어요. 손으로 사부작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요리도 자주 하는 편이고 함께 나눠 먹는 시간도 좋아해요.
취향은 갑자기 만들어지기 보다는 타고난 성향과 기질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공감하는 같은 취미향유자도 있지만 반대로 사부작 하는 취미는 어렵고 어색해서 자전거를 타거나 근육을 움직이는 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많잖아요. 누구나 좋아하는 것들을 우연이든 반복적으로 만나다 쌓이게 되고 행하는 움직임의 허들이 낮아지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어떤 시절에 타이밍이 잘 맞아서 넓고 깊게 확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집중하고 몰입하는 시간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너그럽게 이해하는 시간으로 마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을 만들게 되면서 여유를 찾고 힐링하는 시간들이라 너무 좋았어요. 특히 직접 기획하고 만들면서 소개하는 모든 과정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저와는 잘 맞았어요. 몰입해서 하는 노동의 과정의 비례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데요. 큰 행복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계속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정은 간단하지만 테스트 과정은 여러 번 반복해요. 예를 들어 토핑이 되는 쿠키는 사지 않고 직접 어울리는 맛과 식감의 레시피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요. 그다음이 본격적인 아이스크림 제작이죠. 만들고 싶은 레시피를 찾아보고 발전시키면서 하나의 조화로운 디자인을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미대에서 섬유 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 원단 회사에서 소재를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방식에서도 철저히 계획하고 계량해서 진행하는 편이죠.
많이 먹어보고, 만들어보고, 저만의 레시피 노트가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에요. 상상하는 맛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게 세밀하게 정리해 보고요. 나누고 싶은 맛은 팝업 행사를 통해 소개하고 감사하게도 늘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계셔서 행복해요.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시즌을 주제로 하거나, 제철 식재료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요. 3월이 제 생일이 있는 달이어서 만들기도 하고 셀프로 기념하기 위해 Birthday 맛을 만들기도 하고요. 혹은 지난 9월 뉴욕 출장길에서 본 아이코닉한 일회용 커피컵과 같은 것이 주제가 될 수도 있어요.
맞아요. 만든 아이스크림에서 재미를 느끼면 가장 좋아요. 제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내는 즐거움만큼 드시는 분들도 먹는 재미를 놓치지 않았으면 해요.
실험하듯이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몰입이 될까 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때가 있더라고요. 100% 이상으로 하다 보면 금세 지치고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시작했던 시기를 꺼내보면서 ‘즐기자!’라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은 직접 경험을 하고 판단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안주하기보다는 성장했으면 하고 노력에 따른 결과는 여러 형태로 보상받는다고 생각해요. 회사원, 사업가 뭐든 간에 저에게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경험과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봐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즐거움을 상기하면서 단니만의 레시피북을 만들거나 다양한 형태로 성장하고자 해요.
온라인 클래스보다는 직접 대면해서 참여하는 남의집 모임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새롭고 다양한 분들을 만나며 얻는 에너지가 제법 크더라고요. 더 많은 분들이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의 맛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만들기를 주제로 조금 더 다양한 모임을 하면서 현재의 작업 루틴을 이어나가고자 해요.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하지만 자동 반사적으로 아이스크림 주문을 받고 컵에 담아 판매만 하고 싶지는 않아요. 작업을 하고 모임을 시작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나가면서 만날 수 있는 개념의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항상 알아보고 선택해서 찾아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느낀 부분이기도 하고요.
취향! 내가 좋아하는 것과 관심을 주고 싶은 것, 싫어하거나 불편한 ‘나의 기호’를 알아가는 거 아닐까요?
잘 알지 못해도, 속도가 느려도 괜찮죠.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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