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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선 Jul 15. 2023

[Opinion] U-20 월드컵이 낭만 있는 이유

인생에 한 번뿐인 대회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린 이들에게


또래 친구들이 캠퍼스 이곳저곳을 누비며 청춘을 보낼 때, 초록빛 잔디 구장에서 축구화 끈을 동여매며 청춘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대한민국 축구 U-20 국가대표팀 이야기다.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FIFA 주관 U-20 월드컵이 개최됐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꽤나 쉽지 않은 조로 꼽혔던 F조로 참가하여 조별리그에서 프랑스, 감비아, 온두라스를 상대했다.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1차전부터 강호 프랑스를 2:1로 꺾으며 순항의 시작을 알렸고, 차례로 온두라스와 감비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서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8강에서 나이지리아와 했던 경기였다. 당시 새벽에 손을 모으고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간절하게 시청했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해당 경기는 정규시간 내내 0:0 균형을 유지하며 팽팽하게 진행됐던 경기였다. 


전후반이 무승부로 종료됨에 따라 해당 경기는 연장전까지 진행되었고, 연장 전반 5분에 대한민국이 극적으로 세트피스 골에 성공하고 남은 시간동안 무실점을 유지하며 대한민국의 1:0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12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니는 어린 태극전사들을 보며 나 또한 경기에 몰입하며 손에 땀을 쥐며 시청했고, 4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집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이후 4강과 3, 4위 결정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아쉽게 패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에서 4위라는 대단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모든 스포츠 경기는 설렘과 낭만이 있지만 유독 U-20 월드컵이 낭만 있게 느껴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선수들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U-20 월드컵은 20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에 월반을 해서 어린 나이에 뛰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인생에서 딱 한 번만 뛸 수 있는 경기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요즘 사는 게 팍팍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리 나이에 늦은 건 키즈모델뿐’이라는 끊임없이 도전하자는 의미로 유행하는 밈이 있다. 이러한 사회상과 모순적 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 딱 한 번뿐인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며 뛰는 청춘들에게 낭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월드컵에 나서기 이전부터 2017, 2019 U-20 월드컵과 달리 이전부터 주목받아온 선수가 부재했고 속한 프로 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여 골짜기 세대로 불렸다. 게다가 이들은 17세 때 코로나로 인해서 U-17 연령별 국제 대회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똘똘 뭉친 팀워크와 실력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마지막 경기까지 많은 국민들의 응원 속에서 치를 수 있었다.

 

날이 더워질 듯 안 더워질 듯하던 시기에, 나는 이 대회를 보고 열심히 응원하면서 조금 이르게 뜨거운 초여름을 맞을 수 있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나에게 낭만을 선사해 준 U-20 대표팀 청춘에게 조금 늦었지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열심히 뛰는 모든 이들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응원하겠다는 말과 함께 이 글을 마친다.  



원문 링크: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5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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