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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초 Jun 19. 2024

하루 수학 2장밖에 안 시키는데요

 [하루 2장,수학의 힘]이란 책을 추천받고 열심히 읽었다.


'그래, 학원도 필요 없고, 무조건 하루 수학 2장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말이든 휴일이든, 특별히 아픈 날 아니면 무조건 수학 2장을 풀면, 수학에 자신감이 생기고 한 분야의 자신감이 다른 공부에도 미쳐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책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



6 때부터 간단한 수연산 문제집으로 시도하다 실패, 1  수학 문제집을 권했으나 꾸준히 하기 실패. 그래도 근근이 4년을 이어왔다. 아이들은 매일 수학문제집을 풀기 싫어했지만  번의 고비를 넘기고 지금은 매일 꾸준히 수학 2장을 풀고 있다.

 학교에서 단원평가 결과를 보면 나쁜 편이 아니기에,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잉글랜드 출신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기 전엔.




영어회화 수업에서, 자녀교육에 대해 토론하다,


"저는 아이들을 학원안 보내고, 하루 수학 2장만 시켜요. 학교숙제가 없기때문에, 매일 수학2장을 풀도록 시키고 있어요. 안플면 제가 화를 내기 때문에, 아이들은 매일 풀어요."


" 아이들이 수학 2장을 풀어야 하죠?"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수학은 필수이고 수학을 잘하려면 매일 수학문제집 2장 푸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과학자가 되기 위한 길을 스스로 깨닫도록 만들어 줘야 하는 거지, 수학 2장을 강요하는  좋은 방법이 아닌  같네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가고 싶어 해요"


"진정  아이들이 카이스트가 어떤 곳인지 알고 가고 싶어 하는 걸까요? 엄마가 좋다고 하니깐, 간다는  아닐까요? 아이들은 과학고, 카이스트가 어떤 곳인지 몰라요."


"..."



4학년이 되니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했고 학원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 이는 하루 수학 2장을 꾸준히 풀어서인지, 특별히 어려워하지 않았고 내가 한 방식이 맞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잉글랜드 아저씨와의 대화가 내 머리를 후려쳤다.


 아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고 있던가?

무조건  방식이 맞다고 강요하진 않았던가?


진정 아이들이 원하는  뭔지 물어본 적이 없었다.  나를 다그치던 잉글랜드 아저씨에게 속으로 '네가 한국 교육을 알아?'라고 외쳤지만,

한국 교육 현실을 비꼬며 학원도 안 보내던 내가,

내 나름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워 명문대를 보내 많은 아줌마들 앞에서 으스대고 싶었던 건 아닌가? 나의 본심을 들켜버린 듯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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