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봄, 피어나는 우리의 마음
얼마 전부터 한강에 가고 싶다고 말했던 내게 그는 계속 마음이 쓰였나 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여의도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다 익은 라면을 후후 불어가며 캔맥주를 마시게 된 건지도 모른다. 아무리 사소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나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의 이런 배려 하나하나가 난 그저 고마울 뿐이다.
조금씩 해가 기운다. 노을이 지는 시간이면 한강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우리는 마포대교 위를 걸었다. 특유의 분위기 때문일까? 마포대교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이상하게 아련하고 애처롭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몸을 던졌다. 그것을 방지하고자 '생명의 다리'라 이름 짓고 *글귀도 새겼건만 소용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걷는데 눈에 들어오는 글귀 하나가 있다. '오늘 하루 어땠어?' 누군가 나의 하루를, 나의 안부를 묻는다. 나는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 마음으로 대답한다. '당신이 있어서 오늘 하루가 행복했어.' 누군가에게 이곳에 온다면 사랑하는 이와 꼭 함께 오라고 말하고 싶은 날이다.
* 2024년 지금은 오히려 자살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마포대교의 글귀는 모두 사라졌다.