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지금'을 반드시 기록해라!
혹시 일기를 쓰려고 마음먹어도 일주일을 넘지 못하고, 새로 산 다이어리는 항상 2~3월쯤에 멈추어버리지 않는가?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sns에도 꾸준히 게시글을 올리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흐지부지 되진 않았는가?
다들 내키진 않지만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나 역시 최근까지 그래 왔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몇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작성하고 있고, 브런치 글도 2~3일에 하나씩 올리자는 다짐을 지켜나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항상 다이어리와 노트, 메모장 중 하나를 몸에 지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바로바로 기록 중이다.
내가 기록을 꾸준히 하게 된 이유는 기록이 내 인생에 있어서 필수적임 깨달아서다. 이번 글을 통해서 왜 지금 이 순간순간들을 기록해야 하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간단한 팁까지 나누고자 한다.
1인 미디어, sns 등이 발달하면서, 우리 모두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각자 개성이 넘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나게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본인만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1인 1자서전'의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특성은 전문성이 아닌, 정체성이다.
당신이 능력만 갖춘 인재라면,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만났을 때 밀려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능력과 함께 당신만의 색깔을 갖춘 인재라면, 대체될 수 없다. 그 색깔은 당신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과 같은 '브랜딩'이 대두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를 찾게 하기 위해선 나를 브랜딩해 '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마케팅이 "나 이런 사람이에요"라고 홍보하는 것이라면, 브랜딩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저 친구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이다.
이런 브랜딩을 위해선 나라는 사람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필수적이다. '나'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주로 나의 경험과 그 경험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생각이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휘발되기 마련이다. 경험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져 간다.
자기소개서 쓸 때를 생각해보자.
'기억에 의존한 자기소개서'와 '기록에 의존한 자기소개서' 둘 중 어느 것이 더 왜곡 없이 진솔되게, 더 많이 나 자신을 전달할 수 있을지는 불 보듯 뻔하다. 브랜딩을 위해서 기록은 필수적이다.
또한 이런 기록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측면에서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 글을 쓰면서 나의 감정에 대해 더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고, 나 다운 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지금 당장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혹은 나의 장점과 단점을 떠올려보라고 하면 쉽지 않다.
반면, 기록을 통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나의 장단점 등을 틈틈이 적어두면 그 모든 것이 모여 나를 어떻게 브랜딩 해야 하는지 길이 보인다. 그렇기에 나를 브랜딩 하기 위해선 기록은 필수다.
작년 굉장히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 '그해 우리는'에서 지웅이 연수에게 다큐멘터리 찍기를 권하는 장면이 있다.
지웅은 연수에게 다큐멘터리를 다시 찍자고 제안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우리가 당신께 줄 수 있는 건 딱 하나라고 말한다.
"지금 당신 인생의 한 부분을 기록해 주는 것."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걸 찍고 나면, 그리고 그걸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되면, 그때서야 다들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된다.
'내 인생에서 순간을 기록해 간직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값진 건지'
예전에 보았던 장면인데도 굉장히 인상 깊어서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정확히는 인상 깊다는 기억이 끝이었다. 대사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시 장면을 찾아보았다. 기록을 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록하지 않고 떠올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무튼 다큐멘터리처럼 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 일기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듯, 지금 여러분의 시절도 적어두면, 추억이 되어 돌아온다.
흔히 말하는 '추팔'(추억팔이)처럼 사진을 찍어서 추억을 남기듯, 글로 추억을 남기면 좋다.
여러분도 순간을 기록해 간직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값진 건지 함께 느껴보았으면 한다.
'기록의 쓸모' 저자 이승희가 위 두 장점을 매우 잘 엮은 케이스다. 약 10년간 기록을 해오면서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왔고, 나다움이 무엇인지 찾아갔다.
그녀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영감 노트(@ins.note / 인스타그램 계정)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지속해나가고 있다. 인스타 이름에서부터 그녀의 색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록하는(노트) 마케터(영감)'.
그녀는 '기록하는 마케터'라는 이미지를 잘 브랜딩 해냈고, 이를 바탕으로 기록의 쓸모라는 책까지 펴낼 수 있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만 보더라도 '이승희'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간다. sns가 '이승희'의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그녀의 이런 브랜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0여 년에 걸친 기록이 쌓이고 쌓여 '기록하는 마케터'로 브랜딩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기록은 복리와 같다. 쌓이면 쌓일수록,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하지만 90%의 사람들은 이 대목까지 읽어도 '아 그렇구나~' 하는 선에서 멈춘다. 기록하는 습관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실행에 옮기기만 해도 10% 안에 드는 셈인데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왜 실행에 옮기지 않을까? 왜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지 못할까? 우리를 방해하는 최대의 적은 누구일까? 바로 '작심삼일'이다.
기록하는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사실 쉽다. 매일 일기를 꾸준히 쓰면 된다. 일기는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게 해 줌과 동시에 나 자신을 돌아보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하지만 다짜고짜 일기를 매일 쓰라고 하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도 일기를 매일 쓰기로 마음먹어도 종종 쓰는 것을 까먹곤 했다. 그러다 보니 습관이 안 들어 자연스레 작심삼일이 되곤 했다. 게다가 글을 쓰려고 마음먹으면 뭔가 잘 써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은 덤이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추천하는 액션 플랜은 하루의 기분과 평가 작성하기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적지 않아도 괜찮다. 다이어리든, 핸드폰 메모장이든 하나를 정해서 그날의 기분과 하루 평가를 작성하면 된다.
기분은 기쁨/ 슬픔/ 분노/ 무미건조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고, 하루 평가는 최고/ 좋음/ 보통/ 나쁨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 둘을 적는 것은 1분이 채 걸리지도 않기에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밤 10시에 일기 알람을 맞춰라. 알람이 울리면 1분의 시간을 투자해 오늘 하루에 대한 평가를 내리면 된다. 1분의 시간도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습관이 붙고 나면 그다음은 쉽다. 쓰다 보면 어느 날은 기분과 평가의 이유를 적게 되고, 어느 날은 사연을 적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일기를 꾸준히 적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2~3월까지만 쓰고 짱박아둔 다이어리를 다시 꺼낼 차례다. 지금부터 써도 늦지 않다. 원래 시작과 끝이 중요한 법 아니겠는가.
여러분을 브랜딩 하기 위해서도,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서도 당신의 '지금'을 기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