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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라고 Mar 28. 2024

48: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긍정적 행동지원

제목: 수능일 & 징계 & 느린학습자

초2adhd일기 2023년 11월 15일_수능일

네일 스쿨버스 2시간 늦게 출발한다.원래 7시50분에 출발하는데 내일은 버스 9시50분에 출발한다.
슬라이밍하면 안 된다.
나는 슬라이밍 해서 다친 것이 아니라 구름 사다리에서 떨어져서 다쳤다.부러지지 않이서 다행이다.부러졌으면 두달간 체육 못 했을 것이다.
낫기 전에는 답답했다.답답하면 다치치 않으면 된다.높은 곳에서 장난쳐도 다친다.
초2adhd일기 2023년 11월 16일_수능일

수능일이란 것은 수학능력시험일의 줄인 말이다.
오늘이 수능일이란 것은 돌봄선생님도 알고 있었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라서 삼만했다.
딴때는 50%삼만했는데
오늘은 70,80%삼만했다.
오늘 고등학생들이 대학교 올라가는 시험 보는 날이다.
집중력을 조금 높여야 된다.
다른 애들은 0% 집중해도 괜찮다.
초2adhd일기 2023년 11월 17일_징계

학교에서 약속을 안 지키면 징계를 받게 된다.
징계란것은 벌칙이다.
총 세 3번의 귀해가 있다.
1번 잘못했으면 노란색 스티커를 하나 붙여 줄 것이고,
2번 잘못했으면 빨간 스티커를 하나 붙여 줄 것이고,
3번 잘못하면 이제 골프장으로 못 올라온다고,했다.
교장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골프공을 칠 때 말하면 절대 안 된다.골프채로 친구랑 장난치면 둘다 다치는 것이다.퍼팅할때 움직이면 절대 안 된다.그 3가지는 한 번에 스 쓰리아웃 된다.
초2adhd일기 2023년 11월 18일_느린학습자

느린학습자한테 느림보라고하면 느린학습자가 속상하다.
느림보라고 한 번 하는 것은 괜찮은데
느림보라고 일곱 여덟 아홉번 계속하면 실내다.


  주일학교 교사를 10년 넘게 했었다. 근데 교사를 하기 전에는 교회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있는지 몰랐다. 6살 반 아이들을 맡고는 교회에 그 또래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눈에 띄었다. 학원강사를 10년쯤 할 때는 중학생들이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이었다. 그네들이 그전까지 거기 내 일상 속에 계속 있었는데 내 눈이 그들에게 머물지 않았던 것이다. 느린 학습자의 부모가 되고 나서야 그들이 눈에 들어온다. 교회 구역모임에서, 카페에서,  또 내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유치원에서 느린 학습자(slow learner)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네 아이 내 아이 할 것 없이 학교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찌할바를 모르고 흔들리는 부모들도 눈에 들어온다. 이성보다 본능에 충실한 것 같은 아이때문에 지쳐 있는 엄마들의 마음도 보인다. 심지어 같은 학교에 다니는 그 느린학습자의 부모에게 다가가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라고 따뜻한 말한마디 건내고 싶어도 그것이 무슨 오지랖인가 생각되어 적당한 거리를 둔다. 차라리 중도를 지키는 것이 낫다.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때,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훅 들어오는 것은 친절이 아니니까. 


  오늘 아침에 호수는 반항적인 기질 때문에 엄마에게 모진 소리를 듣고 등교했다. 아직 엄마도 성질머리를 죽이지 못했다. 머리로는 아는데 엄마도 아이와의 관계속에서, 매일 잔소리르 해도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아이에 대해 화가 날 때가 많다. 모자 사이에 전쟁에 언짢아진 남편은 차라리 한 대 때리라고 한다. 호수와 엄마는 오랜 세월 동안 굳어진 관계 패턴이 있다. 이 끊어내기 어려운 악순환의 고리를 극복하고 싶다.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사람인가, 내가 엄마는 맞나 하는 자괴감이 몰려든다. "저 아이를 한없이 긍정해 주는 엄마이고 싶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오늘 하교하면 어제의 실수를 만회할 수 없지만 그래도 조금 더 살갑고 따뜻한 엄마가 되어 보자고 다짐한다. 


  오늘 한 달에 한번 있는 대한 adhd지원협회 전 대표인 김정현 선생님과 함께 하는 부모 마음 나누기 줌모임을 하였다. 하필 오늘 주제가 분노조절이다. 과거에 분노조절 상담지도사 2급 강의를 들었던 적이 있는데 삶에 녹여내지 못했다. 10년 넘게 우리 아이와의 일상은 전쟁 같다. 강의를 듣는 선에서 멈추지 말고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아이는 아직 어리니까 스스로 변화를 도모하기 어렵다. 엄마 쪽에서 계속 다가가야겠다. 


요즘 중등특수교육학과 수업에서 들었던 긍정적 행동지원에 부쩍 관심이 생긴다. 학교에서도 새 교육과정의 골자가 개인의 수준에 맞춰 맞춤형 교육과정이다. 장애나, 비장애나, 경계선이다. 모든 아이들 개개인에 대한 학교에서의 개별화교육이 필요하다. 일반교육, 특수교육 모두에서 <모두 참여 수업>이라는 책에서처럼 각각의 니즈를 살피고 중재하는 모두가 윈윈하는 교육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부하기 싫어서 짜증내는 아이에게 언성 높이며 화내고 혼을 내기 보다, "호수 힘들지? 힘들구나 그러면 딱 5분만 더하고 끝내자!"하여서 아이의 마음도 읽어주고 종료시간을 알려주면 아이에게 참을 수 있는 동력을 주는 것이다. "5분 금방 지났네. 너무 잘했어. 하이파이브(짝)" 이런 식으로 서로 기분 좋게 말이다.  이에 대해 연수를 들으며 학교현장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멋진 교사들이 있다. 가정에서도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지금 해왔던 어리석은 방법 말고 보다 현명한 행동중재 전략들을 배우고 적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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