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라고 Feb 21. 2024

43: 방학마다 아이와 함께 온종일 씨름하기

제목: 광복절

<초2adhd일기 2023년 8월 15일_광복절>

일요일날 박물관에 갔다 왔다. 고조선 시대 청동기 시대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일제 강점기와 대한민국 시대
원래 시대가 있다.
어제 대전 성모병원에 갔다 왔다. B2층3번지에다 새웠다. 원래 1 2층은 자리가 있어서 사람들이 막 와서 자리가 없다. 그래도 2층에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다. 2층에 자리 없었으면 3층 갔었어야
했고 3층에 자리 없었으면 4층가야 됬어야 했다. 4층에 자리 없으면 5층 갔었어야 했다. 5층에도 자리 없었으면 밖으로 나갔어야 했다. 사실은 끝까지 자리가 없으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냥 다시 돌을 방법밖에 없다. 그래도 차 5대가 비켜 줘서 고맙다. 원래 그 5대만 막고 있었던것 아니이다. 14대가 막았다. 지하3층에
15대 있어서 다행이다. 5대가 있었다. 지하4층에 자리가6대 있었다.그 6대만 막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23대가 막았다. 지하5층에는 자리가 1대밖에 없었다. 1대 다른 차가 차지해 버릴 수도 있다.
원래1대만 막고 있었던 것이 아니이다.  원래 20대가 막았다. 지하1층에 자리가 없었다. 원래 안 막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17대가 막고 있었다. 동생이 어제 병원가기 싫다고 했다. 원래 동생은 병원 가는 것 아니어서이다. 오늘 미술관에 갔다 왔다. 동생이 미술관 가기 싫다고 울었다. 왜 안가고 샆다고 했나면 졸려서 그렇다. 일요일날 박물관 왜 안 간다고 했나면 박물관 가기 싫으니까 그렇다.
그것은 방학숙제이다. 박수근 김환기 1903년~1964년 박수근 1894년~1945년 이중섭 1886년~1926년 유영국 1876년~1962년
장욱진 1867년~1940년 강요배 1989년~1992년 고영훈 1970년~1986년

  

  워킹맘 아니고서야 방학마다 아이들과 씨름하기는 마찬가지려나!?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돌봄 교실에 가끔 가서 엄마에게 자유시간을 주더니, 올 겨울 방학은 "저 방학 동안 학교 안 갈래요!"하고 선언을 했다. 이유 인즉은 방학 동안 학교에서 나눠주는 도시락이 맛이 없다고 한다. 근데 실상은 선생님이든, 친구든 아이만의 불편한 속내가 있기 때문이리라. 아들이랑 하루 종일 집에 있으려면 삼시세끼 차려줘야 하고 공부든 운동이든 보드게임이든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요며칠 아이랑 오목이랑 알까기를 신나게 하고 있다. 


  겨울 방학은 여름방학보다 길다. 긴 방학 동안 1월은 도서관 활동에 참여하고 마을 사람들이랑 스플라스 리솜 단체여행도 다녀왔다. 2월이 길게 느껴진다. 금산 세컨드 하우스에서 2주일을 보내고 있다. 이번주는 거의 한주 내내 비가 온다. 집콕 라이프의 절정이다. 그래도 저렴한 월세로 얻은 세컨드 하우스는 34평 집이 넓어서 좋고 텃밭도 100평 마당도 50평 되니 시원하다. 창문을 열면 산이 보이고 우리 텃밭도 보이고 뻥 뚫린 기분이 든다. 이 비를 머금고 텃밭에 심어 놓은 "딸기는 잘 자랄까?" 막내는 그것이 궁금해서 칠판 가득 초대형 딸기를 그려놓았다.

   노트북 3개가 되었다. 남편이 결혼 전에 산 삼성노트북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아직 쓸만하다. 혼수품 살 때 받은 사은품 LG노트북은 10년째인데 너무 커서 휴대가 불편하다. 남편의 업무에 사용해야 한다고 내 것을 자기 것처럼 써왔다. 결혼 10주년 기념 선물이자 특교과 편입 축하 선물로 남편이 휴대하기 편한 LG 그램을 사주었다. 결혼 10년 만에 드디어 내 것이 생겨서 좋다. 드디어 우리 집에 PC까지 합치면 1인 1 컴퓨터가 되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규칙을 가지고 시간을 정해서 사용하도록 주의해야겠다.


  막내 유치원생에게는 홈씨어터 영화를 보여준다. 포켓몬 바다의 왕자 마나피! 큰 아이는 자기 좋아하는 볼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각종 야채를 듬뿍 넣어서 만든 마파두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아이들이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동안, 기아대책 편지 번역봉사를 마치려고 한다. 한국의 후원자들이 외국의 결연아동에게 보내는 편지(국어->영어)를 번역하는 봉사이다. 요즘 영작은 파파고가 적잖이 도움이 된다. 섬김이 소소한 즐거움이요 보람이다. 왜 내게는 육아 자체가 위로와 보람이 되지 않을까? 그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직장일 같은 것이라, 퇴근해서 뭔가 자기를 찾는 배움, 휴식, 여행 같은 힐링이 필요하다. 집안일이나 육아일 말고 내게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번 방학이 길지만 기다리는 봄날이 있어서 견딜만하다. 3월에 개학을 하면 두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서관에서 코디네이터 자원봉사를 하고, 편입 첫 학기 개강을 하고 설레는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것이다. 지루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나란 사람, 뭔가 배우고 일하면서 존재증명 내지는 성취감을 느낀다. 이 배움의 길을 통해서 나를 찾고 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면 더없이 보람된 일이리라. 현재로는 육아를 병행한 학업 밖에 이 답답증에 숨통을 트일 만한 다른 일이 없어 보인다. 오직 이 한 길로 매진해보자! 이 공부의 목적은 well living을 위한 배움이고 well loving을 위한 배움이고 well dying을 위한 배움이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42: 학교 놀이터 구름사다리에서 떨어진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